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스타] 짜릿한 '대타 스퀴즈'...문현빈 "사인에 긴장, 성공하니 안도의 웃음"
"성공하니 그냥 안도의 웃음만 났습니다. 세리머니도 안타가 된 걸 확인하고서야 했어요."
문현빈(20)이 한화 이글스의 해결사가 됐다. 그런데 강력한 한 방이 아닌 스퀴즈 번트, 그것도 대타로 나서서 성공시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문현빈은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 맞대결 9회 1사 1·3루 상황에 대타로 나와 1타점 번트안타를 기록했다. 그의 1타점으로 동점 균형을 깬 한화는 4-3으로 승리, 주중 두산과 위닝 시리즈를 확보했다.
쉽지 않은 임무였다. 차라리 강공을 시도하는 게 편할 수 있었다. 한 점도 주면 안 되는 두산 내야진이 그를 경계하고 있었는데, 문현빈이 그 임무를 해냈다. 절묘하게 대낸 번트 타구가 내야에 갇혔고, 두산 왼손 필승조 이병헌이 이를 잡아 처리하고자 했으나 이미 늦은 후였다. 3루 주자 하주석이 재빨리 홈을 밟았고, 문현빈 본인도 1루에서 살아남았다.
경기 후 만난 문현빈은 당시 상황에 대해 "대타로 나가 파울(2구)을 치기 전까지는 그냥 히팅 사인이 나왔다. 가볍게 치려고 생각했다. 그런데 갑자기 스퀴즈 번트 사인이 나와 많이 긴장은 됐다"며 "아무래도 강공보단 조금 더 어렵고, 한 번에 성공시켜야 하는 작전이라 그렇게 느낀 것 같다"고 떠올렸다.
명장면의 주인공이 된 소감이 의외였다. 문현빈은 "그냥 작전이 성공해 안도의 웃음이 나왔다"고 했다. 1루에 나가 한화 특유의 독수리 세리머니도 했지만, 그 역시 "팀 세리머니라 했는데, 안타가 되면 한다. 안타가 되는지를 보고 있다가 그때에야 했다"고 전했다. 스퀴즈 번트의 비결도 간단하다. 그는 "코치님 말씀을 잘 듣고, 연습도 열심히 해서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이날을 포함해 문현빈은 올 시즌 대타 성적이 유독 좋다. 시즌 타율 0.255에 비해 대타 타율이 0.385(13타수 5안타)에 이른다. 문현빈은 "대타로 나왔을 때는 결과보다는 투수의 타이밍에 집중한다. 그러니 상대 투수에 더 몰입할 수 있고, 잡생각도 없어지는 것 같다. 그래서 좀 더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했다.
2004년생인 문현빈에게 2004년부터 프로 감독을 맡아온 김경문 감독은 어떤 느낌일까. 카를로스 수베로 전 감독, 최원호 전 감독과 함께 프로 생활을 시작했던 문현빈에게 김 감독은 처음 만나 본 백전노장이다.
문현빈은 "카리스마 있고 멋진 분"이라며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시고, 덕담도 계속 전해주신다. 경기 전이나 훈련 때도 '오늘 나갈 거니 계속 준비하고 있어라' '언제든 나갈 상황이 오면 나갈 수 있다'며 용기를 주신다"고 전했다.
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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