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공→기습 스퀴즈 번트 사인에…문현빈 "많이 긴장했죠, 근데 저 번트 잘해요" [현장 인터뷰]

한화 이글스 문현빈이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9회 스퀴즈 번트로 결승타를 장식한 뒤 인터뷰하고 있다. 잠실, 최원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잠실, 최원영 기자) 평정을 유지하려 했고, 결과로 연결했다.

한화 이글스는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4-3으로 신승을 거두며 미소 지었다. 위닝시리즈를 확보, 2연승으로 나아갔다.

이날 승부처는 9회였다. 교체 투입된 문현빈이 팀에 승리를 안겼다.

한화는 3회초 2점, 4회초 1점을 뽑아내 3-0으로 앞서다 5회말 2실점, 7회말 1실점을 허용했다. 점수는 3-3으로 팽팽해졌다. 9회초 한화에 기회가 왔다. 두산 투수는 홍건희. 이재원의 우전 안타, 이도윤의 1루수 방면 희생번트, 장진혁의 2루수 방면 내야안타로 1사 1, 3루가 됐다.

이원석의 대타로 문현빈이 타석에 들어섰다. 두산은 투수를 이병헌으로 바꿨다. 문현빈은 초구, 볼을 골라낸 뒤 2구째엔 파울을 기록했다. 볼카운트 1-1서 이병헌의 3구째 패스트볼에 스퀴즈 번트를 시도했다. 완벽한 작전 수행으로 팀에 결승점을 선물했다. 대주자로 투입된 3루 주자 하주석이 득점했고 장진혁은 2루, 문현빈은 1루에 안착했다. 점수는 4-3이 됐다.

결승타를 생산한 문현빈은 9회말 수비를 앞두고 좌익수 최인호와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1타수 1안타 1타점으로 기분 좋게 하루를 마무리했다.

경기 후 김경문 한화 감독은 "이기든 지든 9회에 끝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찬스에서 작전을 잘 수행해 준 선수들 덕분에 연승을 이어가게 됐다"며 박수를 보냈다.

한화 이글스 문현빈이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9회 대타로 출전해 스퀴즈 번트를 성공시킨 뒤 미소 짓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문현빈은 "파울을 치기 전까진 계속 히팅 사인이 나왔다. '그냥 바로 치자'는 생각으로 임했다"며 "그런데 갑자기 스퀴즈 번트 사인이 나와 많이 긴장했다. 강공보다 어려운 플레이고 한 번에 성공해야 하는 작전이기 때문에 더 떨렸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어 "스퀴즈 번트는 처음이었다. 그래도 스스로 번트를 잘 댄다고 여겨 부정적인 생각은 하지 않았다"며 "번트가 조금 셌던 것 같기는 한데 다행히 코스가 괜찮았다. 운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두산 투수 이병헌이 문현빈의 타구를 잡아 아웃카운트를 올리려 했지만 포구에 실패했다. 문현빈은 "(3루 주자만 득점한다면) 나는 아웃돼도 되는 상황이었다. 계속해서 타구를 확인했다"며 "성공 후엔 안도의 웃음만 나왔다. 안타를 치면 팀 세리머니하는 게 있어 전광판을 보다가 안타가 돼 세리머니도 했다"고 전했다.

번트를 잘하는 비결을 묻자 간단한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코치님 말씀 잘 듣고 연습 열심히 하면 된다"고 귀띔했다.

올해 문현빈의 대타 타율은 무려 0.500로 훌륭하다. 문현빈은 "대타로 출전하면 결과보다는 투수의 타이밍에 더 집중하게 되는 듯하다. 상대 투수에 몰입하면서 자연스레 타석에서 잡생각이 없어지는 것 같다. 덕분에 좋은 기록이 나온 것이라 본다"고 밝혔다.

시즌 초반 승부처에서 해결하지 못해 아쉬움을 삼키는 날도 종종 있었다. 문현빈은 "타구는 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런 것에는 딱히 연연하지 않았다"며 "그냥 계속해서 투수의 타이밍 등 내가 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하려 했다"고 덤덤히 말했다.

한화는 지난 2일 새 사령탑으로 김경문 감독을 선임했다. 김 감독의 지도가 처음인 문현빈은 "카리스마 있으시고 멋진 분 같다. 평소 내게 좋은 말이나 덕담을 정말 많이 해주신다"며 "경기 전이나 훈련할 때 '계속 준비하고 있어라. 언제든 상황이 되면 너를 쓸 수 있으니 준비해라'라고 말씀하신다. 용기를 주시는 듯하다"고 힘줘 말했다.

한화 이글스 문현빈이 경기 중 안타를 친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사진=잠실, 최원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 한화 이글스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