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먼 최저임금 협상…법정시한 2주 남았지만 노사 평행선 여전

도급제 근로자 확대 적용 두고 공방 이어져

13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제4차 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뒤면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기한이 도래하는 가운데 경영계와 노동계의 공방이 여전한 모습이다. 노동계는 도급제 근로자들에 대한 최저임금 확대 적용을 논의하자고 요구했고 경영계는 도급제 근로자 최저임금은 정부가 정할 사안이라며 반대했다.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는 13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제4차 전원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전원회의에서는 3차회의에 이어 특수형태근로종사자와 플랫폼 종사자 등에 대한 최저임금 확대 적용 여부를 두고 대립했다.

근로자 위원 측 이미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최저임금은 우리 사회의 인간다운 삶은 보장하기 위한 기준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보호받지 못하는 것이 특고 플랫폼 노동자”라며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성에 확보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호받지 못하는 것은 법이 인간다운 삶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저임금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노동자들이 이 사회에서 자신과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서 몸부림치고 있는 것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이들에 대한 최저임금 확대 적용이 우리 시대의 사명이고 사회 불평등을 해소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근로자 위원 측인 류기섭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도 “플랫폼 및 특허 노동자 지원과 관련한 건은 최저임금법에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며 “고용노동부가 최저임금 적용을 위한 유권해석도 내놓은 만큼 실질적 논의로 진전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은 법정 심의 기간을 고려해 업종별 차별 적용 논의 같은 사회 갈등 유발 심의는 최소화하고 저임금 노동자 생활 안정을 위한 최저임금 수준 논의가 본격 진행될 수 있도록 신속한 심의 진행을 요청드린다”고 당부했다.

반면, 사용자위원 측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는 “도급 형태 근로자 최저임금 확대 적용 사안은 현행법상 최임위가 아닌 정부에 결정권이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며 “도급 형태 근로자들의 최저임금만 최임위가 정하는 것은 법 체계상으로 맞지 않다”고 했다.

이어 “개개인 별로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는 근로 형태 근로방식, 근로 밀도 등과 같은 다양한 요소를 검토해야 하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적절하지 않은 미션”이라며 “최저임금위가 개별 노동사건을 다루는 노동위원회 기능처럼 하는 것은 최저임금위에 본질적인 역할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같은 사용자 위원 측인 이명로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업종별 차등 적용에 대해 언급했다. 이 본부장은 “‘차등 적용을 하게 되면 그 업종은 낙인 효과에 따라서 구인난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라고 걱정을 하는데, 이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구인난을 겪는 소상공인은 그나마 경영 상황이 좋아 신규 채용에 수요가 있는 기업이고 구분 조정과 관계없이 적정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면 구인난을 해결할 수 있다. 이런 기업들의 비율도 높지 않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