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엔 너야"…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붙은 살인예고?

엘리베이터에 붙은 층간 흡연 경고 게시물
"살해 협박" vs "오죽했으면"

"다음엔 너야"

한 아파트 입주민이 엘리베이터에 층간 흡연에 대한 섬찟한 경고문을 게시한 사진이 온라인에 공개돼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층간 흡연 문제로 고통 받던 한 주민이 엘리베이터에 게시한 경고문 [사진출처= 온라인커뮤니티 갈무리]

12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붙은 살인 예고'라는 제목으로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 내부에 게시된 A4용지 인쇄물 사진이 공유됐다. 해당 게시물에는 '살인 부른 담배 연기, 이웃 1명 숨져'라는 제목으로 담배 연기로 인한 이웃 간 갈등이 결국 살인으로 번졌다는 내용의 기사와 함께 하단에 '다음엔 너야'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이는 게시물 작성자가 이웃의 담배 연기로 고통받고 있는 현실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메시지로 해석된다.

실제 인쇄물에 첨부된 기사는 지난 2022년 6월 발생한 사건이다. 당시 한 아파트 1층에 거주하던 남성 A씨는 3층에 거주하는 주민이 1층에 내려와 피운 담배 연기가 집 안으로 들어왔다는 이유로 자주 다툼을 벌이다 3층 주민에게 흉기를 휘둘렀고, 공격당한 주민은 결국 숨졌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일부는 "요즘 세상이 흉흉해서 농담 같지 않네" "경찰에 신고하면 살해 협박이다" "무서운 걸 넘어 살벌하기까지 하다" "CCTV 돌려서 당장 잡아라" 등 우려하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오죽했으면 저럴까" "솔직히 심정이 이해가 간다" "저런 말까지 나오면 좀 멈출 줄 알아야 한다" 등 협박성 메시지를 적은 주민을 이해한다는 반응도 있었다.

층간 흡연은 층간 소음과 함께 이웃 간 갈등을 일으키는 주요 요인 중 하나다. 국토교통부의 '연도별 층간소음·층간 흡연 민원 현황' 자료를 보면 2022년 층간 흡연으로 접수된 민원은 3만5148건에 달한다. 이는 2020년 2만9291건에 비해 약 20%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피해 신고의 증가에도 이를 법적으로 제재할 만한 명확한 근거가 없어 크고 작은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공동주택관리법은 '공동주택의 입주자는 발코니, 화장실 등 세대 내에서의 흡연으로 인해 다른 입주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간접흡연으로 피해를 본 입주자가 관리사무소 등 관리주체에 이를 알리면 관리주체는 흡연 입주민에게 흡연을 중단하도록 권고할 수 있다. 하지만 관리 주체가 입주자의 흡연을 중단시킬 권한은 없기 때문에 안내방송이나 안내문으로 경고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