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트렌드]치열한 미국의 시니어 산업③ 여가와 여행

2024. 6. 13.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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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람 써드에이지 대표

여가와 여행은 우리 삶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 노벨 문학상을 받은 조지 버나드쇼는 극작가, 평론가이자 정치 운동가였다. 그는 서양의 연극, 문화, 정치 분야에 큰 영향력을 남겼는데, 해학적인 묘비명으로 특히 유명하다. 또한, "여가란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불가결한 것이다. 이 세상에서 이루어진 가장 가치 있는 일들은 한가할 때 이뤄졌다"라고도 했다. 여가란 우리가 업무나 의무에서 벗어나 쉬고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말한다. 꾸준한 취미 활동을 통해 활기와 새로운 경험 쌓기, 자기 계발도 할 수 있다. 미국 시니어들은 퇴직 후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모은 자산을 활용해 자유로운 시간을 갖고, 취미생활을 즐기는 데 적극적이다. 금융전문가인 웨인 모스는 은퇴자 1400여명을 대상으로 ‘행복한 은퇴 생활의 조건’을 조사했다. “행복한 은퇴자는 3~4개 정도의 취미생활을 즐기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활력 있는 시니어 라이프를 위해 여가는 중요하며 그 활동 종류는 다양하다.

건강관리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활동인 산책이나 등산, 하이킹은 기본이다. 자연 속에서 운동이 되고, 기분 전환도 할 수 있는 활동으로 인기다. 야외 활동으로는 정원 가꾸기도 빼놓을 수 없다. 아파트보다 주택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집마다 마당이 있는 편이다. 잔디 관리부터 꽃이나 나무를 가꾸기 위해 마트에서도 비료, 식물 가꾸기 도구나 책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시니어 센터와 아시아 이민자계 커뮤니티를 중심으로는 요가나 태극권도 활발하다. 한편 그림 그리기, 도자기 만들기, 뜨개질, 목공 같은 예술 활동을 하기도 하고 라인댄스나 독서클럽처럼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며 함께 하는 여가 활동도 있다. 미국인이 뽑은 ‘은퇴 후 살고 싶은 도시 1위’를 한 적이 있는 샌디에이고는 겨울에 따뜻하고 여름에 선선해서 골프와 서핑, 승마의 천국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소설가 다카시 아유무가 “소중한 것을 깨닫는 장소는 언제나 컴퓨터 앞이 아니라 파란 하늘 아래였다”고 했듯이 이 중에서도 미국 시니어 세대는 여행을 좋아한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50대 이상 미국인들은 평균 4차례 연간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미국 최대 은퇴자연합인 AARP는 ‘2023년 여행 트렌드’에서 60대 미국인이 여행 시장의 가장 큰 소비자라고 했다. 데이터 분석 매체 피망츠(pymnts)에 따르면 여름휴가 여행비로 청년 Z세대보다 베이비부머·시니어 세대가 36% 이상 더 많은 여행비용을 사용했다. 한 해 평균 여행비로는 18~49세는 5000달러를 계획하고, 50대 이상 시니어는 7300달러를 계획한다고 답했다. 예산 부담을 줄이기 위해 멤버십에 가입하거나 할인 혜택을 적극적으로 찾아보는데도 시니어 세대는 ‘여행계 큰손’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목적지를 찾아 탐험하고, 다양한 문화를 접하고,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덧붙였다.

‘교육 여행’이라 할 수 있는 ‘로드 스칼라(Road Scholar: 길 위의 학자)’가 대표적이다. 1975년 유럽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친구들끼리 비영리단체로 설립했다. 50대 이상 퇴직 후 시니어에게 배움의 기회와 여행을 결합해 제공하기 위해 시작했다. 본래 명칭은 ‘엘더 호스텔(elder hostel)’인데, 2010년부터 이름을 바꿨다. 220명으로 시작된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이제 연간 10만명이 넘는다. 1시간에서부터 1개월 이상 일정까지, 전 세계 150개국, 5000개가 넘는 프로그램이 운영 중이다. 신체적 건강 상태에 따라 가볍게 걷는 것으로 가능한 여행부터 애리조나 사막 트래킹처럼 활동 강도가 높은 것까지 선택의 폭이 넓다. 이혼이나 사별 등을 겪은 시니어들이 혼자 참여해도 괜찮은 추천 프로그램도 있다. 해설사와 함께하는 박물관이나 철새 도래지 탐방부터 알래스카 횡단 열차나 남극 탐험에 이르기까지 지구별 온 세상이 하나의 학교가 된다. 시니어 세대의 지적 탐구욕구, 평생 교육과 여행이 공존한다. 시니어 세대의 지적 호기심과 재미를 모두 만족시킨다.

이 외에도 미국 시니어들은 이탈리아나 프랑스, 스페인 등지로 떠나 1~2개월가량 현지인처럼 생활하며 외국어나 고대 역사, 와인이나 치즈에 대해 배우기도 한다. 동남아시아에서 장기간 요리 교실에 참여하거나 패들보드처럼 색다른 시도를 한다. 마이애미에서 출발해 지중해나 카리브해로 가는 크루즈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해외여행만 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 베이비붐 세대는 은퇴 후 오토캠핑(자동차 야영) 열풍을 만들었고, 손자 손녀와 함께하는 세대 간 여행 프로그램도 생겼다. 연중 내내 온화한 캘리포니아 지역을 중심으로 골프 빌리지에 머물기도 한다.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에서 등장했던 플라이 피싱을 즐기기도 한다. 한편 나이 듦에 따라 신체적인 제약 조건이 생기면서 ‘스마트 여행’이 등장하기도 했다. Rendever란 VR 회사는 첨단 기술을 활용해 요양시설에 있는 시니어들이 과거 신혼여행 갔던 장소를 보여주거나 먼 지역에 있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VR 기기를 통해 다른 지역을 여행하는 것 같은 체험을 제공한다.

장수로 인해 길어진 인생 3막, 여가 시간은 늘어났다. 어떻게 시간을 보낼 것인가를 고민하는 시니어가 참고할 만하다.

이보람 써드에이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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