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4법 리스크’…3자 뇌물 혐의 추가

최모란, 손성배 2024. 6. 1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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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검 형사6부(부장 서현욱)는 1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쌍방울그룹과 공모해 800만 달러를 대북 송금한 혐의(제3자 뇌물 등)로 재판에 넘겼다. 이 전 부지사는 대북 송금 관련 뇌물 혐의,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은 뇌물 공여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수원지법이 지난 7일 이 전 부지사에 대해 징역 9년6개월을 선고한 지 닷새 만이다. 이로써 이 대표는 ▶대장동·백현동·성남FC 등 뇌물·배임 ▶공직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사건에 이어 네 번째 재판을 받게 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는 당시 이화영 전 부지사와 공모해 북한 측이 요구한 ‘황해도 스마트팜 지원’이 대북 제재로 불가능한데도 이행을 약속하고, 북측이 2018년 11월 스마트팜 이행을 독촉하자 김성태 전 회장에게 ‘쌍방울그룹의 대북사업에 대한 경기도의 지원과 보증’을 약속하며 2019월 1~4월 500만 달러를 북한에 대납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같은 해 5월 북측에 경기도지사 방북 초청을 요청했다가 방북 의전비용을 추가로 요구받자 다시 김 전 회장에게 300만 달러를 북한에 대납하도록 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도합 800만 달러를 제3자인 북한에 준 이 대표의 뇌물로 보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했다. 또 이 대표가 이 전 부지사, 김성태 전 회장과 공모해 800만 달러를 금융제재 대상자인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조선아태위원장 겸직)을 통해 조선노동당에 지급한 혐의에 대해선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도 추가해 기소했다. 통일부 장관의 승인 없이 북한 황해도 스마트팜 지원 협력 사업과 경기도지사와 경제고찰단의 방북을 통한 경제협력 등 사업을 시행한 것으로 보고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검찰 관계자는 “대북송금은 방북이라는 정치적 목적을 위한 일련의 행위이고 경기도지사 명의로 북한에 초청 요청 공문도 4차례 보냈다”며 “이 대표 본인은 김성태 전 회장과 2차례 통화를 ‘기억 안 난다’고 하나 참석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통화는 당연하고 모친상 때 (측근을 보내) 상호 조문도 했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선고된 이 전 부지사에 대한 판결문이 이 대표를 대북 송금 사건으로 기소하는 결정적 증거가 됐다는 것이 검찰의 입장이다. 이 전 부지사 사건을 심리한 1심 재판부는 “김성태 전 회장과 이 전 부지사의 공동 피고인인 방용철 부회장의 진술이 일관되고 본인이 직접 경험한 것이 아니라면 알기 어려울 정도로 구체적”이라며 이 대표와 김 전 회장이 두 차례 통화했다는 검찰의 주장 등을 모두 인정했다.


검찰 “북에 경기지사 명의 공문 4번”

검찰도 이 대표가 쌍방울의 대북 송금 과정을 이 전 부지사로부터 수시로 보고받고 충분히 인지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쌍방울그룹이 제3자(북한)에 송금한 건 사실상 이 대표에게 건네는 뇌물이라고 보고 ‘제3자 뇌물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방북비용 대납 등에 대해 이 대표가 보고를 받아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2019년 12월 국회의원 출마를 위해 평화부지사 사퇴를 앞둔 이 전 부지사가 이 대표에게 “이미 보고드린 바와 같이 김성태 회장이 대북사업을 하면서 지사님 방북도 같이 추진하고 있는데, 북한과 계약도 체결하고 돈도 100만~200만 달러를 보내는 등 일이 잘되는 것 같다”는 취지로 보고했다는 것이다. 이에 이 대표도 “고생했다”고 말했다는 내용 등이 지난해 9월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청구서에 담겨 있다.

공익제보자 조명현씨가 폭로한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도 검찰이 수사 중이라 추가 기소 가능성도 거론된다. 수원지검은 이 대표가 배우자인 김혜경씨와 배모 전 경기도청 총무과 직원이 개인 음식값 등에 법인카드를 유용한 데 개입한 혐의(업무상 배임 혐의)로 수사 중이다. 김씨의 수행비서 역할을 한 배씨를 공무원으로 채용한 것과 관련해선 국고 손실 혐의도 들여다보고 있다. 이 대표가 대통령 경선과 경기지사 선거 당시 쌍방울과 KH그룹 임직원 등 명의로 ‘쪼개기 후원’을 받았다는 의혹도 남아 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검찰이 자신을 추가 기소한 데 대해 “검찰의 창작 수준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사건이 얼마나 엉터리인지는 우리 국민들께서 조금만 살펴봐도 쉽게 알 수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럴 힘이 있으면 어려운 민생을 챙기고 안보와 경제를 챙기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 이 대표는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과 통화를 했다는 의혹에 대한 질문에는 “말 같지 않다”고 반박했다.

최모란·손성배 기자 choi.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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