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 대신 이곳, 뼈만 남은 곰 위한 수의사의 고민

김상목 2024. 6. 12.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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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예술영화 개봉신상 리뷰] <생츄어리>

[김상목 기자]

어릴 적 찾았던 동물원의 재발견, 연작의 1부라 할 <동물, 원>
 
▲ "생츄어리" 스틸 영화 스틸 이미지
ⓒ 시네마 달
 
우리는 대개 어릴 적 부모님 손에 이끌려, 혹은 학교 야외수업 일환으로 지역마다 소재한 동물원을 찾곤 했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자신이 부모가 되어 어린 자녀를 이끌고 다시 찾지 않는다면 대부분 그렇다. 왕민철 감독 역시 처음부터 동물권에 관심이 있거나 했던 건 아니라 한다. 우연히 동물원을 찾아 목격한 것들은 소년 시절엔 미처 포착하지 못했던 충격적인 내용으로 가득했다. 그런데 동물원과 그 공간에 수용된 무늬만 야생동물들의 문제는 칼로 무 자르듯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성격이란 점도 더불어 깨닫고 말았다. 그렇게 3년간 청주동물원을 오가며 그곳의 동물과 사람들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한다.

그 결과가 2019년 개봉한 다큐멘터리 <동물, 원>이다. 청주동물원은 국내에서 단 세 곳뿐인 '서식지 외 보전기관'으로 국내 동물원 중 공공성을 일정하게 견지하는 드문 공간이었고, 그곳에는 김정호 수의사를 비롯해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고민을 품은 관계자들이 있었다. 그 덕분에 감독은 동물원이라는 공간이 가진 한계와 함께 대안적 모색의 가능성까지 더불어 인지하며 영화를 제작할 수 있었다. 우리가 흔히 자연 다큐멘터리라 하면 떠올릴 이미지, 사진가가 위장과 매복을 통해 어떻게든 오랜 시간을 바쳐 뽑아내는 비교적 자연스러운 표정과 동작을 청주동물원에선 우호적인 관계자들의 도움으로 소화했기 때문이다. 특히 육식성 맹수들은 직접 시선을 교환하기 극히 어려운 존재들이기에 다큐멘터리 작가들이 중시하는 관계성은 (작가의 주제의식 전달 이전에 촬영 자체를 소화하는데) 핵심적 문제였다.

감독은 자신의 입장을 거의 언급하지 않고 촬영한 이미지와 편집을 통해 은유하는데 진력한다. 하지만 제목부터 작가의 태도는 티를 내지 않으면서도 확고하다. 우리가 익숙한 '동물원'인 줄 알았는데 '동물, 원'이다. 흥밋거리 오락의 무대라는 이미지가 짙은 '동물원' 대신에 '동물들이 존재하는' 장소, 조금 더 나아가면 '동물이 주인인' 장소로의 의미 전환인 셈이다. 그리고 본인이 공명하는 청주동물원 관계자들의 시각과 관점을 충실히 수록하는 것으로 발언을 대신한다. 그래서 인간 쪽 주인공이라 할 김정호 수의사(청주동물원 진료사육팀장)의 영화 속 의견과 활동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우리가 흔히 한두 번 방문하고 개방된 영역에서의 견문으로 선입견을 갖는 너머에 동물원의 진정한 실상과 고민이 <동물, 원> 속에는 가득히 들어차 있었다. TV 동물농장 부류의 흥미와 신파가 어우러진 동물 소개 프로그램과 주역인 동물들은 동일할지언정, 그들이 보여주는 풍경은 사뭇 다를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그저 흥미로만 접근하다 마는 동물원 식구들의 애환, 관계자들이 봉착한 오만가지 현안들이 들어차 있었다. 수백 평방킬로미터의 광활한 영역을 차지하던 자연 대신 비좁은 전시장에 가둬진 맹수들은 정신병을 앓아 동일한 행동을 반복하기 십상이고, 동물원 사람들은 협소한 공간에서 어떻게든 스트레스를 줄이고자 해먹을 달거나 캣타워처럼 공간을 입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애쓰고 있었다. 21세기 들어 서서히 보급되는 '행동풍부화' 노력이다. 동물원이 필요악이라도 일단 현재 머물고 있는 동물들의 권리 향상과 함께 야생으로 단기간에 방사하기 힘든 동물들을 보호하고 훈련하는 공간으로 과거의 어둠을 넘어서고자 하는 시도를 소개하는 작업으로 <동물, 원>은 완성되었다.

