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품은 이색 정원에 살어리랏다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6월 추천 가볼 만한 곳의 테마는 ‘정원별곡’이다. 인천 강화도 화개정원, 충남 공주 유구색동수국정원, 경남 남해 토피아랜드, 전남 화순 무등산 바우정원, 제주 생각하는 정원이 포함됐다.
강화도 교동도 화개산 기슭에 조성한 정원이다. 민통선 안쪽 교동도를 체감할 수 있는 여행지다. 그래서 6·25전쟁이 있었던 유월에 한층 의미 있다. 정상부 화개산전망대 스카이워크에 서면 북한 연백평야가 한눈에 들어온다.
유월의 화개정원은 푸른 쉼터다. 다섯 가지 정원에 식재한 약 18만 본의 식물은 싱그럽기 그지없다. 이맘때는 수국이 반긴다. 멍때리기 존 역시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선베드, 해먹 등을 설치하고 그늘막을 드려 바다를 보며 머물기 좋다. 모바일 스탬프 미션도 재미나다. 화개산을 상징하는 솥뚜껑 조형물 8곳 가운데 6곳을 찾아 인증하면 기념품을 제공한다. 정상까지는 모노레일을 운영한다.
공주시 북서쪽에 조성된 친환경 생태 정원으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정원이 위치한 유구천은 공주시가 복원한 1급수 청정 하천이다. 총 4만3000㎡ 면적의 유구천 수변공간에 20여 종 2만여 본의 수국을 심어 중부권 최대 수국단지로 거듭났다.
수국 절정기인 매년 6월 개최되는 ‘유구색동수국정원 꽃축제’는 지난해 8만여 명의 인파가 다녀가며 명실상부 중부권 최고의 여름 축제임을 입증했다. 올해 제3회 축제는 6월 14일부터 16일까지 3일간 개최된다.
영화 ‘가위손’에서 주인공인 조니 뎁이 가위손으로 거침없이 나무를 깎아서 공룡 모양으로 만든다. 나무를 다듬어 다양한 모양의 작품을 만드는 것을 토피어리라고 한다. 토피아랜드는 우리나라 최초의 토피어리 정원이다.
무려 600여 점의 토피어리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공룡, 거북이, 오리 가족 등 귀여운 동물은 물론 뽀로로, 라바, 포비 같은 만화 캐릭터까지 다양하다. 금방이라도 칙칙폭폭 달려갈 것 같은 기다란 기차는 아이들의 환호를 자아내고, 거실 테이블과 소파 작품은 엄마들의 눈길을 붙잡는다. 초록의 정원을 걷다가 뒤돌아보면 쪽빛 바다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토피어리 정원 위쪽에는 울창한 편백숲이 있다.
흔한 바윗돌이 수천 년의 역사가 되고, 폐품인 쇳덩이와 버려진 나뭇조각이 생명력 가득한 작품이 되는 곳. 5만여 평 규모의 무등산 바우정원은 걸음마다 상상력이 발휘되는 전라도 제11호 민간정원이다. 이곳의 수목은 안목 있는 주인을 만나 참모습을 발휘한다. ‘자연 그대로의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설립자 안국현 대표의 인생 작품이기도 하다. 정원, 건축, 공연문화, 휴양, 체험, 교육, 치유 등의 공간으로 결실을 보기까지 꼬박 20년이 걸렸다. 정원의 쉼터이자 핫플레이스인 ‘수만리 커피’에서 출발해 바우정원의 핵심만 가볍게 돌아보는 코스는 40여 분. 큰 원형을 그리며 편백숲 트리하우스와 수평계곡까지 전체를 살펴보는 것은 약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이끼정원, 쑥부쟁이 갤러리, 벼락바우, 노루잠자리, 고래눈물바우 등 센스 있는 작명에 호기심이 절로 생긴다.
생각하는 정원은 어떤 것도 모방하지 않은, 순수 제주형 한국 정원임을 내세운다. 모든 것은 성범영씨의 손끝에서부터 시작됐다. 1968년 매입한 부지에 홀로 황무지를 개간해 밀감나무와 정원수를 심고 돼지와 소도 키웠다. 가축을 모두 처분한 뒤에는 나무에만 전념했다. 1992년에는 한경면의 권유로 관광지로서 처음 문을 열었다. 정원이 내세우는 주제가 평화다. 입구에 들어서면 귓가에 들리는 새소리, 물소리, 잔잔한 음악 소리와 어우러지는 초록의 풍경에 마음이 평온해진다. 정원은 5개의 연못과 어우러진 9개의 구역으로 구성돼 있다. 관람로에서 만나는 평면적인 풍경 외 동산이나 전망대에 올라 입체적으로 풍경을 감상해 보자.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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