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금리 인하 횟수 축소에도 美·韓 증시에 훈풍?
S&P500·나스닥지수 연일 최고치…코스피 상승
연내 2회 인하 기대감 여전…입장 변화 가능성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연내 금리 인하 횟수 전망을 축소했지만 미국과 국내 증시에는 긍정적인 훈풍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물가 상승 둔화로 인플레이션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높아진 상태로 시장에서는 9월 금리 인하 유력에 연내 2회 전망이 여전해 양국 증시가 우상향 그래프를 그릴지 주목된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준의 금리 동결과 연내 금리 인하 횟수 축소에도 미국과 국내 증시가 일제히 상승 마감한 것은 그동안 금리 인하 걸림돌로 작용해 온 인플레이션 완화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연준은 12일(현지시간) 열린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하는 한편 연내 금리 인하 전망을 기존 3회에서 1회로 축소했다. 금리 동결은 이미 예상돼 온 터였지만 그동안 시장에서 연내 2회의 금리 인하를 예상해 왔던 터라 이번 축소는 시장에 충격을 줄 만한 요인이었다.
하지만 미국 뉴욕 증시는 애플과 엔비디아 등 기술주가 지수를 끌어올리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 지수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0.85% 오른 5421.03에 거래를 마치며 사상 처음 5400선을 넘어섰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이날 1.53% 오른 1만7608.44에 장을 마감하며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두 지수 모두 3일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09% 하락한 3만8712.21에 장을 마쳤다.
이는 이날 오전 발표된 5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더 큰 영향을 미친데 따른 결과다.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01% 상승하며 시장 예상치(0.1%)를 크게 밑돌았고 전월(0.3%)과 비교해도 상승세 둔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전년 동월 대비로도 3.3% 상승해 전월(3.4%) 대비 둔화세를 나타냈고 시장 예상치(3.4%)도 하회했다.
5월 CPI가 시장 예상치보다 하회하는 수치가 나오면서 물가 상승률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는 기대감이 형성되면서 연준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전망은 상쇄되기에 충분했다. 투자자들은 연준의 연내 금리 인하 횟수 축소보다 인플레이션 완화 수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 셈이다.
이에 바톤을 이어받은 국내 증시도 우상향 그래프를 그렸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26.72포인트(0.98%) 상승한 2754.89에서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1.78%까지 오른 2776.72를 기록하며 연고점(2779.40)에 바짝 다가서기도 했지만 오후 들어 상승분을 반납하며 2760선을 내줬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66포인트(0.08%) 오른 871.33으로 장을 마감했다.
증권가에서는 연준이 금리 인하에 매파적 스탠스를 취했지만 5월 CPI가 구조적 문제로 발생했던 인플레이션 압력이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있다는 점을 입증한데 보다 방점을 찍고 있다.
연준 위원들이 이번 금리 전망에 5월 CPI를 반영하지 않으면서 연준의 FOMC 회의 결과 발표 내용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인플레 완화가 수치로 확인되면서 연준이 오는 9월 FOMC에서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더욱 힘을 얻고 있다. 미국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 참가자들의 기대감을 보여주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9월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비율은 56.7%로 전날(46.8%)보다 크게 증가했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제가 약해질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연준이 다시 한 번 확인해 준 것이어서 금리를 한 번만 인하해도 그 효과가 더 좋다”며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기 개선이 이어져야 이익 모멘텀이 견인하는 상승장을 이어 나갈 수 있는 국내 증시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포인트들을 많이 확인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연내 2회 금리 인하 기대감이 여전히 작용하고 있다. 연준의 발표대로 아직 금리 1회 인하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경기 상황에 따라 입장 변화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는 진단이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가까운 시일 내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명시적으로 드러나는 부분이 성명서에서는 찾기 어려웠다”면서도 “다만 경기 둔화폭이 확대될 경우 신속한 정책 대응을 시사한 만큼 금리 인하 경로는 언제든지 변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3분기 말부터 경기 하강세가 확인될 경우 9월과 12월 금리 인하, 금년 4분기 중 둔화될 경우 12월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며 “선제적 대응을 통한 경기 확장은 어려우나 신속한 정책 대응을 통한 경기의 하방경직성이 강해지는 통화정책 역할을 기대한다”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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