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카자흐, 핵심광물공급망 MOU…“개발·생산에 한국 우선”

현일훈 2024. 6. 1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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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토카예프 대통령과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과 카자흐스탄이 12일(현지시간)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을 비롯해 크롬·티타늄 등 카자흐스탄 내 핵심 광물의 공동 탐사부터 최종 사용까지 전 주기적 협력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카자흐스탄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수도 아스타나에서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공동 언론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먼저 양 정상은 공급망 경제안보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윤 대통령은 “카자흐스탄의 풍부한 광물 자원과 한국의 우수한 기술력을 결합해 핵심 광물 공급망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 파트너십 MOU(양해각서)’ 등을 체결하고 리튬을 포함한 주요 광물의 탐사, 채굴, 제련 등 전 주기에 걸친 파트너십을 발전시키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성이 확인되는 광물에 대한 우리 기업의 우선적 개발 참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한국 지질자원연구원·SK에코플랜트와 카자흐스탄 산업건설부는 ‘리튬 광산 탐사·개발을 위한 협력 MOU’를 체결하고 카자흐스탄 내 리튬 광산 공동 탐사에 나서기로 했다. 또 한국 산업기술진흥원과 카자흐스탄 국가기술예측센터는 ‘희소금속 상용화 기술협력 MOU’를 체결하고 카자흐스탄 내 텅스텐·티타늄·리튬 등 희소금속의 상용화에 힘쓰기로 했다. 세계 핵심 광물 시장에서 우라늄 1위, 크롬 2위, 티타늄 3위 등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카자흐스탄과의 협력 강화로 한국 기업은 반도체와 2차 전지 등 핵심 산업 분야에서 안정적인 원료를 공급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에너지·인프라 분야에서도 우리 기업의 카자흐스탄 진출 기회가 확대됐다. 윤 대통령은 “전력산업 협력 MOU를 바탕으로 발전소 현대화와 재생에너지 분야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를 계기로, 두산에너빌리티와 카자흐스탄 국부펀드 삼룩카즈나 간 ‘카자흐스탄 전력산업 발전 협력에 관한 MOU’가 체결됐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카자흐스탄 국영 에너지 회사와 ‘석유·가스 및 석유 화학 분야 협력에 관한 MOU’를 체결하고 카자흐스탄 석유가스 분야 신규 사업 추진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카자흐스탄의 주요 인프라 분야 국책 사업에 대한 한국 기업의 참여를 정책금융 등을 통해 제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MOU도 체결했다. 양국 교류·협력 증진 전략도 포함됐다. 세부적으로 ▶양국 수도 간 직항 노선 재개를 포함한 항공 분야 협력 확대 ▶고등교육, 학술 및 학생 교류 ▶한국어 교육 확대 등이다.

북한 비핵화에 대한 카자흐스탄의 지지도 확인했다. 카자흐스탄은 독립 후 스스로 핵무기를 포기한 비핵화 선도국이다. 윤 대통령은 “양국은 북한의 불법적인 핵, 미사일 개발을 규탄하고 북한의 불법 자금 조달 차단 노력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공조에 계속 동참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상회담에 이어 윤 대통령은 토카예프 대통령과 ‘한-카자흐스탄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카자흐스탄의 교통, 전력, 가스 등 인프라를 고도화하는 데 한국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동반자가 되겠다”며 “자동차를 넘어 제조업 전반으로 양국 간 산업 협력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국은 정상회담과 비즈니스 포럼에서 총 35건의 MOU를 체결했다.

아스타나=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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