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5월 CPI 상승률 둔화에 강세…FOMC 앞두고 국채 금리 급락

뉴욕=권해영 2024. 6. 12.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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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I·근원CPI 상승률 모두 '예상 하회'
휘발유 가격 하락이 CPI 둔화에 기여
9월 피벗 전망 확산…국채 금리 10bp ↓
FOMC 통화정책 결정문·점도표 영향 주목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12일(현지시간) 장초반 일제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5시간여 앞두고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둔화세가 확인되면서 인플레이션이 잡히고 있다는 낙관론이 확산됐다. 미국 국채 금리는 10bp 넘게 급락세다. 시장은 약 4시간 후 공개될 FOMC 통화정책 결정문과 금리 전망에 CPI 지표가 어떤 영향을 줄 지 주목하고 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오전 9시33분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68% 상승한 3만9010.21을 기록 중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0.85% 오른 5421.13,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2% 뛴 1만7552.35에 거래되고 있다.

종목별로는 금융주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2.51% 오르는 중이다. 인플레이션 둔화로 금리 인하 기대감이 번지며 기술주도 일제히 상승세다. 엔비디아는 1.5%, 브로드컴은 2.69% 오르고 있다. 오라클은 시장 예상을 하회하는 실적에도 구글, 오픈AI와 클라우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12% 급등세다. 전날 역대 최고가를 쓴 애플은 이날도 1.25% 뛰고 있다. 애플은 AI 서비스 '애플 인텔리전스'가 아이폰 교체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소식에 전날 7.26% 급등, 엔비디아를 제치고 시가총액 2위 자리를 탈환했다.

이날 오전 공개된 5월 CPI 지표는 인플레이션 하락에 진전이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미국 노동부는 5월 CPI가 전년 대비 3.3%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전망치(3.4%)와 전월(3.4%) 수치 모두 하회하는 수준이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로 전망치(0.1%), 전월(0.3%) 수치 둘 다 밑돌았다. Fed가 가장 눈여겨보는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3.4% 올랐다. 전년 대비 상승률은 두 달 연속 2021년 4월 이후 약 3년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시장 예상치(각각 0.3%, 3.5%)와 전월(0.3%, 3.6%) 수치 모두 밑돌면서 인플레이션 둔화 시그널을 줬다. 근원 CPI는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료품을 제외해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준다. 주거비·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서비스 물가를 나타내는 슈퍼코어 인플레이션은 전월 대비 0.04% 하락해 2021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했다.

에너지 가격이 내리면서 CPI 상승률 하락에 기여했다. 휘발유 가격은 전월 대비 3.6% 내렸다. 전월에는 2.8% 상승했었다. 이로써 전체 에너지 가격은 4월 1.1% 상승에서 지난달 2% 하락으로 돌아섰다. 항공요금, 신차, 통신, 의류 가격도 내렸다. 반면 CPI 상승의 주요 원인인 주거비는 전월 대비 0.4% 올라 4월 상승폭(0.4%)을 유지했다. 의료, 중고차·트럭, 교육 비용은 상승했다.

지난달 CPI와 근원 CPI 상승세가 예상을 넘어서는 속도로 둔화되면서 시장에는 9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빠르게 번지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Fed가 9월 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내릴 가능성을 70% 가량 반영 중이다. 전날만 해도 52%대였는데 하루 만에 9월 인하 가능성이 급등했다.

국채 금리도 급락세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거래일 보다 13bp(1bp=0.01%포인트) 내린 4.69%선을 기록 중이다. 글로벌 채권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10bp 하락한 4.29%에 거래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투자자들은 이날 오후 열리는 올해 네 번째 FOMC 정례회의에 시선을 모으고 있다. 인플레이션 둔화 시그널이 통화정책 결정문과 금리 인하 전망을 담은 점도표에 어떤 영향을 줄 지 주목된다. Fed는 이날 FOMC 회의 직후 기준금리를 5.25~5.5%로 7연속 동결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관건은 점도표 수정이다. Fed는 지난 3월 점도표에서 올해 금리를 0.25%포인트씩 3회 인하할 것이란 기존 전망(지난해 12월)을 유지했는데, 이번 회의에서는 금리 인하 전망 횟수를 2회 이하로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야누스 헨더슨 인베스터스의 애쉬윈 알랑카르 글로벌 자산 배분 책임자는 "이날 CPI 지표는 Fed가 올해 말 예방적 금리 인하 방향으로 선회하도록 해 경기침체를 막을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제유가는 올해 하반기 재고 감소 우려에 상승세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0.96달러(1.2%) 오른 배럴당 78.86달러,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0.88달러(1.1%) 상승한 82.8달러에 거래중이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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