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바이든 휴전안에 "종전 전제" 고집...진땀나는 美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제안한 새 휴전안에 대해, 종전(영구 휴전)을 전제해야 한다는 기존의 뜻을 굽히지 않은 수정안을 제시했다. 이로 인해 휴전 협상이 이른 시일 내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이슬라믹 지하드'(PIJ)는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종전을 위한 협상 타결에 긍정적으로 임할 준비가 됐다"며 새로운 '3단계 휴전안'에 대한 답변을 중재국인 이집트·카타르에 전달했다고 알렸다. PIJ는 팔레스타인에서 하마스 다음으로 세력이 큰 무장단체로 하마스와 함께 이스라엘과 교전 중이다.
그러나 NYT에 따르면 이 수정안에는 '완전한 전쟁의 종식'과 '이스라엘군 철군' 등 그간 하마스가 주장해온 협상의 전제 조건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도 익명의 이스라엘 당국자를 인용해 "하마스가 주요하고 가장 의미 있는 요소들을 모두 변경했다"고 보도했다. 하마스가 사실상 새로운 휴전안을 거부한 것이다. 다만 수정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CNN은 "협상의 열쇠를 쥐고 있는 야히야 신와르 가자지구 지도자가 현재 하마스가 (이스라엘, 미국보다) 우위에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국내외에서 여러모로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 당장 휴전할 필요가 없으며, 그렇기에 '종전'을 지속해서 요구하고 있다는 뜻이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바이든 정부는 초조한 모습이다. 앞서 이날 이스라엘을 찾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 휴전안을 준수하겠다는 확약을 받았다"고 밝혔지만, 협상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마스가 휴전안 수용을 거부하기도 했지만, 네타냐후 총리 역시 '하마스 격퇴', '인질 전원 석방' 등의 기존 목표를 고집하고 있어서다. NYT는 "네타냐후는 종전이 포함된 합의를 받아들일 경우 연정에서 나가겠다는 극우 세력에 휘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이스라엘 협상단의 제안이라며 새로운 휴전안을 하마스 측에 건넨 바 있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인구 밀집지역에서 철수하고 6주 동안 휴전하며 일부 인질을 석방하는 1단계 ▶모든 생존 인질을 교환하고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하는 2단계 ▶가자지구 재건을 시작하는 3단계로 이뤄진 안이다.
협상에 진척이 없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의 갈등도 격화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 북부와 국경을 접한 레바논 남부에서 헤즈볼라 고위 사령관 탈렙 압둘라와 군인 3명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사망했다. 압둘라는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교전이 시작된 이후 사망한 헤즈볼라 인사 중 최고위급이다. WP는 "국경 지대에서 양측의 공습이 더 빈번해지는 것은 물론 강렬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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