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부친, 26년 전 "딸 골프 시킨 이유? '돈' 될 거라 생각"
골프 선수 출신 감독 박세리가 이사장으로 있는 박세리희망재단이 그의 부친 박준철씨를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고소한 가운데, 과거 박씨의 인터뷰가 재조명 되고 있다.
지난 11일, 박세리희망재단은 박세리의 아버지 박준철씨를 사문서위조 및 사문사위조 행사 혐의로 고소했다. 사건을 수사하던 대전유성경찰서는 지난달 박 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대전 유성구에서 국제골프스쿨을 운영하는 박 씨는 충남태안과 전북 군산 새만금 지역에 국제골프스쿨 설립을 추진해 왔고, 이 과정에서 박세리희망재단의 도장을 위조해 사업참가의향서 등에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재단은 “모든 의사 결정은 등기이사회의를 거쳐 진행되고 있고, 박세리는 재단 이사회의 수많은 이사 중 한 명일뿐”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재단 관계자는 “박세리 개인이 고소한 게 아니고 재단 이사회를 통해 고소한 것으로, 부녀 갈등이라고 하는 건 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해당 소식이 알려지자, 부친 박씨가 26년 전 중앙일보와 했던 인터뷰가 눈길을 끌고 있다.
부친 박씨는 1998년 5월 박세리가 맥도널드 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이후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하고 많은 운동 중에 딸에게 골프시킨 이유’에 대해 “막연하게나마 ‘돈’이 될 거라 생각에서였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어려울수록 최고가 되면 돌아오는 것도 많지 않겠나 싶어서 오기로 시작했는데 세리가 잘 따라줬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세리는 2009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돈 관리’에 대해 “미국에서는 제가 회사에 맡겨 관리하고, 한국에서는 부모님이 하신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님께서 (투자)하시는 걸 이러쿵저러쿵 말하고 싶지 않다"며 "항상 뒤에서 저를 많이 도와주셨고 힘들 때마다 힘을 주셨다. 부모님께서 좋아하는 거면 뭐든지 하셔야 한다”고 효심을 드러냈다.
이후 박세리는 지난 2013년, SBS ‘힐링캠프’를 통해 아버지의 빚을 갚는 데 자신의 골프 상금을 사용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박세리는 “은퇴 전까지 미국에서만 (상금으로) 126억원 정도 벌었다. 상금만 그 정도였고 추가적인 비용까지 모두 합치면 (수입이) 500억원 정도는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버지한테 ‘저 골프 해야겠다’고 해서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근데 그 찰나에 아버지가 하시던 사업이 갑자기 안 좋아지셨다”며 “부모님 입장에서는 자식 성공에 있어서 누구보다 뒷받침해 주고 싶지 않나. 그래서 (힘든 형편을) 말씀 안 하시더라”라고 털어놨다.
계속된 사업 부진에 박 씨는 골퍼를 꿈꾸는 딸이 훈련받을 수 있게 돈을 빌리기도 했다.
박세리는 “저도 원래 빚지고는 못 사는 성격이다. 첫 프로 데뷔 후 상금 받는 족족, 빨리빨리 빚 청산했으면 좋겠다 싶어서 부모님께 줬다”며 “빚 가진 게 더 싫었다. (돈은) 없어도 된다. (현재 빚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금과 모든 계약금을 다 부모님께 드리는 이유가, 남한테 아쉬운 소리 하면서 저를 골프 시켰으니까 미련이 없는 거다. 저는 다 드렸다”고 덧붙였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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