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日 수비수와 주전 경쟁…'낙태논란' 이토 히로키 바이에른 뮌헨 입단 임박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김민재의 다음 시즌 주전 경쟁은 '한일전'이 될 전망이다. 일본 출신 수비수 이토 히로키가 바이에른 뮌헨으로의 깜짝 이적을 앞두고 있다.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13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토가 뮌헨으로 간다. 선수와 구단은 5년 계약에 동의했으며, 다음 단계는 메디컬 테스트다"라며 이토가 뮌헨으로 향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로마노는 이적이 확정됐을 때 사용하는 자신의 시그니처 문구 'HERE WE GO'로 신뢰도를 더했다.
로마노는 이어 "뮌헨은 이토의 계약 조건에 있던 3000만 유로(약 445억)의 바이아웃 조항을 발동시켰다"라면서 뮌헨이 이토를 영입하기 위해 이토의 전 소속팀 슈투트가르트에 이토의 바이아웃 금액에 해당하는 3000만 유로를 지불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독일 '스카이 스포츠'에서 활동하면서 뮌헨 내부 소식에 정통한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 역시 자신의 SNS에 "이토가 뮌헨의 새 선수가 된다. (계약은) 이미 끝난 것으로 이해된다. 뮌헨은 3000만 유로 언저리에 해당하는 이토의 바이아웃 조항을 발동시킬 것이다. 25세의 이토는 최소 2028년까지 뮌헨과 계약을 맺는다"라고 보도했다.
반전 이적이다. 일본 출신 수비수 이토는 당초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로의 이적이 예상됐다. 토트넘의 사령탑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일본 J리그에서 선수들을 지도한 경험이 있고, 토트넘이 현재 새로운 센터백을 찾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영국 '더 선'은 지난 6일 토트넘이 이토를 영입하기 위해 2500만 파운드(약 438억)의 이적료를 지출할 것이라며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J리그의 요코하마 F. 마리노스를 지도했고, 일본 시장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다. 또 다른 센터백을 원하고 있는 이번 여름 이토를 지켜보는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이토의 토트넘 이적설로 인해 팬들은 향후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이토와 '한일 듀오'를 결성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포지션은 다르지만 영원한 라이벌 사이인 한국과 일본 국적의 선수들이 같은 팀에서 뛰는 그림 자체로도 많은 관심을 모을 만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토는 토트넘이 아닌 뮌헨으로 방향을 틀었다. 다수의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들과 현지 언론들은 이토의 뮌헨행이 임박했다며 이토가 곧 뮌헨 선수가 될 것이라고 하는 중이다.
1999년생 수비수인 이토는 주빌로 이와타 유스를 거쳐 주빌로 이와타에서 프로 데뷔, 나고야 그램퍼스에서 임대 생활을 하는 등 J리그에서 활약하다 2021년 임대로 슈투트가르트와 연을 맺었다. 슈투트가르에서의 첫 시즌에 좋은 활약을 보여준 이토는 이듬해 슈투트가르트로 완전 이적하며 본격적으로 유럽 생활을 시작했다.
이토의 입지는 흔들리지 않았다. 이토는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만 30경기를 소화하며 슈투트가르트의 주전 센터백으로 뛰었다. 2021-22시즌의 활약에 힘입어 2022년부터는 일본 축구 국가대표팀에 데뷔해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도 참가했다. 이런 이토를 지켜보던 뮌헨이 그를 영입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토의 본래 포지션은 좌측 센터백이지만, 레프트백과 백3의 스토퍼 역할도 가능하다. 센터백과 레프트백 포지션 모두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이토는 침착한 수비를 통해 상대로부터 공을 빼앗고 안정적으로 공을 컨트롤한 뒤 동료에게 뿌려주는 데 능숙하다. 188cm로 신체조건도 준수하고, 무엇보다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는 능력 덕분에 높은 평가를 받는다.
다만 이토는 사생활 논란을 겪은 수비수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22년 일본 현지 매체들이 이토가 두 명의 여성들에게 낙태를 종용했다고 주장하면서 이토는 때아닌 '낙태 논란'에 휩싸였다.
일본 '주간문춘'에 따르면 이토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초등학교와 중학교 동창이었던 여성을 임신시켰으나, 이토가 출산을 반대한 탓에 해당 여성은 낙태를 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이토는 다른 여성과 교제한 끝에 그녀를 임신시켰는데 이번에도 출산을 거부하면서 낙태를 종용했다.
이토는 이에 대해 함구했지만, 그의 변호사는 첫 번째 여성의 경우 임신 상대가 이토인지 확실하게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두 번째 여성은 이토와 진지하게 교제하는 상대였으며, 성관계나 낙태를 강요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뮌헨의 의중은 아직 알 수 없지만, 이토는 다음 시즌 뮌헨에서 왼쪽 센터백 혹은 알폰소 데이비스의 백업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이토가 직전 시즌까지 슈투트가르트에서 센터백으로 뛰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자가 유력하다.
