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3차 예선 턱걸이' 중국 축구 문제점, 중국 기자에게 직접 물었다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중국 현지 스포츠 기자는 현재 중국 축구의 문제점을 냉철하게 진단했다.
중국은 2010년대를 전후해 공격적인 투자로 축구 강국이 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중국 슈퍼 리그에서 대기업들의 투자를 유도해 오스카, 야닉 카라스코, 악셀 비첼 등 당대 유럽에서도 촉망받는 재능이었던 선수들을 다수 영입했다. 이를 통해 2013년과 2015년 광저우헝다(현 광저우FC)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는 등 성과를 내기도 했지만,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을 기점으로 투자가 대폭 줄어들자 슈퍼 리그 자체가 경쟁력을 잃어버렸다.
슈퍼 리그 발전이 중국 대표팀 발전으로 이어지지도 않았다. 중국 축구는 슈퍼 리그가 활황일 때도 국제 대회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월드컵 무대를 밟지 못한 지 20년이 넘게 흘렀고, AFC 아시안컵에서도 2004년 자국에서 열린 대회 준우승 이후 한 번도 4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번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는 태국과 승점, 골득실, 다득점이 모두 동률인 상황에서 1승 1무로 상대 전적이 앞서 턱걸이로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진출에 성공했다.
중국 축구는 오랜 기간 막대한 투자에도 여전히 답보하고 있다. 외부에서 바라봤을 때 중국 축구가 발전이 더딘 이유로는 체계적인 유소년 육성 시스템 문제와 절대적인 축구 인구 부족, 부패하기 쉬운 사회 구조에 의한 지역 축구 발전 저하와 세밀한 장기 계획 부재 등이 꼽힌다.
중국 내부에서도 비슷한 문제점이 지적되는 듯하다. 지난 10일 한국과 중국 경기를 앞두고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 이후 중국 'ECO스포츠'의 전문 스포츠 기자 인하오난(Yin Haonan)과 이와 관련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하오난 기자는 중국 축구 문제점에 대해 "간단하게 말하자면 축구는 피라미드 같은 구조로 비유할 수 있다. 중국은 많은 인력과 재력을 피라미드 꼭대기에만 투입했다. 그러다 보니 밑부분에 대한 기반 공사를 공고히 하지 못했다. 피라미드의 위와 아래가 전도된 상태"라며 눈에 보이는 슈퍼 리그에만 투자가 집중되고 지역 축구와 유소년 육성에는 투자가 상대적으로 되지 않아 피라미드 꼭대기만 비대한 기형적 구조를 이뤘다고 분석했다.
중국 축구의 시스템 자체가 문제냐고 재차 묻자 "중국 축구의 모든 문제는 하루이틀 사이 나타난 게 아니다. 수십 년 동안 쌓였던 문제다. 현재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앞으로 1, 20년을 더 투자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현재 귀화 정책과 슈퍼 리그의 외국인 선수 공급에는 긍정적인 의사를 표시했다. 인하오난 기자는 "짧은 시간 안에 결과를 내려면 귀화 정책을 활용해야 한다. 경기장에서 좋은 결과가 나와야 팬들의 열정이 죽지 않고, 광고주나 투자자들도 축구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다"며 "올해 중국 슈퍼 리그는 외국인 선수 한도를 5명으로 확대했고, 확실히 외국인 선수가 많을수록 경쟁력도 높아보인다. 중국 축구 실력 향상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귀화 선수가 자국 축구 발전으로 이어지려면 인도네시아처럼 유소년 육성 및 장기적 방향성 수립이 병행돼야 한다. 현재 중국은 귀화 선수의 개인 기량에 의존할 뿐 장기적인 중국 축구 발전 방향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다른 나라보다 중국에서 유독 귀화 선수들이 힘을 못 쓰는 이유다.
인하오난 기자도 중국이 장기적 방향성 없이 대표팀을 운영함을 인정했다. "2002 월드컵 이후로 그 어떤 감독도 자기의 목표와 계획을 실행하지 못했다. 모든 감독은 화재를 진압하는 소방관처럼 다급하게 투입됐다"며 "출전 인원 선정, 전략과 계획 수립 등에 대한 결정은 감독 혼자서 내릴 수 있지 않다. 중국 축구의 여러 피라미드 층과 얽혀있다"며 중국이 감독을 장기말처럼 사용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2006 이탈리아 월드컵 우승자 마르첼로 리피 감독도 중국 대표팀에서는 임기 내내 계획을 제대로 이뤄내지 못해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고 평가했다. 현재 중국 지휘봉을 잡은 브란코 이반코비치 감독에 대해서도 개인적으로는 존경하지만 소방수처럼 부임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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