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 출신이 축구 동호회 시작하면 벌어지는 일
[화성시민신문 김민호]
▲ 류지은 선수가 경기도민체전에서 수원과 경기를 치르고 있다. ⓒ류지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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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가대표 축구 선수 출신이 경기 화성시 향남에서 축구 동호회 활동을 열심히 하면 어떤일이 벌어질까. 11일 오후, 향남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류지은 선수(42, 향남)를 만났다.
류 선수는 경기도민체육대회에서 축구 종목에서 팀이 준우승을 하는 데 함께했다. 화성시 여성축구단에도 참여해, 올 10월에 치러질 대통령기 대회를 준비 중이기도 하다. 류 선수는 화성시체육회 소속 생활체육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류 선수는 중학교 시절, 단거리 육상 선수로 운동하다가 선생님 권유로 축구를 시작했다. 그때 축구에 대한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주변 동료들과 함께 운동하며 국가대표라는 꿈을 꾸었고, 2010년에는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국가대표 선수로 선발돼 좋은 성과를 내기도 했다. 그에게 자기소개를 부탁했다.
끝까지 하자, 우리 해보자, 괜찮다
▲ 화성시 축구팀이 경기장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앞줄 오른쪽 세 번째가 류지은 선수. ⓒ류지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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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 축구팀은 경기도민체육대회에서 준우승했다. 강팀 수원을 만나 크게 패했지만, 류 선수는 아쉬움보다 성취감이 더 크다. 도민체전 준우승 소감을 들었다.
"경기도민체육대회에 출전해서 준우승만 세 번 했어요. 우승을 못한 이유는 매번 수원 실업팀에 발목을 잡혔기 때문인데, 아무래도 프로 선수 실업팀을 잡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생각해요. 화성팀엔 은퇴한 선수들이 대부분입니다. 저도 은퇴한 지 거의 10년 정도 됐어요. 그 팀을 이기면 제가 다시 선수로 뛰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수원과 결승전에서 화성은 초반에 빠른 실점을 했다. 강팀을 만나 이른 실점을 하니 힘든 경기를 치렀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수원은 WK리그에서 높은 순위에 있는 팀이기도 해요. 그 팀에게 너무 빠르게 실점해서 힘든 경기를 했지만, 선수들 모두 경기를 즐기려고 했습니다. '끝까지 하자', '우리 해보자, 괜찮다'라는 말로 다독이면서 경기에 임했어요."
경기도민체육대회 축구 경기는 토너먼트로 치러졌다. 개최지 팀을 제외하곤 모두 4게임을 뛰는데 화성시 축구팀은 성남, 부천, 남양주, 수원 순으로 경기를 했다. 이 경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무엇인지 물었다.
"첫 경기였던 성남전이 기억에 남아요. 처음에 과연 성남을 이길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있었어요. 성남시 지원이 탄탄해서 좋은 선수들이 성남에 많더라고요. '그래도 해보자', '우리는 잃을 게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했습니다. 그게 통했는지, 성남과 경기에서 한 골 차로 이겼어요."
도민체전 준비를 위해 한 달 전부터 2~3번 정도 모여 다른 팀과 연습 경기를 했다. 선수 개개인들이 모두 직업을 가지고 있기에 시간을 맞추는 게 쉽지만은 않다. 그야말로 모이는 게 일이다. 어떻게 준비했는지 물었다.
"대부분 선수들이 은퇴를 했고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어요. 그러다보니, 개인적으로 몸을 만들되 큰 대회를 앞두고는 스케줄을 조정해 합을 맞춰봅니다. 협회에서 경기장 대여, 식비, 용품비 등을 지원해줍니다. 선수들과는 함께 운동했던 시간이 길어서 대략적인 성향을 알아요. 이를 토대로, 감독님과 코치들이 포지션 등 경기 전략에 대해 함께 상의하며 결정합니다."
▲ 류지은 선수가 화성종합경기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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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체전이 끝난 후 이어진 '2024 경기도지사기 어울림 축구대회'에서 화성시가 종합 우승했다. 이 대회에서 류지은 선수는 최우수 선수에 뽑히는 기쁨을 누렸다. 어울림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팀은 '2024 대통령기 생활체육 축구대회'에 출전한다.
"지난해 대통령기 대회에서 우승을 했어요. 이번 대회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두고 싶습니다. 화성시에 여성 축구단이 하나 있는데, 선수 50여 명이 참여해 생활체육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이 선수들이 주축이 돼 대회에 나갈 예정입니다. 다른 지자체에선 4~5개 정도 있는데 축구단 별로 잘하는 선수를 뽑아 상비군으로 대회에 출전할 거라고 해요. 열심히 준비해서 좋은 성과를 내고 싶습니다."
류 선수가 화성시에서 처음 축구를 했을 땐 지원이 많이 부족했다. 대회에서 화성시가 대진표에 걸리면 '무조건 부전승'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낼 만큼 많이 성장했다.
"성남은 선수 지원 정책이 잘 돼있는 편이에요. 타 지자체에 비해 우수 선수 지원 금액이 높고, 동·하계 전지훈련도 갑니다. 예산으로 지도자에겐 임금을 지급하고 있어요. 그래서 좋은 선수들이 성남으로 많이 가요. 화성시에서도 지원이 이뤄지지만 작년에 비해 올해 예산이 줄어들었다고 들었어요."
대통령기 대회를 앞두고 있는 류 선수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물었다.
▲ 화성시 축구팀이 경기도민체전 경기장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앞줄 오른쪽 네 번째가 류 선수. ⓒ류지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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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화성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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