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가 엔비디아 칩 맞먹는다?…中업계 "AI칩 특정성능 비슷"
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인 중국의 화웨이(華爲)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반도체의 특정 성능이 업계 선두인 미국 엔비디아의 AI 반도체에 필적할 것이란 대만 언론의 보도가 12일 나왔다.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첨단 AI 반도체의 수출을 철저히 통제하는 상황에서 중국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와 바이두 등이 화웨이 제품을 구매하면 엔비디아의 중국 시장 점유율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가 오는 9월 출시할 업그레이드판 AI 반도체인 성텅(昇騰, Ascend) 910C는 7㎚(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을 채택해 특정 기능에서 엔비디아의 AI용 그래픽연산장치(GPU) 모델인 H200과 필적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와 관련, 11일 중국 반도체 전문지 신즈쉰(芯智訊)은 "화웨이의 성텅910C는 엔비디아의 H200에 가까운 컴퓨팅 성능을 달성했다"며 "특히 부호가 있는 8비트 정수(INT8) 컴퓨팅 성능에서 H200에 접근하는 기술 돌파를 이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고속 상호 접속 기술 측면에선 화웨이의 캐시일관성시스템(HCCS)이 엔비디아의 NV링크와 격차가 존재하지만 기술 혁신과 소재 개발을 통해 차이를 줄이고 있다"고 했다.
성텅910C는 선진적인 2.5D 패키징 기술과 캐시 메모리를 사용해 기계 내 상호 연결 성능 역시 더욱 향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즈쉰은 "생산 능력에서도 화웨이가 세계 시장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파트너사와 협력을 통해 910C의 충분한 생산 능력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화웨이는 올해 910B 40만 대와 910C 수만 대를 출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2025년엔 910C 출하량이 30만대 안팎이 될 것이란 추산이다.
가격에서도 910C 카드 한 장의 가격이 약 20만 위안(약 3800만원)으로 엔비디아 H200보다 가격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 AI 반도체의 성능은 지난 7~9일 중국 난징(南京)에서 개최된 2024 세계 반도체대회에서 공개됐다. 당시 왕타오(汪濤) 화웨이 상무이사 겸 ICT 기초설비업무 관리위원회 주임은 "화웨이의 성텅 910B 칩의 효율성이 엔비디아 기존 모델인 A100의 80%에 도달했으며 특정 테스트 성능에서는 A100을 20% 능가했다"고 발표했다.
엔비디아는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에 따라 매출의 17%를 차지하는 중국 시장을 위해 3가지 전용 반도체를 준비했다. 그 가운데 H20 모델은 화웨이의 성텅 910B 칩보다 10% 이상 저렴하게 책정해 이미 가격 전쟁에 들어갔다.
한편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일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강연에서 "H200 칩의 아키텍처 기반인 ‘호퍼’의 다음 버전인 코드명 ‘블랙웰’ 제품을 올해 하반기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2026부터년 공급할 코드명 ‘루빈’까지 공개하며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강조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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