시리즈화된 감독의 작업, 그 2부가 된 <생츄어리> 속 풍경
 
▲ "생츄어리" 스틸 영화 스틸 이미지
ⓒ 시네마 달
 

동물복지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요 근래 소개된 개념으로 '생츄어리'가 있다. 직역하면 '성역'이다. '생츄어리'는 인간에게 적용되던 것을 동물에게 확장하는 시도다. 인간에 의해 야생에서 스스로의 생사를 결정하는 대신 지배되던 동물들에게 노후, 혹은 방사 이전까지 유예된 영역이기에 그 양상은 해당 동물의 성격에 따라 여러 갈래로 나눠지게 마련이다. 가장 익숙한 사례는 가축으로 분류되던 동물들이 인간의 산업적 용도에서 벗어나 수용되는 경우다. '고기'가 될 운명이었거나 유효한 역할을 다한 가축이 도살되지 않고 자연수명을 누릴 수 있는 유일한 경우인 셈이다. 그곳에서 닭은 6개월을 넘어 생존할 수 있고, 돼지 역시 나이든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야생을 경험한 적도 없고, 인위적 품종개량으로 가축의 삶 외에 다른 생존방식을 알지 못하는 동물에겐 사실상 유일한 대안이다. 이런 사육동물 생츄어리는 순식간에 다양한 결로 확장된 실험을 거친다. 동물원에서 '순치'되어 야성을 상실한 야생동물 역시 생츄어리가 희망일 수밖에 없다.

영화는 전작에 이어 청주동물원과 야생동물구조센터들과 그곳의 인간-동물 & 비인간-동물이 반갑게 복귀한다. 여기에 새로운 갈래가 추가된다. 생츄어리 논의에서 최근 활발하게 시도되는 사육곰을 위한 활동이다. 과거 정부시책에 따라 웅담 채집 등 상업성을 기대했지만 막상 야생동물보호협약 때문에 기대했던 경제적 효과를 상실하고만 데다, 동물권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처치 곤란'에 빠진 수백 마리의 아시아흑곰(반달곰)에게 생츄어리를 마련해주려는 시도다. 그에 따라 전작에 비해 주제를 풀어내는 방식이나 이야기 축이 두꺼워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도 10여 분 정도만 더 긴 분량이라는 점은 감독의 절제력이 대단하다할 수밖에 없겠다. 혹은 관객이 극장에서 극영화에 비해 생소해 하는 다큐멘터리에 대한 집중력 유지 차원에서 일정부분을 포기한 결과이기도 할 테다.

영화의 인간 쪽 주역이 2명으로 늘어났다. <동물, 원>에 등장했던 청주동물원 김정호 수의사에다 동료 수의사이자 사육곰 생츄어리를 모색하는 최태규 수의사가 가세했다. 둘 다 단순하게 직장이 아니라 '활동가' 정체성이 강한 이들이지만 약간의 지향점 위치가 다르다. 그래서 단순하게 <동물, 원> PART2가 아니라 확장된 시리즈 연작의 색채가 진하게 다가온다. 청주동물원에서 수십 년째 근속중인 김정호 수의사는 동물원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동물원에 요구되는 주변의 수요, 즉 전시효과를 보다 교육용도로 전환하고, 토종 야생동물의 보호와 자연 복귀를 위한 중간거점 기능을 확장하려는 것이다. 매년 전국 곳곳의 야생동물구조센터에 1만5천 마리의 동물이 구조되지만, 자연으로 돌아가기 힘든 2/3 넘는 개체가 결국 안락사 처리되는 상황에서 동물원이 그 작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고민이다.

