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석·김태호 PD도 ‘셀프캠’ 장착했지만…쉽지 않은 예능 ‘문법 파괴’ [D:방송 뷰]

장수정 2024. 6. 12.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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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와 유튜브 플랫폼을 ‘동시에’ 겨냥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편집 영상을 유튜브에 게재하거나 세계관을 활용한 스핀오프가 아닌, TV 버전과 유튜브 버전으로 양쪽을 동시 공략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노리는 것이다. 그러나 나영석 PD도, 김태호 PD도 양쪽 모두를 만족시키진 못하면서 플랫폼 간 뚜렷한 벽을 느끼게 했다.

현재 방송 중인 tvN ‘지락이의 뛰뛰빵빵’은 ‘뽕뿅 지구오락실’의 스핀오프 예능으로, 이은지와 미미, 이영지, 안유진이 짧지만 자유로운 국내 여행을 통해 힐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출연자들의 넘치는 에너지는 그대로지만, 5부작의 짧은 프로젝트로 기획이 된 만큼 한층 자유롭게 여행을 즐기며 편안한 재미를 선사 중이다. 다만 시청률은 2%대로, 3~4%대를 오가던 전 시즌보다는 아쉬운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tvN, ENA

그러나 유튜브 플랫폼에서는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TV 버전과 달리, 풀버전으로 공개돼 1시간이 넘는 긴 러닝타임을 자랑하지만 오히려 ‘길어서 좋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1시 30분 분량의 2회는 580만 조회수를 넘겼으며, 2시간 1분을 기록한 3회는 3일 전 공개됐지만 벌써 380만 조회수를 돌파하며 팬덤의 지지를 실감케 했다.

팬덤을 적극 겨냥하는 스핀오프 프로그램의 특성상, 방송에 미처 담기지 못 한 내용까지 모두 공개하는 ‘풀버전’이 더 뜨거운 반응은 얻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여기에 ‘지락이의 뛰뛰빵빵’의 기획의도를 생각하면, TV 플랫폼에서는 다소 아쉬운 결과를 낼 수밖에 없어 보인다.

‘뿅뿅 지구오락실’의 새 시즌을 빠르게 선보이기 힘든 상황 속, 출연자들과 팬들의 아쉬움을 채우기 위해 다소 ‘가볍게’ 기획된 프로젝트였다. 대신 멤버들이 면허를 따 직접 운전하고, 여행 콘셉트 및 계획까지도 주도적으로 계획하며 한층 편안한 분위기에서 여행을 즐기는 것이 목표였다. 특히 멤버들이 직접 셀프카메라를 들고 촬영는 것으로 기획해 유튜브 콘텐츠의 특성은 살리되, 더욱 가깝고 생동감 있게 그들의 일상을 들여다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었다.

다만 이후 tvN 편성이 확정되면서 제작진도 함께 촬영을 하기 시작했고, 이에 TV 버전에서는 ‘지락이의 뛰뛰빵빵’만의 장점이 오히려 빛을 보지 못하게 됐다. ‘가볍지만 차별화 된’ 내용을 선보이는 것에 초점이 맞춰진 스핀오프 프로그램이, TV 버전으로 확대되며 오히려 평범한 여행 예능이 된 셈이다.

김태호 PD도 곽튜브, 빠니보틀, 원지 등 인기 여행 유튜버들이 부루마불 게임처럼 주사위를 따라 여행지를 정하는 ‘지구마불 세계여행’을 통해 ENA 시청자와 유튜브 시청자들을 동시에 만났다. 출연진이 각 여행지에서 콘텐츠를 촬영하고, 콘텐츠 조회수가 제일 높은 한 명에게 우주여행을 상품으로 증정하는 내용으로 차별화를 꾀한 것이다. 유튜버들이 촬영한 콘텐츠는 유튜브로 공개하고, 스튜디오 MC들과 함께 영상을 보며 이야기하는 TV 버전은 ENA를 통해 공개하며 두 마리 토끼 모두를 노렸다.

그러나 여행 유튜버들에 대한 낮은 대중적인 인지도는 물론, ‘TV에서 보기엔 다소 심심한’ 구성으로 시즌1 당시에는 1%대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었다. 유튜브상에서는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이들의 영향력을 느끼게 햇지만, TV 플랫폼에서까지 영향력을 발휘하기엔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이에 김 PD는 연예인 게스트를 섭외해 함께 여행하고, 구성 또한 한층 다채롭게 업그레이드 해 시즌2로 돌아왔고, 2%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전 시즌보다는 나아진 모습을 보여줬다. 다만 오히려 시즌1 당시 빠니보틀, 곽튜브, 원지의 개성 넘치는 여행기에 만족하던 시청자들은 ‘지구마불 세계여행’ 시리즈만의 색깔이 무뎌졌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표하기도 했다.

유튜버를 섭외하고, 그들의 영상 문법을 가미하는 시도가 이어지지만, TV 플랫폼에 더 적합한 방식은 따로 있었던 셈이다. 결국 아직은 플랫폼 간의 뚜렷한 문법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을 두 프로그램이 보여준 것이다. 스타 PD의 신작을, 단순히 편성표 채우기식으로 옮겨오는 무난한 기획만으로는 시청자들을 사로잡기 힘들어진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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