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사려고 새벽 '오픈런'...베트남에 무슨 일이

[한국경제TV 박근아 기자]

금 투자 열기가 과열된 베트남에서 국내 국제 금값보다 8% 이상 치솟고 금을 사려는 이들이 은행에서 '오픈런'을 펼치고 있다.

전날 기준 베트남 시중 금값 기준가는 국제 금값보다 약 8.5%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고 13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VN익스프레스가 보도했다.

'금값 거품'을 줄이기 위해 베트남 중앙은행(SBV)은 이달 초 4개 국영 시중은행을 통해 금을 일반인에 팔기 시작했다. 그러자 은행 지점마다 금을 사려는 고객들이 아침부터 줄을 서기 시작했다.

4개 은행은 수도 하노이와 호찌민의 일부 지점에서 아침 9시부터 매수 예약을 받고 오후에 금을 구매자에게 전달한다. 어떤 고객들은 오전 4시부터 줄을 서기도 한다고 VN익스프레스와 뚜오이째 등이 전했다.

베트남금거래협회의 후인 쩡 카인 부회장은 로이터 통신에 "날이 맑든 흐리든 금을 사려는 사람들이 길거리에 줄을 서 있다"고 말했다.

금 거래로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대신 줄을 서줄 사람들을 고용해 금 매입을 시도하며 줄은 더 길어졌다. 여기에 더해 중앙은행에 금이 모자란다는 소문까지 퍼져 중앙은행이 금은 충분하다고 부랴부랴 발표하기도 했다.

중앙은행은 금 시장과 관련해 부정확한 정보를 퍼뜨리고 시장 조작·투기에 관여하는 이들에 대한 엄중 처벌, 금 매각 은행 지점의 보안 강화를 공안부에 요청했다.

베트남의 금 투자 열기는 베트남 당국의 규제 때문이다. 금 수출입이 자유롭지 않은 가운데 금 투자 수요가 크게 늘어서다.

카인 부회장은 금을 경제적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안전자산으로 여기는 개인 투자자들이 늘어 올해 베트남 금 매수 수요가 1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핵심적 이유는 저축 이자율 급락과 부동산 시장 경색, 미 달러화 대비 베트남 동화의 꾸준한 가치 하락"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베트남 정부가 금의 수요·공급 불균형 문제 해결을 위해 기업의 금 수입을 7∼8월에 허용할 것이라고 카인 부회장은 밝혔다.

베트남 정부는 2012년부터 일부 대기업이 금을 귀금속으로 재가공해 수출하는 경우를 외에는 민간의 금 수입을 막았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