그렇다면 이토는 김민재의 실질적인 경쟁자가 된다. 김민재 역시 뮌헨에서 왼쪽 센터백 자리를 두고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뮌헨은 뱅상 콤파니 신임 감독 아래에서 보내는 첫 여름 이적시장에 선수들을 여럿 정리할 계획인데, 지난 시즌까지 팀의 주전 센터백으로 활약한 마테이스 더리흐트도 이적 목록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릭 다이어가 주전 자리를 지킬 거라는 확신도 사라진 가운데, 더리흐트의 이적 소식으로 인해 센터백 포지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김민재 입장에서는 이토와 '한일 듀오'를 결성하는 게 아닌 주전 경쟁에서 '한일전'을 벌일 수 있는 셈이다. 세계 최고의 클럽인 뮌헨에서 뛰는 선수들은 계속해서 경쟁을 펼쳐야 한다는 걸 몸소 느끼고 있는 김민재다.
물론 김민재가 오른쪽 센터백으로 나선다면 이토와 공존하는 모습을 그릴 수도 있지만, 다요 우파메카노의 존재와 다른 센터백의 합류 가능성을 생각하면 이는 힘들어 보이는 게 사실이다.
김민재의 주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듯하다. 뮌헨은 이토 영입 여부와 관계없이 최근 연결됐던 바이엘 레버쿠젠의 무패우승 멤버 요나단 타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마노는 "뮌헨은 여전히 타와의 대화를 유지하고 있다"라며 뮌헨이 이토 영입이 임박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시즌 레버쿠젠의 무패우승 멤버 중 하나인 타를 노리고 있다고 했다.
플레텐베르크 역시 "이토는 타와 별개로 뮌헨에 합류할 것이다. 뮌헨과 레버쿠젠의 협상은 아직 진행되고 있다"라며 이토 영입과 타 협상은 아예 다른 일이라고 설명했다.
독일 TZ는 지난 6일 "타는 뮌헨에 합류하고 싶어 한다. 그 대가로 현재 팀의 센터백 중 한 명이 자리를 비워야 한다"며 "유벤투스는 김민재를 지켜보고 있지만 김민재는 뮌헨에 머물기를 원한다. 마테이스 더리흐트 또한 뮌헨에서 미래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타의 영입은 어느 정도 가까워진 분위기다. 로마노도 6일 "뮌헨은 레버쿠젠의 센터백 타에게 첼시보다 확실한 우위를 갖고 있으며 그와 계약하기를 진심으로 원한다. 그들은 그를 최우선 목표 중 하나로 간주한다"며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타와 무니헨은 진지한 움직임을 보이려 한다"고 협상이 진전될 수 있다고 했다.
레버쿠젠의 센터백 타는 2023-24시즌 최고의 활약을 보였다. 그는 레버쿠젠의 주장이자 스리백의 중간 센터백으로 경기에 주로 나서며 레버쿠젠의 수비를 이끌었다.
그의 활약 속에 레버쿠젠은 리그 34경기에서 24실점만 하는 짠물 수비를 선보였고 레버쿠젠은 120년 만의 리그 우승이자 분데스리가 최초의 무패 우승을 이뤄냈다. 레버쿠젠은 이탈리아 아탈란타와의 UEFA(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패배하기 전까지 이번 시즌 공식전 51경기 무패를 기록하며 1960년대 포르투갈 벤피카가 기록한 48경기 무패 행진 기록을 갈아 치웠다.
타의 강점은 확실하다. 그는 194cm의 장신 수비수로 공중볼 경합에 능하며 장신임에도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독일 출신으로 2013년 프로 데뷔한 이후로 독일 무대를 떠난 적이 없어 누구보다 분데스리가 무대를 잘 알고 있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다음 시즌 새로운 주전 경쟁에 나서는 김민재로서는 타의 영입은 주전 경쟁에 빨간불이 들어온 것이나 다름없다. 두 선수 모두 속도를 장점으로 하기에 스타일이 유사해 콤파니 감독이 두 명 중 한 명만 주전 센터백으로 기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 무대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인 타가 먼저 기회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뮌헨의 여름 이적시장 첫 영입은 풀럼 미드필더 주앙 팔리냐가 유력했다. 독일 매체 '아벤트차이퉁(AZ)'은 9일 "팔리냐가 뮌헨으로 이적하기 직전이다. 콤파니 감독과 대화를 통해 풀럼과의 합의에 근접했다. 지난해 여름 팔리냐의 뮌헨 이적은 최종 단계에서 무산됐지만, 우리의 정보에 따르면 이제 팔리냐는 뮌헨 이적에 임박했다"라고 보도했다.
포르투갈 출신의 수비형 미드필더인 팔리냐는 프리미어리그(PL) 내 수준급 수비형 미드필더 자원으로 여겨진다. 소속팀인 풀럼이 상위권 경쟁을 하는 팀은 아니지만, 풀럼의 전력과 별개로 팔리냐의 경기력은 언제나 빛난다.
190cm의 좋은 신체조건을 활용한 경합은 물론 수비 커버 능력도 뛰어나며, 3선에서 볼을 갖고 전체적으로 경기를 조율할 수 있다는 점도 팔리냐의 장점이다. 무엇보다 팔리냐는 태클 시도와 성공 면에서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팔리냐는 지난 시즌 리그에서만 75회의 태클을 성공시켰다.
