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요기 공원이 한 눈에! #호텔미감

이경진 2024. 6. 13.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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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감성과 소프트 미니멀리즘의 조화, 트렁크 요요기 파크.

시부야, 하라주쿠의 번잡함에서 살짝 방향을 틀면 거대한 녹음으로 소란을 잠재우는 요요기 공원과 만날 수 있다. 요요기 공원은 봄이면 벚꽃으로, 가을이면 재즈 페스티벌로 도쿄의 아련한 기억을 수놓는 서정적인 녹지다. 공원 입구와 마주하는 호텔 트렁크 요요기 파크는 작은 규모지만 ‘힙’하고 다채로운 디자인 플레이로 가득한 곳이다. 지난해 오픈한 이곳의 건축과 인테리어는 도쿄 기반의 게이지 아시자와 디자인(Keiji Ashizawa Design)과 덴마크의 놈 아키텍츠(Norm Architects)의 결합으로 도쿄적 감성과 소프트 미니멀리즘이 어우러지는 곳이다. 거친 콘크리트 표면을 드러낸 박스형 건물에 25개의 객실이 자리하고, 외벽 테라스가 자연스럽게 모듈을 만들어내 리듬감을 자아낸다.

한국인에겐 지나칠 수 없는 카페 ‘푸글렌’과 마주하는 건물 1층에는 이탤리언 레스토랑이 있어 더욱 활기찬 일상성을 풍긴다. 이 트라토리아 롬벨리코(L’Ombelico)에는 이탈리아산 화덕에서 구운 피자와 시그너처 메뉴인 카라스미 파스타를 맛보려는 요요기 동네 주민들과 캐주얼한 손님으로 늘 북적인다. 레스토랑 안쪽 문으로 통하는 리셉션의 호텔 직원들은 일본 브랜드 투모로랜드(Tomorrowland)의 크림색과 카키 · 그레이 컬러로 이뤄진 절제된 옷을 입고 친근하면서도 절제된 응대로 체크인을 도와줬다.

7층의 스위트룸은 전망으로 투숙자를 매료시키는 건물 꼭대기 층의 가장 넓은 방이다. 밝은 오크 벽으로 침실과 거실을 구획하고, 길다란 욕실은 발코니로 향한 커다란 욕조와 나부끼는 화이트 커튼으로 마무리된다. 덴마크 아우도(Audo) 코펜하겐의 모듈러 소파와 사가 현의 아리아케(Ariake)가 제작한 페이퍼 모드 의자는 생산지는 다르지만 놈 아키텍츠의 디자인답게 본질이 강조된 듯 편안하다. 사슴가죽으로 만든 드라이어 케이스, 밀크 보틀 셰이커스의 오가닉 로브, ‘Take Me Home’이라고 쓰인 고무 플립플롭은 섬세함에서 유머러스로 전환되는 어메니티와 아이템의 나열인 셈이다.

스위트룸 게스트에게만 허용된 계단 문을 통해 한 층 아래로 내려가면 ‘어번 리처지(Urban Recharge)’라는 발음만으로 느슨해지는 호텔의 메인 컨셉트와 만나게 된다. 이 테마의 물리적인 실현은 6층의 환상적인 인피니티 수영장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요요기 지역의 푸른 수목이 이상적인 높이에서 수평적으로 펼쳐지고, 시야를 가리는 난간이나 스크린 없이 오롯이 도쿄의 공기를 대면할 수 있는 수영장. 커다란 쪽빛 스위밍 풀과 따스한 버블이 일렁이는 저쿠지, 둘 중 어디서든 고개를 찬찬히 돌리면 요요기 공원의 전망이 한 편의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수영장에서 만난 파리지앵 나자르는 이 믿기지 않는 풍경과 온몸으로 호흡하는 순간을 위해 이곳에 왔다고 고백했다. 트렁크 요요기 파크는 격식이 없는 듯하면서 모든 게 섬세하다. ‘힙’한 감각과 도쿄의 뿌리박힌 창조성이 변이돼 이곳에 안착한 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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