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감소 지역 여행 갔더니 '통 큰 할인'…이것 꼭 챙겨라
요즘 국내여행 다닐 때 ‘디지털 관광주민증’을 꼭 챙겨야 한다.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같은 신분증은 아니다. 일종의 ‘디지털 쿠폰 북’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2022년 강원도 평창군과 충북 옥천군부터 관광주민증 발급을 시작했다. 6월 현재 34개 시·군, 800여 업체가 참여했으며 72만 건 이상 발급됐다. 지난달 30~31일 강원도 정선에서 관광주민증을 사용해봤다. 음료를 공짜로 주는 식당부터 입장료를 반값만 받는 정원까지, 혜택이 쏠쏠했다.
아내 위해 가꾼 33만㎡ 치유의 숲
정선군은 올 상반기 충북 옥천군과 함께 관광주민증 우수 지역으로 선정됐다. 주민 수(3만3879명)보다 210% 많은 외지인이 관광주민증을 발급했고 이용률이 가장 높았다.
정선의 25개 참여 업체 가운데 ‘로미지안 가든’부터 가봤다. 매표소의 QR코드를 스캔했더니 입장료를 7000원만 받았다. 원래 어른 입장료는 평일 1만1000원, 주말 1만4000원이다. 가리왕산 해발 550m 자락에 들어앉은 로미지안 가든은 사설 ‘치유의 숲’이다. 중견 화학 기업인 엘베스트 그룹 손진익 회장이 천식을 앓던 아내를 위해 가꾼 33만㎡ 면적의 정원을 2020년 일반인에게 개방했다. 자작나무숲, 금강송 군락지 등 여러 테마의 산책로가 매력적이다. 숲 치유, 싱잉볼 테라피 같은 체험은 20명 이상 단체 방문 시 신청할 수 있다.
시속 120㎞ 짚와이어 체험
북평면의 장어 전문식당은 음료를 무료로 줬다. 1박 2일간 정선에서 관광주민증을 5번 사용했고, 덕분에 약 2만원을 절약했다.
정선 말고도 통 큰 할인을 제공하는 지역이 많다. 이를테면 충북 단양의 패러글라이딩 업체는 체험비를 최대 10만원 깎아주고, 전남 신안 라마다호텔과 엘도라도리조트는 숙박비를 최대 60% 할인해준다. 문체부 박종택 관광정책국장은 “지자체·여행업계와 협업해 참여 업체를 늘리고, 관광주민증 이용객에게는 지역 행사 초청 등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정선=글·사진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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