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데스.1st] 위기 아닌 기회…'김민재와 이토' 바이에른에서 한·일 센터백 '역사적 순간' 기대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바이에른뮌헨이 일본인 센터백 이토 히로키를 영입하는 건 김민재에게 위기가 아닌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바이에른이 이토 영입에 근접했다. 13일 유럽축구 이적시장 사정에 밝은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는 "이토 히로키가 바이에른으로 간다. 5년 계약으로 합의에 다다랐고, 메디컬 테스트만 남았다. 바이에른은 슈투트가르트가 설정한 3,000만 유로(약 444억 원) 바이아웃을 지불했다"고 전했다.
바이에른이 뱅상 콩파니 감독 체제 출항을 알렸다. 지난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DFB 포칼(독일 FA컵), DFL 슈퍼컵을 모두 놓친 한을 풀기 위해 토마스 투헬 감독과 결별하고 장기적으로 주도적인 전술을 팀에 입힐 수 있는 콩파니 감독을 선임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데 실패하며 번리를 한 시즌 만에 강등시킨 건 아쉬운 성과지만, 그 전 시즌에 번리의 압도적인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우승을 이끈 점이나 어려운 상황에도 전술 철학을 포기하지 않은 일관성이 높게 평가받았다.
콩파니 감독이 이토를 영입하려는 이유는 명확하다. 콩파니 감독은 맨체스터시티에서 선수 생활을 하던 시절 펩 과르디올라 감독 영향을 지대하게 받았다. 감독으로서 후방 빌드업을 중시하는 성향이나 포지션 플레이, 강한 압박 등 대부분 철학을 과르디올라 감독에게서 배웠다. 이번에 콩파니 감독이 바이에른으로 가는 데에도 과르디올라 감독의 추천이 일정 정도 영향을 미쳤던 걸로 알려졌다.
후방 빌드업을 중시하는 감독들은 왼쪽 센터백으로 왼발잡이를 기용하는 경향이 강하다. 해당 구역에서 더 다양한 패스 선택지를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왼쪽 센터백으로 왼발잡이가 기용되면 왼쪽으로 패스할 때는 상대 압박 범위를 손쉽게 벗어날 수 있고, 오른쪽으로 패스할 때는 이미 몸이 열린 상태에서 공을 전달하기 때문에 더욱 빠르고 수월한 전개가 가능하다.
이토 영입은 콩파니 감독이 왼쪽 센터백으로 이토를 세우겠다고 천명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토는 한동안 레프트백으로 뛰었으나, 최근에는 슈투트가르트에서 센터백으로도 자주 기용됐다. 처음 독일에 당도했을 때 지적되던 수비 안정성 문제도 올 시즌에는 어느 정도 해소했다. 왼발잡이 센터백으로 일찍이 분데스리가 주전으로 자리잡은 선수를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영입하는 건 굳이 마다하지 않아야 할 선택이다.
이토 영입은 김민재에게 악재처럼 비춰진다. 센터백으로 포지션이 겹칠뿐더러 김민재가 지난 시즌 후반기 주전 경쟁에 어려움을 겪은 시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김민재는 투헬 감독의 신뢰를 받아 전반기 사실상 전 경기에 출장했으나 2023 카타르 아시안컵을 기점으로 에릭 다이어와 마테이스 더리흐트에게 주전을 내줬다. 함꼐 주전이었던 다요 우파메카노도 부상과 부진 등으로 김민재와 같은 신세가 됐다.
그러나 김민재는 다가오는 시즌 바이에른에서 센터백으로 공고한 입지를 다진 유일한 선수다. 우선 다이어는 후보로 내려갈 게 유력하다. 앞서 말했듯 콩파니 감독은 과르디올라 감독 전술을 상당 부분 차용했기 때문에 적극적인 수비와 높은 수비라인을 주문할 것이며, 이는 뒤로 무르는 수비를 구사하고 후방 커버에 약점이 있는 다이어와 상성이 맞지 않는다.
더리흐트는 잔류보다 이적이 유력한 상황이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김민재, 우파메카노, 더리흐트 중 가장 매각에 가까운 선수가 더리흐트다. 콩파니 감독은 세 선수 중 가장 적극적인 수비에 약한 더리흐트를 판매해달라고 요청했고, 막스 에베를 디렉터도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더리흐트가 잔부상이 많은 고연봉 선수라는 점과 비교적 많은 구단의 관심을 받는다는 점도 더리흐트를 이적시키는 데 영향을 끼쳤다.
바이에른은 우파메카노를 잔류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우파메카노는 남는 것보다 떠나는 것에 무게를 싣는다. 부진할 때마다 현지 언론의 집중 포화를 맞은 것, 이토에 더해 현재 영입설이 짙어진 레버쿠젠 핵심 센터백 요나탄 타까지 들어올 경우 또 한 번 주전 경쟁을 해야하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듯 보인다.
결국 현재로서는 김민재가 이토와 함께 콩파니 감독의 센터백 구상에 들어있다고 보는 편이 타당하다. 김민재는 아직 영입된 지 한 시즌밖에 지나지 않았고, 바이에른 측에서도 김민재를 여전히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콩파니 감독 역시 김민재는 활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설령 타가 영입되더라도 공격 전개에서 3-2 빌드업을 활용할 게 유력한 콩파니 감독이 스리백 카드를 만지작거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
만약 현재 현지 관측대로 센터백 정리가 된다면 바이에른이라는 세계적인 클럽에서 한국과 일본 센터백이 나란히 선발로 나서는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 지금껏 한국과 일본 선수가 한 팀에 있던 적도 거의 없었는데, 두 선수가 모두 선발로 중용되는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이번에 이토가 바이에른으로 영입되고, 김민재가 센터백 파트너로 함께 경기에 나선다면 세계 축구에서 아시아 축구의 위상이 올라갔음을 확인하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남을 것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파브리치오 로마노 X(구 트위터) 캡처,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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