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셜] '2000억 먹튀' 은돔벨레, 토트넘과 계약해지…떠나는 날까지 88억 추가 지불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토트넘 홋스퍼 역사상 최대 실패작으로 꼽히는 전 프랑스 국가대표 미드필더 탕기 은돔벨레가 결국 조기 퇴단했다.
토트넘은 떠나는 순간까지 그에게 88억원에라는 거액을 쥐어줘야 했다.
토트넘은 지난 12일(이하 한국 시각) 은돔벨레와 관련한 공식 발표를 냈다. 구단은 "탕기 은돔벨레와 상호 계약을 종료했다. 미래에 좋은 일만 가득하길 빈다"고 했다. 5년 전 구단 이적료 최고액 신기록을 작성하며 떠들썩하게 데려왔던 미드필더와의 작별 치고는 너무 초라했다.
은돔벨레와의 계약 해지는 이미 2~3주 전부터 예고된 상황이었다. 지난 10일 영국 매체 '풋볼 팬캐스트'는 10일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은 손흥민보다 비용이 더 많이 들었던 토트넘의 실패작을 쓰레기통에 넣어야 한다"라고 보도했다.
프랑스 매체 '풋 메르카토'는 지난 9일 "수년 간의 동행 끝에 탕귀 은돔벨레와 토트넘은 곧 우호적으로 헤어질 것"이라며 "두 당사자는 향후 며칠 내에 계약을 상호 해지하기로 합의할 것이다"라고 전한 바 있다. 보고가 나오기 무섭게 은돔벨레 퇴단이 확정됐다.
계약해지를 하면서 은돔벨레는 자유계약선수(FA)가 돼 뛰고 싶은 팀으로 자유롭게 이적할 수 있다. 당연히 토트넘은 은돔벨레가 다른 팀으로 합류할 때 이적료를 한 푼도 받지 못한다.
오히려 88억원 정도를 더 손에 쥐어줬다. 은돔벨레는 토트넘에서 전력 외로 구분돼 새 시즌에도 기용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 하지만 계약기간이 1년 남다보니 그를 토트넘에 남겨줬다간 그의 연봉 180억원을 계속 지불해야 한다. 결국 해당 액수의 절반 정도로 선수 측과 합의를 하고 1년 먼저 토트넘에서 내보냈다.
토트넘 입장에선 이만저만 손해가 아닐 수 없다.
지난 2019년 프랑스 명문 올랭피크 리옹에서 6500만 파운드(약 1141억원)에 영입된 그는 구단 역대 최고 이적료 기록을 세우고 입단했다. 연봉도 팀 내 최고 수준으로 받으면서 손흥민보다 더 많은 180억원을 수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입됐을 때만 해도 은돔벨레는 리옹의 핵심 플레이메이커이자 프랑스 축구의 10년을 책임질 미드필더 중 한 명으로 평가 받았다.
유려한 탈압박과 저돌적인 전진 드리블, 자로 잰 듯한 정확한 패스 능력이 일품이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맨체스터 시티, 바르셀로나 등 유럽 강팀들을 상대로도 변함 없는 기량을 선보이며 여러 팀들이 주목하는 선수로 떠올랐다.
그러나 토트넘 이적 후 리옹에서 보여준 기량이 나오지 않았다. 공수 전환이 빠르고 신체적으로 거친 프리미어리그 스타일에 장기인 탈압박과 전진 드리블, 패스를 보여주지 못했고, 결정적으로 부족한 수비 가담이 최대 약점으로 떠올랐다.
결국 전력외 선수로 분류돼 지난 2시즌 간 리옹과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임대를 보냈다. 지난 시즌엔 나폴리에서 세리에A 우승컵을 들고 돌아왔으나 이번 시즌을 앞두고 다시 전력에서 제외됐고, 영입을 원하는 팀이 많지 않아 결국 지난해 여름 다시 한번 임대를 떠나게 됐다.
2023-2024시즌을 앞두고 은돔벨레가 향한 팀은 튀르키예 명문 갈라타사라이였다. 이때 토트넘은 갈라타사라이가 원한다면 1500만 유로(약 224억원)에 영입할 수 있도록 영구 이적 옵션을 계약에 포함시켰다.
그러나 은돔벨레는 또 토트넘의 기대를 배신했다. 그는 리그 19경기 454분 출전에 그쳤고 공식전 출전 경기 수가 26경기에 불과했다. 출전 시간도 661분에 그쳤다. 또 자기 관리에 실패해 체중도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리그 우승은 차지해서 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시즌 좋지 않은 활약을 보여줬기에 갈라타사라이는 은돔벨레를 영구 영입할 생각이 없다. 은돔벨레는 다시 토트넘으로 돌아가게 됐는데, 토트넘은 손해를 감수하고 이번 여름 은돔벨레와 결별하기로 결정했다.
계약이 1년 남아 있어 희망을 가지고 이적료를 내줄 팀을 찾는 방법도 있지만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보인다. 다른 팀으로 보내지 못하면 계속 은돔벨레에게 고액 연봉을 지불해야 하니 토트넘은 손해를 감수하고 이번 여름 방출하기로 결정했다.
은돔벨레 이적이 임박하자 풋볼 팬캐스트는 그를 손흥민과 비교했다. 매체는 거액에 영입됐지만 부진한 활약을 펼치다 끝내 방출된 은돔벨레와 달리 은돔벨레 이적료 절반도 안 되는 금액에 영입된 뒤 토트넘 전설이 된 손흥민을 거론했다.
매체는 "손흥민이 토트넘 시절 내내 보여준 충성심, 리더십, 순수한 자질을 놀라웠다"라며 "2015년 2200만 파운드(약 385억원)에 영입돼 오늘날 주장 완장을 차고 있는 손흥민은 토트넘 전설일 뿐만 아니라 프리미어리그의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408경기를 뛰었으며, 이 기간 동안 162골과 84도움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자랑한다"라며 "그러나 클럽 레코드로 영입된 은돔벨레를 포함해 모든 선수가 손흥민 수준에 도달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매체가 주장한 대로 손흥민은 2015년 여름 바이엘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에 합류한 후 9년 동안 팀의 주전으로 활약하면서 엄청난 숫자의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반면에 손흥민 이적료의 2배가 넘은 금액으로 합류한 은돔벨레는 토트넘에서 91경기 출전해 10골 9도움을 올리는데 그쳤다.
이를 두고 매체는 "은돔벨레가 손흥민보다 두 배 이상 비싸다고 생각하는 건 2019년 토트넘의 영입이 얼마나 형편 없었는지를 보여준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은돔벨레가 엄청난 자질을 갖고 있었다는 것엔 의심의 여지가 없으나, 많은 잠재력을 가진 선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건 부끄러운 일"이라며 "은돔벨레의 토트넘 이적은 재앙으로 끝났다. 특히 토트넘이 은돔벨레 영입에 투자했던 이적료 중 단 한 푼도 회수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라고 전했다.
그야말로 토트넘이 길바닥에 2000억원을 버리고 그것도 부족해 88억원을 더 쥐어줬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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