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기소에 與 당권주자 일제히 견제구…반면 홍준표는 신중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불법 대북송금 혐의로 기소되자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이 일제히 이 대표를 비판했다.
안철수 의원은 13일 KBS라디오에서 “이 대표 본인 방북을 위해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정치적 책임을 지고 정계에서 은퇴하는 것이 정상적인 정치인의 도리”라며 “소설이라고 생각하신다면 더 당당하게 정말 웃는 낯으로 재판에 출석하시면 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쌍방울그룹과 공모해 800만 달러를 대북 송금한 혐의(제3자 뇌물 등)를 받고 있다.
나경원 의원도 BBS 라디오에서 “이 전 부지사가 혼자 판단해 자신을 위해서 모든 일을 했겠냐”며 “이 사건은 결국 이 대표가 설계자이자 지휘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7개 사건에 11개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는데 몽땅 조작이고 거짓이라는 말만 반복한다”며 “이 대표의 창작 수준이 바닥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전날 이 대표는 검찰이 본인을 기소하자 “검찰의 창작 수준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는데 이를 비꼰 것이다.
윤상현 의원은 전날 이 대표 추가 기소와 관련해 페이스북에 “익숙해진 탓인지 그다지 놀랍지도 않다”며 “이 대표는 민주당의 근심거리에서 한국 정치의 걱정거리, 대한민국의 가장 큰 리스크가 됐다”고 썼다. 검사 출신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이 대표 기소 이틀 전인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공범들이 줄줄이 유죄 판결을 받고 있으니 자기도 무죄 못 받을 것을 잘 알 것”이라고 썼다. 한 전 위원장은 이 전 부지사가 1심에서 징역 9년6개월을 선고받자 지난 8일부터 사흘 연속 이 대표를 저격해왔다.
하지만 같은 검사 출신인 홍준표 대구시장은 신중한 입장을 냈다. 홍 시장은 페이스북에 “이 대표 관련 사건이 실체적 진실을 찾아간 수사라면 이 대표는 청와대가 아닌 감옥으로 갈 것”이라면서도 “만약 그 사건들이 실체적 진실에 근거한 사건이 아니고 증거를 꿰어 맞춘 수사라면 앞으로 검찰 조직 자체가 궤멸될 것”이라고 썼다. 무작정 이 대표를 비판하기 보다 검찰 수사 진행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는 여지를 남겨둔 것이다.
그러면서 홍 시장은 “문재인 정권의 국정농단 수사를 정점으로 요즘 검찰에는 ‘목표를 정해 놓고 증거를 꿰어 맞추는 짜깁기 수사’가 흔치 않게 보인다”라고도 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홍 시장의 한동훈 때리기가 재현됐다”는 반응도 나왔다. 문재인 정부 당시 진행된 국정농단 수사에 한 전 위원장이 참여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앞서 홍 시장은 국정농단 수사를 언급하며 한 전 위원장을 향해 문재인 사냥개라고도 하지 않았냐”며 “국정농단 수사를 검찰의 대표적인 부정 수사 중 하나로 거론했는데 이 또한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민구 기자 jeon.min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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