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입문 1년도 안 됐는데 금메달...부산 초등생, 높이뛰기 비결은
“대회 때는 더 높이 뛸 수 있게 몸무게를 줄여 관리하는 게 힘들었어요.”
부산 연산초등학교에 다니는 6학년 정예림양은 12일 통화에서 “금메달을 따 기쁘고 후련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양은 육상에 입문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다. 대회를 겨냥해 운동에만 전념하는 이른바 ‘엘리트 학생 선수’도 아니다. 학업 전후 남는 시간을 이용해 많으면 하루 2시간 정도 주로 학교에서 훈련했다. 그런데도 지난 5월25일~28일 전남 목포에서 열린 제53회 전국소년체육대회 높이뛰기에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어 화제다.
‘선출’ 부모에 받은 재능, 선생님들이 알아봤다
정양의 키는 164㎝, 몸무게는 48㎏(대회 땐 46㎏으로 관리)으로 육상 활동에 좋은 신체 조건을 갖췄다. 운동 신경도 뛰어나다. 정양은 “젊었을 적 엄마는 아마추어 육상선수였다. 아빠는 185㎝이고 농구를 좋아한다”라며 “중학생 오빠도 작년까지 축구부 소속으로 활동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별히 운동 관련 학원에 다니거나 전문적으로 배운 적은 없다. 하지만 가족 모두 운동을 좋아해 함께 운동하는 환경”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정양 재능을 알아보고 교사들이 나섰다. 교사로 일하다 정년퇴임을 한 후 지난해 이 학교 체육 기간제 교사로 부임한 하상기씨는 “체육 활동을 하다 보니 예림이가 운동신경과 신체조건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고 육상을 권했다"고 말했다. 연산초 학생들에게 체육 활동을 지도하는 스포츠 강사 최윤형씨는 높이뛰기 훈련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줬다고 한다.
‘마의 140㎝’ 깨려 고교생 틈바구니서도 훈련
정양은 부산시교육청이 마련한 ‘방과 전’ 체육 활동(아침 운동 체인지·體仁智)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수업 시작 전 30분가량 학생들이 교내에서 운동하는 프로그램이다. 7명이 한 조를 짜 원반을 주고받는 플라잉디스크를 주로 한 정양은 “(플라잉디스크가) 순발력과 체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방과 후에는 교내에서 높이뛰기 훈련을 했다.
대회를 약 두 달 앞두고 정양은 ‘마의 140㎝’ 벽에 부딪혔다. 아무리 노력해도 140㎝ 높이를 뛰어넘을 수 없었다고 한다. 이에 학교 측이 수소문해 정양이 일주일에 1, 2회가량 부산체고에서 훈련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정양은 “도움닫기와 관련해 부산체고 정소희 선생님에게 받은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 도움닫기를 제대로 하니 더 높이 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고교생 언니 오빠들이 날듯이 높이 뛰는 모습에 큰 자극을 받았다. 함께 훈련받을 때도 귀찮게 여기지 않고 친절히 대해줬다”며 고마워했다.
이런 훈련 끝에 정양은 전국소년체전에서 145㎝를 뛰어넘으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좋은 결과를 내 기쁘다”고 소감을 밝힌 정양은 “친구들과 가족 등 주변에서 더 기뻐해 주는 듯해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본래 상담 선생이 되는 걸 꿈꿨다. ‘이러다 올림픽 나가는 거 아니냐’고 묻는 친구들도 있지만, 어려움 겪는 이들을 상담해주고 싶다는 꿈에는 변함이 없다”며 “다만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위해 운동에는 계속 관심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kim.minju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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