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빈자리에 이웃 향한 사랑이 채워지네요”…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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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옥(69)씨는 2009년 겨울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김씨는 출석 교회에서 진행된 생명나눔예배를 통해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참여했던 남편의 뜻을 이뤄줬지만, 남편과 사별로 인한 상실의 아픔은 그를 오랫동안 힘들게 했다.
김씨는 "남편의 빈자리가 아직도 크게 느껴지지만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생명나눔이 얼마나 값진 일인지 깨닫게 됐다"며 "고귀한 사랑을 남긴 남편의 빈자리에 어려운 이웃을 향한 사랑을 채우고 싶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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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유가족 상담 필요성도 제기돼
김경옥(69)씨는 2009년 겨울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누구보다 다정했던 남편이 갑자기 앞이 안 보인다며 극심한 두통을 호소하다 쓰러졌기 때문이다.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남편은 결국 깨어나지 못하고 이듬해 1월 뇌사 판정을 받았다. 그는 5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김씨는 출석 교회에서 진행된 생명나눔예배를 통해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참여했던 남편의 뜻을 이뤄줬지만, 남편과 사별로 인한 상실의 아픔은 그를 오랫동안 힘들게 했다.
김씨는 “남편의 빈자리가 아직도 크게 느껴지지만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생명나눔이 얼마나 값진 일인지 깨닫게 됐다”며 “고귀한 사랑을 남긴 남편의 빈자리에 어려운 이웃을 향한 사랑을 채우고 싶다”고 고백했다.
12일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사장 박진탁 목사)에 따르면 지난달 9일부터 4주간 서울 서대문구 본부에서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인 도너패밀리를 대상으로 ‘제3회 도너패밀리 심리지원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도너패밀리의 정서 회복과 심리 지원을 위해 지난해 7월 처음 시작한 프로그램은 본부가 서울시 지원을 바탕으로 한국대학생선교회(CCC·대표 박성민 목사) 순상담센터와 공동 개발했다.
프로그램을 통해 도너패밀리는 자신의 슬픔을 온전히 마주하고 같은 아픔을 경험한 구성원들과 사별의 감정을 솔직히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또 고인에게 차려주고 싶은 밥상을 직접 준비해보기도 하고 서로를 위해 기도하는 프로그램 등도 마련됐다.
18년전 처남을 불의의 사고로 떠나보낸 염동호(66)씨는 상담 후 심리적으로 크게 회복됐다고 했다. 염씨는 “가족을 떠나보낸 후 아내와 오랫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후 마음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됐다”며 “다른 참가자들과 깊은 대화를 통해 닫아뒀던 마음의 문을 열 수 있었고 그 과정에 얻는 위로가 힘이 됐다. 추가로 심리상담을 받을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심리지원 프로그램은 도너패밀리 뿐만 아니라 자살유가족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임에리 CCC순상담센터 강사는 “지난 4주 동안 심리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과거의 고통스러운 감정을 쏟아내고 생명나눔의 자긍심을 되새긴 도너패밀리가 편안한 마음으로 일상을 살아가길 기대한다”며 “유가족이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자살유가족 또는 불의의 사고로 소중한 이를 위한 상담도 확대해나갈 필요성이 있다”고 전했다.
유경진 기자 yk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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