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답게 미래개척"…이재용, 메타·아마존·퀄컴 만나 AI반도체 사업논의
재시 아마존 CEO 회동엔 전영현 DS부문장 등 배석
아몬 퀄컴 CEO와는 미래 반도체 사업 협력 논의
"삼성의 강점을 살려 삼성답게 미래를 개척하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달 31일부터 12일(현지시간)까지 약 2주간의 미국 출장 일정을 마치며 이같이 강조했다.
13일 삼성은 이재용 회장이 메타, 아마존, 퀄컴 등 미국 빅테크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잇달아 만나 인공지능(AI) 반도체 공급망 협력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부터 생성형 AI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세계 클라우드 서비스 1위 기업 아마존과 만날 때는 전영현 DS(반도체) 부문장 부회장 등 경영진도 동석했다. 세계 1위 메모리 반도체 업체로서 AI 빅테크 기업들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이 회장이 지난주 미국 동부(뉴욕, 워싱턴), 이번주 미국 서부 일정을 밟으며 약 2주간의 미국 출장 일정을 마무리했다고 13일 밝혔다. 첫째주에는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CEO와 정관계 인사 등을 만났다. 둘째주에는 IT·AI·반도체 분야 주요 빅테크 기업 CEO를 만났다. 고객사 협력을 확대하면서 새로운 협력 모델을 구축하는 데 힘을 쏟았다. AI 등 첨단 분야에서 삼성과 고객사의 기술 경쟁력을 결합해 상호 윈윈하는 사업전략을 모색했다.
이 회장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서부 팔로 알토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자택으로 초청받아 단독 미팅을 가졌다. 지난 2월 이 회장 초대로 성사된 '승지원 회동' 후 4개월 만이다. 두 사람은 AI·가상현실·증강현실 등 미래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및 소프트분야(S/W)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두 사람은 2011년 이 회장이 저커버그 CEO 자택에서 처음 만난 이후 8번 미팅을 했다. 삼성전자는 메타와 AI 분야 협력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저커버그 CEO는 지난 2월 방한 당시 "삼성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거대 기업으로서 글로벌 경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며 "삼성과의 협력에 있어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12일 시애틀 아마존 본사에서 앤디 재시 아마존 CEO를 만났다. 전영현 부회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한진만 DS부문 미주총괄(DSA) 부사장, 최경식 북미총괄 사장 등도 함께했다. 이 회장과 재시 CEO는 생성형 AI, 클라우드 컴퓨팅 등 주력 사업에 대한 시장 전망을 공유하며 추가 협력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지난해 4월 재시 CEO는 생성형 AI 사업에 본격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클라우드 기반 AI 서비스 혁신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아마존은 세계 1위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인 만큼 삼성의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주요 고객이기도 하다. 또 TV 분야에서는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차세대 화질 기술 'HDR10+'를 2022년부터 자사 파이어TV에 적용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10일 미국 새너제이 삼성전자 DSA에서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사장 겸 CEO를 만났다. 두 사람은 AI 반도체, 차세대 통신칩 등 미래 반도체 시장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퀄컴은 뛰어난 무선 연결성과 고성능을 겸비한 저전력 컴퓨팅과 온디바이스 인텔리전스 분야 선두 기업이다. 양사는 오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삼성은 자사 모바일 제품에 최첨단 퀄컴 스냅드래곤 플랫폼을 탑재했다. 최근에는 AI PC 및 모바일 플랫폼으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 회장은 미국 출장기간 중 퀄컴뿐 아니라 글로벌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시스템반도체 기업들과도 연이어 만나 파운드리 사업 협력 확대 및 미래 반도체 개발을 위한 제조기술 혁신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달 말 세트(DX)와 부품(DS) 부문 주요 경영진과 해외법인장 등 주요 임원이 참석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 예정이다. 이달 마지막주(24~28일주)에 개최할 가능성이 크다. 한종희 DX 부문장 겸 부회장, 전영현 부회장이 각 부문 회의를 주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미국 출장에서 다진 글로벌 네트워크와 이를 통한 빅테크들과의 포괄적인 협력 노력이 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비전과 사업계획으로 진화해 위기 극복과 새로운 도약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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