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더 살려야죠" 국가대표 선발전서 '팀 킴' 이긴 후배들
[박장식 기자]
▲ 한국선수권에서도 강릉시청 '팀 킴'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돌풍'의 중심이 된 의성군청 여자 컬링팀. |
ⓒ 박장식 |
여자 컬링 의성군청이 국내대회에서 꽤나 특별한 연승을 거두고 있다. 의성군수배에 이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도 선배 팀 '팀 킴'을 상대로 2연승을 거뒀기 때문.
지난 11일 오전 9시 의정부컬링경기장에서 열린 의성군청과 강릉시청의 한국컬링선수권 예선 라운드로빈 경기에서 의성군청이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11대 8 승리를 거두었다. 초반 엔드에서 스틸을 거둔 의성군청은 강릉시청에 엑스트라 엔드에서도 3점의 대량 스틸에 성공하며 이변을 썼다.
지난 4월 열린 의성군수배에 이은 2연승이다. 의성군수배 예선 당시에도 의성군청은 강릉시청을 상대로 8대 7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선후배' 간에 펼쳐진 뜻밖의 상황이 국가대표 선발전을 혼전의 양상으로 이끌고 있는 것.
벌써 두 번째, 고교 후배들이 거둔 승리
의성군청(김수현·방유진·정민재·강민효·안정연)은 소속 선수 전원이 의성여자고등학교를 졸업했다. '팀 킴'(김은정·김경애·김초희·김선영·김영미) 선수들 중 4명이 의성여고를 졸업했으니, 까마득한 '고교 후배'인 셈이다. 하지만 올해 상대전적은 의성군청이 2승 0패.
컬링을 좀 안다는 이들로부터 신기하다는 말이 나올 수 밖에 없다. 강릉시청의 세계랭킹이 훨씬 높은 데다, 구력 역시 한 수 위다. 당장 작년 6월 열린 한국컬링선수권대회 때는 의성군청이 9대 3이라는 압도적인 점수 차이로 강릉시청에게 졌다. 11월 열렸던 제1회 의성군수배 때는 10대 2로 점수 패배하기도 했다. 그런 선배들을 상대로 올해 2연승을 거뒀으니 신기하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해가 간다.
▲ 의성군청 여자 컬링팀의 (왼쪽부터) 방유진, 강민효, 정민재 선수가 샷을 던지기 전 대화를 나누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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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올해 봄 열렸던 제2회 의성군수배 때 의성군청이 강릉시청을 상대로 극적인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3엔드 강릉시청이 대량득점을 노리며 블랭크 엔드를 만들었지만, 4엔드에서 선공팀임에도 불구하고 강릉시청으로부터 한 점을 빼앗아 온 것이 '키 포인트'였다. 의성군청은 강릉시청에 연장전 끝 승리를 거뒀다.
'팀 킴'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후 의성군수배에서는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만한 성적표를 만들었지만, 다른 경쟁팀과의 드로우 샷 챌린지(매 경기 직전 스톤을 던져 하우스 중심과의 거리를 측정하는 것. 평소 선공과 후공을 결정하지만, 결과를 합산해 순위를 결정할 때 사용하기도 한다 - 기자 말)에서 밀려 결선 진출이 불발되었다.
이번 한국선수권에서도 강릉시청과 예선 라운드로빈에서 맞붙은 의성군청은 강릉시청의 실수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모습을 보였다. 강릉시청이 후공권, 즉 '해머'를 잡으며 시작했지만, 2엔드부터 4엔드까지 세 번 연속으로 의성군청에 스틸을 내줬다.
강릉시청이 후반전에 들어서면서 2점과 3점의 다량 득점에 성공하며 10엔드에는 8대 8로 동점까지 만들었지만, 연장전에서 의성군청이 석 점의 스틸을 따내며 경기를 마무리, 스코어 11대 8로 완승을 거뒀다.
"열심히 노력한 덕분... 분위기 더 살리겠습니다"
선수들의 생각은 어떨까. 김수현 스킵은 "걱정했지만, 그래도 의성군수배 때 강릉시청을 이긴 적이 있어서 집중해서 하면 '팀 킴' 선배들을 이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다"면서 "샷을 성공시키려고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승리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김수현 스킵은 "11일 경기에서는 게임을 하면서 분위기가 우리쪽으로 더욱 넘어오는 것이 느껴졌다"며 "후반에는 점수도 많이 줬지만, 우리 팀원의 성공률이 의성군수배 때보다도 더욱 올라와서 승리까지 한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막내' 방유진 선수도 "상대가 누구던 우리의 샷을 하고, 우리 팀만의 경기와 색깔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 4강 플레이오프까지 충분히 진출할 것 같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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