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감소 지역 여행 갔더니 '통 큰 할인'…이것 꼭 챙겨라

최승표 2024. 6. 13.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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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정선군은 올상반기 '디지털 관광주민증' 우수 지역으로 선정됐다.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25개 업체 가운데 '로미지안 가든'이 인기가 많다. 2020년 문을 연 사설 '치유의 숲'으로, 가리왕산 자락에서 깊은 쉼을 누릴 수 있다.

요즘 국내여행 다닐 때 ‘디지털 관광주민증’을 꼭 챙겨야 한다.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같은 신분증은 아니다. 일종의 ‘디지털 쿠폰 북’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2022년 강원도 평창군과 충북 옥천군부터 관광주민증 발급을 시작했다. 6월 현재 34개 시·군, 800여 업체가 참여했으며 72만 건 이상 발급됐다. 지난달 30~31일 강원도 정선에서 관광주민증을 사용해봤다. 음료를 공짜로 주는 식당부터 입장료를 반값만 받는 정원까지, 혜택이 쏠쏠했다.


아내 위해 가꾼 33만㎡ 치유의 숲


디지털 관광주민증을 쓰려면 미리 '대한민국 구석구석' 앱을 내려받고 회원으로 가입해두면 편하다. 제휴 업체에 가서 QR 코드만 스캔하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관광주민증 사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우선 ‘대한민국 구석구석’ 앱을 내려받고 회원 가입부터 해두자. 앱 안에서 디지털 관광주민증 항목을 선택한 뒤 내 거주지와 여행할 지역을 선택하면 끝이다. 여행지에서 각 업체의 매표소나 계산대에 설치된 QR코드를 스캔하면 할인이 적용된다.
신재민 기자
6월 현재 34개 지역이 관광주민증을 발급한다.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89개 인구 감소 지역 중 심사를 통과한 지역이다. 이를테면 강원도에서도 인구가 많은 춘천·강릉은 참여 자격이 없다. 대신 정선·평창처럼 인구 감소가 심각한 지역의 관광 활성화를 통해 생활 인구 증가를 꾀한다. 부산에서는 영도구와 서구, 인천에서는 강화군만 참여했다.

정선군은 올 상반기 충북 옥천군과 함께 관광주민증 우수 지역으로 선정됐다. 주민 수(3만3879명)보다 210% 많은 외지인이 관광주민증을 발급했고 이용률이 가장 높았다.

로미지안가든 정상부는 해발 550m 산자락에 위치한다. 여러 산책로를 거닐어도 좋고, 단체가 함께 방문한다면 치유 프로그램을 신청해도 좋다.


정선의 25개 참여 업체 가운데 ‘로미지안 가든’부터 가봤다. 매표소의 QR코드를 스캔했더니 입장료를 7000원만 받았다. 원래 어른 입장료는 평일 1만1000원, 주말 1만4000원이다. 가리왕산 해발 550m 자락에 들어앉은 로미지안 가든은 사설 ‘치유의 숲’이다. 중견 화학 기업인 엘베스트 그룹 손진익 회장이 천식을 앓던 아내를 위해 가꾼 33만㎡ 면적의 정원을 2020년 일반인에게 개방했다. 자작나무숲, 금강송 군락지 등 여러 테마의 산책로가 매력적이다. 숲 치유, 싱잉볼 테라피 같은 체험은 20명 이상 단체 방문 시 신청할 수 있다.


시속 120㎞ 짚와이어 체험


병방치 고개에서 동강을 바라보며 질주하는 아리힐스 짚와이어. 동양에서 가장 속도가 빠르다.
정선에서는 가리왕산 케이블카(30% 할인), 아리힐스(주중 한정 20% 할인)도 인기가 많다. 아리힐스 짚와이어는 명불허전이었다. 굽이치는 동강과 밤섬의 절경이 압도적이었고, 아시아 최대 시속(120㎞) 짚와이어답게 머리가 띵할 정도로 짜릿했다. 아리힐스 매표소 직원은 “젊은 여행객은 100% 관광주민증 혜택을 챙긴다”고 말했다.
정선 아리랑시장 옆에 자리한 '운기석9020'에서는 족욕 체험을 할 수 있다.
차분하게 건강을 챙기는 체험도 있다. 정선 아리랑시장 옆에 자리한 기념품숍 ‘운기석9020’이 대표적이다. 정선 광산에서 채취한 나무무늬 돌 ‘운기석’으로 만든 기념품 매장 한편에 족욕장이 있다. 운기석과 아로마 오일, 각종 약재를 넣은 물에 발을 담그고 레몬차를 마시니 피로가 가시는 기운이었다. 로미지안 가든과 함께 한국관광공사 ‘웰니스 관광지’로 선정된 파크로쉬 리조트에서도 관광주민증을 썼다. ‘로쉬 카페(10% 할인)’에서 지역 농산물로 만든 샐러드와 파스타, 피자를 먹었다. 파크로쉬 투숙객은 무료로 요가, 명상 등 웰니스 체험도 할 수 있다.

북평면의 장어 전문식당은 음료를 무료로 줬다. 1박 2일간 정선에서 관광주민증을 5번 사용했고, 덕분에 약 2만원을 절약했다.

정선 디지털 관광주민증을 내려받으면 파크로쉬 리조트 '로쉬 카페'를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정선 말고도 통 큰 할인을 제공하는 지역이 많다. 이를테면 충북 단양의 패러글라이딩 업체는 체험비를 최대 10만원 깎아주고, 전남 신안 라마다호텔과 엘도라도리조트는 숙박비를 최대 60% 할인해준다. 문체부 박종택 관광정책국장은 “지자체·여행업계와 협업해 참여 업체를 늘리고, 관광주민증 이용객에게는 지역 행사 초청 등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정선=글·사진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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