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물 된 '70년대 부의 상징'…54년만에 철거되는 회현제2시민아파트
3층에 북·키즈카페 등 문화공간 '남산라운지'
지하 2~지상 2층에 버스·승용차 주차장
2004년 D등급, 2021년부터 정리사업 재추진
잔여 입주민 이주·보상 협의 남아, 2026년 착공 목표
1970년대에는 부의 상징이었지만 54년이 지나 흉물이 되어버린 회현제2시민아파트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철거 후 남산공원과 연결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다. 서울시는 남은 입주민들의 이주를 독려하고 토지 수용 절차 등을 마무리해 2026년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13일 회현제2시민아파트 도시계획 시설 결정을 위한 '회현동 일대 지구단위계획 결정(안)' 공람공고를 14일간 진행한 후 올 상반기 지구단위계획 결정절차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회현제2시민아파트는 국내 1세대 토지임대부 주택으로 지하 1~지상 10층, 1개동에 352가구로 건립됐다. 1970년대 지어진 아파트 중에서는 층수가 꽤 높고 ㄷ자형으로 가구수도 많아 기존 시민 아파트들과는 달랐다. 도심과 가깝고 주택형도 중산층이 주로 거주하는 15~16평대여서 입주 초기에는 중산층들이 많았다. 2004년 정밀안전진단 결과 D등급 위험시설로 분류되면서 철거논의가 시작됐다. 인근 회현제1시민아파트는 2003년 철거 후 중구회현체육센터로 쓰이고 있다.
시는 2006년 보상계획을 공고하고 건물 매입 후 철거하는 '주민동의' 방식의 정리사업을 추진했다. 2016년부터 5년 간 리모델링 등을 검토했으나 주민간담회, 설문조사 등을 거쳐 2021년 정리사업 재추진으로 사업방향을 확정했다. 2016년부터 리모델링을 추진하다 정리사업으로 최종 확정됐다.
서울시는 "1969~1971년 국·공유지에 건립한 시민아파트 정리계획을 1997년부터 수립해 433개동(1만7050가구)을 매입·철거해왔다"며 "그중 마지막 남은 '회현제2시민아파트'를 시민 공간으로 돌려주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회현제2시민아파트 자리에 남산과 서울 도심 연결부에 위치하고 있는 입지 장점을 살려 관광편의시설 등 인프라를 확충할 수 있도록 복합문화공간이 조성된다. 최상층에 남산 연결 녹지로, 하부 공간은 주민 편의시설과 주차장 등이 들어선다.
상부(4층)는 소파로변에서 바로 진입할 수 있고 전망공원·테라스 등을 만들어 시민과 관광객들이 도심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지상 3층에 북카페와 키즈카페, 휴게라운지를 갖춘 '남산 라운지'도 들어선다. 문화공연과 이벤트 등을 연중 개최하고 도심의 낮과 밤을 조망할 수 있는 공간이다.
남산공원 일대 주차난 해소를 위해 지하 2~지상 2층은 대형버스 주차공간으로 쓰인다. 지하는 일반 승용차 대상 주차장이다. 버스주차장에는 기사들을 위한 휴게공간도 함께 조성한다. 전망공원, 복합문화공간, 주차면수 등 시설 규모는 지구단위계획 결정과 도시계획시설사업 단계에서 최종 결정된다.
시는 2025년 실시계획 인가, 2026년 상반기 토지 등 수용 절차를 마무리하면 2026년 내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구단위 계획이 결정되는 대로 혁신인 건축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현상설계 공모도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회현제2시민아파트에서 352가구 중 325가구의 보상·이주가 완료된 상태다. 협의·보상에 응하지 않은 미이주 아파트 입주자들은 도시계획시설사업이 실시되기 전까지서울주택도시공사와 협의·보상계약을 통해 이주할 수 있도록 독려할 예정이다.
시는 현장사무실, 주민설명회, 특별공급 관련 각종 자료 제공 등 잔여 입주민들에게 협의·보상을 진행해왔다. '서울특별시 철거민에 대한 국민주택특별공급 규칙’ 등 자격을 충족하는 소유자에게는 건물보상금, 공공주택 입주권 특별공급, 주거이전비, 이사비와 임시이주용주택을 제공한다. 세입자에게도 임대주택이나 주거이전비, 이사비용을 제공한다.
한병용 시 주택정책실장은 “회현제2시민아파트 정리사업을 통해 재난위험시설로부터 시민 안전을 지키고, 도심과 남산 일대의 관광버스 주차 문제 해결과 새로운 조망명소 및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며 "창의·혁신 디자인으로 남산 일대의 새로운 시민 문화거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가수 벤 "아이 낳고 6개월만에 이혼 결심…거짓말에 신뢰 무너져" - 아시아경제
- 버거킹이 광고했던 34일…와퍼는 실제 어떻게 변했나 - 아시아경제
- 100명에 알렸는데 달랑 5명 참석…결혼식하다 인생 되돌아본 부부 - 아시아경제
- 장난감 사진에 알몸 비쳐…최현욱, SNS 올렸다가 '화들짝' - 아시아경제
- "황정음처럼 헤어지면 큰일"…이혼전문 변호사 뜯어 말리는 이유 - 아시아경제
- "언니들 이러려고 돈 벌었다"…동덕여대 졸업생들, 트럭 시위 동참 - 아시아경제
- "번호 몰라도 근처에 있으면 단톡방 초대"…카톡 신기능 뭐지? - 아시아경제
- "'김 시장' 불렀다고 욕 하다니"…의왕시장에 뿔난 시의원들 - 아시아경제
- "평일 1000만원 매출에도 나가는 돈에 먹튀도 많아"…정준하 웃픈 사연 - 아시아경제
- '초가공식품' 패푸·탄산음료…애한테 이만큼 위험하다니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