이재용, 저커버그 집서 회동…2주간 미국 빅테크 CEO 만났다

최현주 2024. 6. 13.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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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주간의 미국 출장에서 메타‧아마존‧퀄컴 등 빅테크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를 잇따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미국 주요 정보기술(IT)·인공지능(AI)·반도체·통신 기업 및 정관계 인사들과 30여 건의 릴레이 미팅 일정을 소화한 이 회장은 “삼성의 강점을 살려 삼성답게 미래를 개척하자”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달 31일 미국으로 출국 후 미국 대형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이 있는 미국 동부(뉴욕‧워싱턴) 일정을 소화한 데 이어 미국 서부에 머물며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앤디 재시 아마존 CEO,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 등을 만났다. 2주간의 출장을 마친 뒤 13일 저녁 귀국한다.

11일(현지시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이 미국 서부 팔로알토의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자택을 방문했다. 삼성전자


이 회장이 지난 4월 유럽 출장 이후 한 달 만에 미국 출장길에 오른 이유는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의 미래 기술 경쟁력을 점검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측은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의 등장으로 해마다 글로벌 시가총액 1위 기업이 바뀔 정도로 격화하고 있는 ‘기술 초경쟁’ 시대 기존 고객사와 협력 확대,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협력 모델 구축을 위한 행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서부 팔로알토에 있는 저커버그 메타 CEO의 자택을 방문해 만찬을 했다. 2011년 이 회장이 저커버그와 첫 만남을 가진 장소도 저커버그의 자택이었다. 이날 이들은 AI,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미래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소프트웨어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 2월에는 이 회장이 방한한 저커버그 CEO를 삼성의 영빈관인 승지원에 초대했다. 당시 저커버그 CEO는 “삼성은 파운드리 거대 기업으로서 글로벌 경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런 부분들이 삼성과의 협력에서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에 있는 삼성전자 DSA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이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를 만났다. 사진 삼성전자


12일엔 시애틀에 있는 아마존 본사에서 재시 아마존 CEO를 만나 생성형 AI와 클라우드 컴퓨팅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아마존은 세계 1위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로, 삼성의 차세대 메모리를 비롯한 반도체 사업의 핵심 비즈니스 파트너다. 재시 CEO는 지난해 4월 생성형 AI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클라우드 기반 AI 서비스 혁신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22년부터 자사의 파이어TV에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차세대 고화질 기술인 ‘HDR10+’을 적용해왔다.

이 회장은 앞선 10일 새너제이에 있는 삼성전자DSA에서 아몬 퀄컴 CEO를 만나 AI반도체, 차세대 통신칩 등 미래 반도체 시장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퀄컴은 뛰어난 무선 연결성과 고성능을 갖춘 저전력 컴퓨팅, 온디바이스 인텔리전스 분야의 선두 기업으로 삼성전자와 오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삼성 모바일 제품에 퀄컴의 최첨단 스냅드래곤 플랫폼을 탑재해왔고 최근엔 AI PC, 모바일 플랫폼으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에도 22일간 미국 출장에서 글로벌 기업의 CEO를 만나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협력 구축에 나선 바 있다. 삼성전자 측은 “AI·반도체·통신·바이오 등 삼성의 핵심 사업과 관련된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해 사업 경쟁력을 키우고, 미래 먹거리를 발굴해 지속적으로 주력 사업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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