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공주 보러 날아왔다" 죽순 먹방으로 중국팬 홀린 푸바오
“역시 러바오(樂寶)의 딸이야. 짱!”
12일 9시 39분(현지시간) 푸바오(福寶)가 야외 우리에 모습을 드러내자 중국 생중계 사이트에 올라온 현지 팬의 댓글이다.
고향인 한국 용인 에버랜드를 떠난 지 71일 만에 중국 쓰촨성 워룽 중화자이언트판다원(臥龍中華大熊猫苑)의 선수핑기지(神樹坪基地) 야외 방사장에 푸바오가 고개를 내밀자 취재진 사이에서는 환호가 터졌다.
선수핑기지 중심에 약 300㎡(91평) 면적으로 꾸며진 푸바오 전용 야외 방사장은 나무와 풀, 작은 연못이 어울린 정원 형태였다. 푸바오는 몰려든 취재진을 개의치 않는듯 통나무 판에 올라 미리 마련된 대나무 죽순을 먹었다.
푸바오를 맞는 중국의 열기는 뜨거웠다. 중국중앙방송(CC-TV)과 현지의 쓰촨위성방송을 비롯해 후난위성방송의 OTT 망고TV 등이 일제히 “푸바오가 왔어요”란 제목으로 첫 상견례 현장을 생중계했다.
“별에서 온 푸바오를 드디어 만났다”는 환영 댓글도 보였다.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한국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중국어 제목 ‘라이즈싱싱더니(來自星星的你)’을 본 딴 중국 네티즌의 재치 섞인 댓글이다. 중국 팬들은 푸공주(福公主), 푸보배(福寶寶) 등 다양한 별명으로 푸바오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이날 선수핑기지 정문에서 만난 야오 씨는 “푸바오를 보기 위해 항저우에서 쓰촨까지 날아왔다”며 “관람객이 몰릴 것 같아 아침 일찍 미리 왔다. 무척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장을 취재하던 저우이러 쓰촨성 인터넷 매체 기자는 “푸바오가 아삭아삭 대나무 씹는 소리가 인상적”이라며 “정말 귀엽고 행복해 보인다. 계속 한·중 양국 국민에게 행복을 선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푸바오는 미국에서 온 동갑내기 스타 판다와 같은 기지 식구가 됐다. 지난 2020년 8월 21일 미국 워싱턴 국립공원에서 태어나 7월 30일 태어난 푸바오보다 한 달 어린 수컷 샤오치지(小奇迹)가 주인공. 작은 기적이라는 뜻의 샤오치지는 지난해 11월 8일 부모 판다와 함께 이곳 선수핑기지로 반환된 뒤 12월 대중에게 공개됐다. 한국과 미국에서 태어난 판다 푸바오와 샤오치지가 서로 이웃이 된 셈이다.
전날 내외신 기자 인터뷰의 화제는 푸바오의 미래 신랑감이었다. 웨이룽핑(魏榮平) 판다센터 부주임은 “암컷 판다의 경우 보통 5~6살이 돼야 번식이 가능하다”면서 “푸바오는 아직 번식할 나이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절한 영양 공급과 쾌적한 생활 환경을 제공해 신체를 정상적으로 발달시키는 것이 우선”이라며 “가족 관계와 유전적 요인을 고려해 신랑감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당국은 극성팬으로 인한 불상사 방지에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판다 기지 측은 이미 비공개 구역에 무단 진입해 푸바오를 생중계하던 주모 씨와 각종 소란을 일으킨 쑨모·장모·양모 씨 등 네 명을 평생 판다센터 방문금지 명단에 올린 상태다. 관영 CC-TV도 이날 푸바오 관람시 큰 소리를 내지 말고, 사진 촬영 시 플래시를 켜지 말며, 물건이나 먹이를 던지지 말 것을 당부했다.
워룽=이도성 특파원,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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