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낮춘 테슬라, 나홀로 '캐즘 프리'...현대차·기아 전략은
전기차 판매가 둔화한 가운데 테슬라의 국내 판매량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의 공격적인 할인 마케팅 효과다. 현대차·기아는 EV3 등 보급형 전기차를 출시해 대응에 나섰다.
1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5월 국내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총 5만15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기간 테슬라 전기차만큼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고공 행진을 이어갔다. 올해 1~5월까지 테슬라는 총 1만2087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전년 같은 기간 판매량(1840대)보다 6.6배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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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인 차이나’ 테슬라
테슬라의 인기 비결은 기존 모델 대비 확 저렴해진 가격이다. 테슬라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모델Y와 모델3를 모두 중국에서 생산해 차량 가격을 크게 내렸다.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도 중국산 LFP(리튬·인산·철) 배터리가 탑재된다. 기존 모델보다 1회 충전시 주행가능 거리는 짧아졌지만, 차량 가격이 저렴해지면서 판매 증대엔 도움이 됐다.
테슬라는 지난 2월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개편한 이후 차량 가격을 200만원 정도 인하했다. 에너지 밀도가 낮고 자원순환성도 떨어지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 대한 정부 보조금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테슬라 모델Y 후륜구동(RWD)의 경우 지난해 500만원 대였던 보조금이 올해는 200만원 이하로 급감했다. 이에 테슬라는 기존 5699만원이던 모델Y 가격을 내려, 정부 보조금을 전액 수령할 수 있는 조건 ‘판매가 5500만원 이하’에 맞췄다.
이런 전략에 힘입어 3월에만 모델Y는 5934대가 팔리며 수입차 판매량 1위에 올랐다. 지난달에는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를 거쳐 출시된 모델3(판매량 3542대)가 인기를 끌었다. 배터리를 LFP로 교체해 RWD의 경우 보조금을 적용하면 4000만원 후반대에 구매할 수 있어, 구형 모델 대비 최대 800만원 가량 싸졌다. 재고 부족으로 판매가 중단됐던 모델Y도 이달부터 출고가 재개됐다.
기아 EV3로 맞불…미국선 대형 EV9 인기
테슬라의 공세에 현대차·기아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기아는 이달 EV3는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선보였다. EV3 판매 가격은 4208만~5108만원으로, 전기차 보조금 및 친환경차 세제 혜택 등을 고려하면 3000만원 초·중반대에서 구매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는 정부 인증이 완료될 7월 중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EV3는 저렴한 가격대에도 주행거리가 500㎞에 달하는 점을 내세워 대중 시장을 노릴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중국의 저가 공세를 관세 등으로 막고 있는 미국 시장에서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기아의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1∼5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이 기간 미국에서 판매된 전기차(승용) 43만7246대 가운데 11.2%(4만8838대)가 현대차·기아 전기차였다. 적절한 인센티브 정책과 신차 출시 효과가 약진을 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말 출시된 기아의 대형 SUV EV9은 지난달까지 국내에서 1112대 판매에 그쳤으나, 같은 기간 미국에선 7766대가 팔리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박영우 기자 novemb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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