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생일 사흘 앞두고 ‘후원금 독려전’…“축하하고 기부금 내세요”

김형구 2024. 6. 12.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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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북쪽의 라파예트 광장 대로변에서 ‘TRUMP’가 새겨진 모자 등 이른바 ‘트럼프 굿즈’를 파는 노점상 주위로 손님들이 몰려들고 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북쪽의 라파예트 광장 대로변. 백악관을 찾는 관광객들로 늘 분주한 이곳에서 사흘 앞으로 다가온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생일(6월 14일)을 알리며 축하하는 노래가 울려퍼졌다. 스피커 옆에선 한 노점상이 임시 판매대를 두고 ‘TRUMP(트럼프)’, ‘워싱턴 DC’가 새겨진 모자와 같은 ‘트럼프 굿즈’를 팔았다.

몇몇 관광객들은 워싱턴 DC 여행을 기념하며 트럼프 굿즈를 구입하면서 만족감을 나타냈다. 초등학생 아들의 여름방학을 맞아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가족여행을 왔다는 리키 테일러는 “굿즈 판매 수익금 중 일부는 트럼프 선거 캠프로 들어가 선거운동을 돕는 데 쓰인다고 해서 기꺼이 값을 지불했다”며 “4년 동안 잘못된 길로 간 미국을 바로 세울 리더는 트럼프뿐”이라고 말했다.

사흘 앞으로 다가온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생일을 후원금 모금의 최적기로 보는 트럼프 캠프가 ‘생일 마케팅’에 막바지 총력전을 펴고 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 생일 며칠 전부터 공화당 지지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후원금 기부를 독려하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적극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트럼프의 생일(6월 14일)을 앞두고 지지자 등에게 보낸 단체 메일을 통해 생일 축하 메시지를 남겨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축하 메시지 입력 란을 클릭하면 트럼프 선거자금 모금 온라인 사이트인 ‘윈레드’(winred.com)로 연결돼 금액별로 후원금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사진 윈레드 홈페이지 캡처

트럼프 주니어는 이날 단체 이메일을 보내 “애국자 100만명의 트럼프 생일카드 메시지 보내기 운동이 단 3일 남았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생일을 오늘 꼭 축하해 주고 미국 국민들이 항상 트럼프와 함께할 것임을 알려달라”고 했다.

메일에 포함된 ‘축하 카드 보내기’를 클릭하면 트럼프 전 대통령 선거자금 모금을 위한 온라인 플랫폼 ‘윈레드’(winred.com)로 연결된다. 생일 축하 메시지를 남기는 칸 바로 밑에는 $20.24(약 2만7900원)에서 시작해 $47(약 6만4800원), $100(약 13만7800원), $250(약 34만4500원), $500(약 68만8900원), $1000(약 137만7800원), $3300(약 454만6700원) 등 금액별로 후원금을 선택할 수 있게 설계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도 트럼프 생일 마케팅에 한창이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지지자 등에게 단체 메일을 보내 “트럼프는 항상 미국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다”며 “그의 생일을 축하하는 데 동참해 달라”고 했다.

‘축하 메시지 입력’ 란에 메시지와 개인 정보를 입력하고 나면 역시 모금 플랫폼 ‘윈레드’로 접속된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한쪽에 놓고 그 반대편에 트럼프 전 대통령과 자신의 사진을 나란히 놓으며 두 사람씩 대비시킨 폼페이오 전 장관은 “당신은 어느 편에 서겠습니까. 강력한 리더십을 위해 기부하세요”라고 독려하는 글을 올렸다. 그 아래에는 $20(약 2만7600원)에서 시작해 최대 $500(약 68만8900원)에 이르는 금액별 기부금 액수를 선택할 수 있게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이 지지자 등에게 보낸 단체 메일을 통해 “트럼프의 생일을 축하하는 데 동참해 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메일 속 축하 메시지 입력 란을 완성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선거자금 모금 플랫폼 ‘윈레드’로 접속된다. 사진 윈레드 홈페이지 캡처


트럼프 “어떤 때 되면 생일 좋지 않게 돼”


전날 네바다 라스베이거스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유세 도중 지지자들이 단체로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다. 트럼프가 국경 봉쇄 공약에 대해 이야기하는 도중 한 여성이 “해피 버스데이 투 유”라고 외치자 잠시 후 객석에서 지지자들이 단체로 ‘해피 버스데이 투 유’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농담을 섞어가며 “별로 듣고 싶지 않다”고 했다가 노래가 계속되자 마칠 때까지 듣고 난 뒤 웃으면서 “고맙다. 하지만 여러분도 어떤 때가 되면 생일을 인정하고 싶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1946년 6월 14일생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흘 뒤면 만으로 세는 미국 나이로 78세가 된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생일 전날인 13일 워싱턴 DC를 방문해 공화당 전국상원위원회(NRSC)가 주최하는 콘퍼런스에 참석할 예정이다. 사실상 공화당 대선 후보로서 당 전체 상원의원과 공개적으로 회동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트럼프 추종자들이 일으킨 1ㆍ6 의사당 난입 사건에 트럼프의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고 트럼프의 고립주의 외교정책에도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 그와 껄끄러웠던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와도 조우하게 된다.

다만 매코널 원내대표는 지난 3월 대선 경선의 승부를 가른 ‘수퍼 화요일’ 직후 트럼프 지지 의사를 표명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추문 입막음 사건으로 유죄평결을 받자 “애초 기소 자체가 문제”라며 트럼프 편에 서는 등 둘 사이의 거리가 많이 좁혀졌다는 평이 나온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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