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탈장의 '표준 치료법'은 뭘까?

담소유병원 이성렬 대표원장 2024. 6. 13.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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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소유병원 이성렬 대표원장
서혜부 탈장이란 복강 내에 있어야 할 장기나 일부 조직들이 탈장구멍을 통해서 사타구니라 불리는 서혜부 쪽으로 탈출하는 질병이다. 탈장의 전체 유형 중 80% 이상으로 탈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선천적으로 구멍이 있던 경우도 있지만 복벽이 약화하면서 후천적으로 구멍이 생기기도 하고 여성보단 남성에게 주로 발생한다.

탈장은 반드시 수술이 필요한 질환인데, 꼭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 바로 수술 후 재발을 줄이고 일상생활로 복귀가 빨라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탈장 치료의 표준 가이드라인을 지키는 것이다. 의학 기술과 소재의 발전이 없던 과거에, 구멍을 단순히 봉합하는(무인공막 탈장 수술) 방법으로 치료했지만 재발률이 10~30%로 굉장히 높고 신경 손상의 가능성으로 수술 후 통증이 발생하는 합병증이 많았다. 하지만 'mesh'라 불리는 인공막이 개발돼 재발률을 약 1% 미만으로 급격히 낮추고 수술 후 통증도 줄어 무인공막 수술의 단점들이 상당히 보완됐다. 덕분에 현대의 탈장 수술은 인공막을 사용하는 탈장 교정술로 전 세계 외과의사들에게 표준 치료법으로 자리 잡았다.

인공막 탈장 교정술이 표준치료가 된 것은 과학이 발전하면서 서혜부탈장의 구멍이 4개인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3%의 환자는 두 개 이상의 구멍이 뚫려 있고 97%는 한 개의 구멍을 통해서 증상이 발생한다. 치료할 때 증상 있는 구멍만 막아주는 경우 향후 나머지 구멍이 다시 벌어지는 재발의 위험이 매우 커진다. 따라서 탈장 수술을 할 때 4개의 구멍을 모두 보강해 줘야 하는데 이는 인공막을 사용하지 않으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외과의 교과서에는 이미 인공막을 사용하는 탈장 수술이 표준치료가 된 것이 수십 년이 넘었다. 인공막 사용을 못 하는 특별한 케이스에서만 단순히 조직을 봉합하는 무인공막 수술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인공막을 사용하면서 재발률을 획기적으로 줄였고 수술 후 발생하는 만성 통증 발생을 낮췄다. 또한 소재가 인체 친화적이기 때문에 감염이나 거부반응과 같은 합병증 위험이 거의 없고 신체 조직과 원활하게 합쳐져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단단하고 탄력 있는 조직이 된다. 또 다른 장점으로는 환자 회복이 매우 빠르다는 점이다. 인공막은 교정 부위 전체를 덮으면서 장력을 고르게 분산시키고 조직의 부담을 줄여 수술 후의 통증과 불편함을 최소화해 준다. 덕분에 환자는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굉장히 빨라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적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무인공막 수술의 경우 특정 상황에서만 사용이 가능한데, 탈장 구멍이 크거나 복벽이 매우 약한 환자에게는 수술이 거의 불가능하다. 반면 인공막 수술은 탈장의 크기와 복벽의 강도는 물론 서혜부 탈장을 비롯한 다양한 종류의 탈장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어 매우 높은 유연성을 보인다.

한편 인공막 탈장 수술의 장점을 더욱 극대화할 방법으로 최소 침습 수술인 복강경 수술이 있다. 복강경은 고화질 카메라를 통해 집도의가 직접 눈으로 보는 것보다 4배 이상 확대된 고해상도로 볼 수 있어 탈장 구멍 주변의 혈관과 신경들을 피하고 인공막을 정확하고 단단하게 위치시키는 정교한 봉합이 가능하다.

결론적으로 서혜부 탈장의 표준 치료법인 인공막 탈장 교정술은 단순한 수술 이상의 이점들을 환자에게 제공한다. 재발을 감소시키고, 회복도 향상시키며 최소 침습적 수술 등 매우 탁월한 방법으로 돋보인다. 탈장 수술을 앞두고 있다면 이미 인공막과 무인공막 등에 관해 많은 정보를 찾아봤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모든 치료에는 표준 치료법이 있다. 원활한 복귀와 안전한 회복을 향한 첫 단추는 이러한 표준을 지키는 의사에게 치료를 받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칼럼은 담소유병원 이성렬 대표원장의 기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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