뮌헨은 이전에도 이미 팔리냐 영입 시도를 한 적이 있었다. 지난해 여름 3선 미드필더 영입에 중점을 뒀던 뮌헨은 팔리냐에게 관심을 보였고, 개인 합의까지 빠르게 이뤄냈다. 뮌헨 현지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마친 팔리냐의 모습이 포착될 정도로 팔리냐의 뮌헨 이적은 기정사실화된 분위기였다.
그러나 풀럼이 이적시장 막바지에 팔리냐의 대체자를 구하지 못하면서 팔리냐 이적을 전격 취소, 결국 팔리냐는 풀럼에 남게 됐다. 당초 풀럼이 토트넘 홋스퍼의 미드필더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를 영입하려고 했으나, 호이비에르가 토트넘 잔류를 선언해 모든 이적이 꼬이고 말았다.
1년이 지난 뒤, 뮌헨이 다시 팔리냐에게 접근했다. '아벤트차이퉁'에 따르면 뮌헨의 새 사령탑인 콤파니 감독은 이미 팔리냐와 대화를 마쳤다.
매체는 "선수와 구단이 다시 협상할 필요가 없었다. 지난해 여름에 했던 합의는 뮌헨 이적을 희망하는 팔리냐의 열망처럼 여전히 유효하다. 이제 풀럼과의 계약이 임박했다"라고 설명했다.
팔리냐는 지난해 뮌헨 이적에 실패한 뒤 풀럼과 재계약을 맺었지만, '아벤트차이퉁'은 팔리냐의 새로운 계약이 이번 뮌헨행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벤트차이퉁'은 "풀럼과의 계약은 뮌헨 이적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라면서 "팔리냐는 아마 최종 단계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을 것이다"라고 했다.
이토부터 팔리냐, 타까지 뮌헨이 현재 연결되고 있는 선수들을 보면 뮌헨이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스쿼드를 전반적으로 개편하려 한다는 걸 추측할 수 있다.
앞서 플레텐베르크는 8일 자신의 SNS를 통해 콤파니 감독과 뮌헨 구단이 합의해 내놓은 살생부 명단을 공개했는데, 김민재의 이름은 이 명단에 없었다.
현지 보도를 종합하면 뮌헨의 신임 감독으로 선임된 콤파니 감독은 여름 휴가를 다녀온 뒤 구단 관계자들과 만나 방출 리스트를 작성했다. 콤파니 감독과 뮌헨 구단은 일부 고액 연봉자들을 포함해 적절한 제안이 올 경우 정리할 수 있는 선수들을 분류했다.
플레텐베르크에 따르면 콤파니 감독의 살생부에 포함된 선수들은 마테이스 더리흐트, 요주아 키미히, 레온 고레츠카, 킹슬리 코망, 세르주 그나브리, 누사이르 마즈라위다. 코망이나 그나브리처럼 주전과 벤치를 오가는 선수들도 있는 반면 더리흐트, 키미히, 고레츠카는 뮌헨의 기둥과 같은 선수들임에도 살생부에 이름이 적혔다.
플레텐베르크는 이를 두고 "현재 뮌헨에는 다수의 잠재적인 이적이 준비되어 있으나, 가장 시급한 것은 매각이다. 이제 선수들 중 총 6명이 적절한 제안이 올 경우 팀을 떠날 수 있는 대상들로 분류됐다"라고 설명했다.
방출 후보 중 하나로 언급되던 김민재는 명단에서 빠졌다. 김민재는 최근까지도 인터밀란이나 유벤투스, 나폴리 등 다수의 세리에A 클럽들과 연결되면서 뮌헨을 떠날 가능성이 제기됐는데, 콤파니 감독은 김민재를 매각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환경이 바뀌더라도 김민재의 주전 경쟁은 그대로다. 오히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김민재는 흔들리지 않는다. 주전 경쟁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이다.
지난달 20일 독일 매체 'T-온라인'에 따르면 김민재는 "경기 중 자신감을 갖고 경기를 하지 못해 머뭇거릴 때가 많았다. 감독님이 원하시는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라며 투헬 감독이 원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지만 마음처럼 잘 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또 김민재는 "선수로서 시즌이 끝나면 항상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무엇을 제대로 했고, 무엇이 부족했고, 무엇이 필요했는지 말이다"라면서 "개인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한 시즌이었다. 다음 시즌에는 더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다음 시즌에는 더 나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체는 "김민재가 왜 내적으로 갈등을 겪는가? 김민재는 공격적인 수비 방식으로 적극적으로 공을 따내는 유형으로 유명하다. 이것이 지난 시즌 그가 나폴리에서 세리에A 최고의 수비수로 선정된 이유 중 하나다. 김민재는 이런 스타일로 상대 공격수들에게 괴물 같은 수비이자 두려움의 대상이었다"라며 김민재를 여전히 높게 평가했다.
사진=연합뉴스, 로마노 SNS, 더 선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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