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초유 '을질 징계조례', 충남도의회 상임위 통과
[교육언론창 윤근혁]
▲ 충남도의회 교육위가 최근 회의를 열었다. ©충남도의회 |
ⓒ 교육언론창 |
국회 교육위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충남지부는 "을질 징계조례 제정은 교직원 '입틀막'(입 틀어막기) 행위"라면서 강하게 규탄하고 나섰다.
오히려 국민의힘 도의원들이 문제제기... 민주당은?
12일 오전, 충남도의회 교육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을질 징계조례안을 상정해 무투표로 통과시켰다. 국민의힘 도의원들은 물론 민주당 도의원까지 모두 동의해 만장일치로 처리한 것.
<굿모닝충청> 보도에 따르면 이날 교육위에서 조례안에 문제를 삼은 도의원은 오히려 국민의힘 소속이었다.
신순옥 국민의힘 도의원은 "조례안에 '을질'이 포함돼 있는데 갑질과 을질을 대등하게 놓고 볼 수 없다"라고 이의를 제기했다. 역시 같은 당 박미옥 도의원도 "5개 단체가 우려를 하고 있다. 갑질·을질이란 용어에 대한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편삼범 국민의힘 도의원(교육위원장)이 대표 발의한 조례안인데도 같은 당 의원들이 나서서 문제를 제기한 것. 이 조례안에 발의자로 이름을 올린 도의원 37명의 소속 정당은 국민의힘 27명, 민주당 8명, 무소속 2명이었다. 민주당 도의원이 모두 14명이란 점에 비춰봤을 때 민주당 소속 도의원 과반이 발의에 동의한 것이다.
▲ 충남교육청 '을질조례안' 조항. |
ⓒ 충남교육청 |
이 같은 행위에 대해 민주당 중앙당 관계자는 교육언론[창]에 "충남도의회 민주당 도의원들이 이해할 수 없는 행위를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앞으로 적절한 조치를 해나가야 할 듯하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민주당 중앙당은 을지로위원회를 만들어 '을들의 외침에 응답'하는 활동을 해왔다.
충남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언론[창]에 "(부대의견을 작성하고 있지만) 원안에 동의하는 입장에는 바뀐 것이 없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특별한 일이 없는 한 6월 24일 본회의에서도 최종 통과될 가능성이 커졌다.
국회 교육위 백승아 민주당 의원은 교육언론[창]에 "아직도 학교현장에서는 교장의 갑질로 '입틀막' 당하는 교직원들이 비일비재하다"면서 "교권이 바닥에 떨어져 있는 가운데 교사들은 공포에 떨고 있다. 이런 교사들을 겨냥한 을질 징계조례안을 만들다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학교현장의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을질 징계조례안은 갑질의 또 다른 말"이라고 우려했다.
김재일 전교조 충남지부 사무처장은 교육언론[창]에 "을질 조례를 제정하는 것은 교사들에 대한 '입틀막' 행위"라면서 "교육위 통과를 강력 규탄한다. 이 조례는 학교 현장을 비민주적으로 만들 우려가 깊어 다른 교육단체들과 연대해 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을질' 들어간 조례, 광역자치단체에서 사상초유
한편, 교육언론[창]이 국가법령정보센터를 통해 조례와 규칙 등 현행 자치법규 14만5221건을 찾아본 결과, 조례 이름에 '을질'이란 말이 들어간 것은 단 3건이었다. 그나마 전남 곡성군의회, 전북 남원시의회, 대구 달성군의회 조례인데 모두 광역이 아닌 기초자치단체 차원에서 제정한 것이었다. 제정 시기 또한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인 2023년 12월 이후였다.
이에 따라 충남도의회가 '충남도교육청 을질 징계조례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킬 경우 전국 시도교육청은 물론 전국 광역자치단체 초유의 을질 징계조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을질 징계조례안을 발의한 충남도의원 명단이다.
▲국민의힘
편삼범, 홍성현, 신순옥, 정광섭, 윤희신, 박미옥, 주진하, 이상근, 안종혁, 박기영, 윤기형, 이종화, 이현숙, 김도훈, 방한일, 이용국, 김옥수, 유성재, 이재운, 김석곤, 김응규, 박정식, 고광철, 박정수, 이철수, 이연희, 김복만 등 27명
▲더불어민주당
오인환, 안장헌, 정병인, 이정우, 홍기후, 구형서, 김기서, 권익현 등 8명
▲무소속
지민규, 최광희 등 2명
[관련 기사]
교사가 교장에게 '을질'하면 징계? 해괴한 '을질조례안' https://omn.kr/290i3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교육전문언론 교육언론[창](www.educhang.co.kr)에서 제공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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