최태규 수의사는 청주동물원의 고민과 자신의 지향에 접점이 있다고 판단해 합류한다. 동물의 권리에 대한 고민은 동물원 식구들과 통하지만, 아무래도 공공기관이다 보니 그 진행속도가 느리기에 결국 몇 년 후 동물원을 떠나는 선택을 내린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전국 곳곳의 사육곰 농장을 다니며 방치상태인 사육곰을 돌보고, 사육곰 생츄어리 건립을 위해 동분서주한다. 종종 미디어를 통해 사육곰 문제를 접하지만 본격적으로 해당 사안을 접할 기회는 드문 관객에게는 확실히 궁금증을 해소해줄 부분이다. 정부의 가축 사육권고에 따라 곰 사육에 도전했지만 부실한 제도와 행정 때문에 이도저도 못하는 진퇴양난 처지인 농장주들과 소통하면서 당장 곰들이 조금이라도 덜 고통을 당하도록 전국을 누빈다. 뼈만 남은 곰들에게 먹이를 주고 해먹을 달아 좁은 실내의 권태감을 약간이라도 줄여주려 한다. 농장을 매입해 사육곰 생츄어리를 만들고자 하는 시도는 예산 등 문제로 번번이 난관에 빠지고 내부 의견도 복잡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는다.

'안락사'라는 선택지 앞에 선 인간-동물의 고뇌
 
▲ "생츄어리" 스틸 영화 스틸 이미지
ⓒ 시네마 달
 
김정호 수의사는 여전히 바쁘다. 청주동물원은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모범사례이지만 조금씩 개선되는 것만으로 갈 길이 멀고, 새로운 단계의 과제가 속속 대두되기 때문이다. 동물원의 전시활동에도 변화를 준다. 스트레스를 덜 받게 하고자 CCTV로 간격을 두고 인간과 동물이 원하지 않는 대면 접촉을 축소하는 시도는 조금만 발상을 전환해도 작지 않은 효과를 낼 수 있음을 입증한다. 단일 개체만 수용 중인 경우 다른 동물원과 협조해 보내거나 받는 방법으로 외로움을 줄여준다. 시설 공사 때마다 약간이라도 공간을 확장하거나 동선을 보장하려는 노력은 구경만 해서는 절대 깨닫지 못하는 전문가들의 영역이다.

최태규 수의사가 지향점을 분명히 하고 생츄어리 건립에 집중하고자 동물원을 떠났지만, 협력은 계속된다. 청주동물원 역시 일정하게 생츄어리적 측면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이어간다. 이 동물원은 우리가 연상하는 일반적인 형태의 동물원과 야생동물 생츄어리 사이의 중간단계에 가까워 보일 정도다. 외래종의 경우엔 야생으로 복귀가 사실상 불가능하니 그들의 여생을 조금이나마 더 안온하게 보장하고, 토종 동물의 경우 방사를 고려한다. 하지만 인간이 원인이 되어 야생상태에서 생존하기 힘든 동물은 끝도 없이 들어온다. 어떤 경우엔 고의적으로 농약을 묻힌 먹이를 뿌려 떼죽음을 당하고, 고의는 아니지만 동물이 포착하기 힘든 시설물 설치 때문에 황당한 상황이 발생한다. 농수로에 갇힌 고라니를 구조하느라 인간들은 기를 쓰고 소리를 질러대며 뛰어다닌다. 한쪽에선 죽음을 조장하거나 방관하고, 다른 한쪽에선 어떻게든 살리려 악다구니를 쓰는 꼴이다.

덫에 걸려 날개를 다치거나 한쪽 발을 절단한 야생동물은 부지기수다. 여기에서 김정호 수의사를 비롯한 동물원의 인간-동물들은 딜레마에 빠진다. 모든 구조된 동물을 수용하고 관리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다고 멀쩡히 숨을 쉬고 주는 밥 잘 먹으며 인간과 시선을 교차하는 그들을 그저 행정적 애로 때문에 생명을 거두기란 동물에 대한 애정으로 이 일을 시작한 이들에겐 너무나 잔인한 노릇이다. 누군가는 오직 의학적 관점으로만 판단하려 하고, 다른 누군가는 일단 살리고 보자며 호소한다. 그나마 통합적인 대안으로 매뉴얼 가이드를 만들고자 시도해 보지만, 모두가 합의할 수 있는 기준이 금방 뚝딱 나올 리 만무하다. 그저 탁상공론의 문제가 아니다. 수의사와 사육사들은 심하면 태어날 때부터 노쇠할 때까지 돌봐온 가족 같은 동물들을 상대로 그런 판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일상적으로 노출된다. 정서적 부담이 막심하다. 차라리 사람이면 의사라도 확인할 수 있지 이건 그러지도 못하니 더 환장할 노릇인 것이다.

그런 윤리적 딜레마는 영화 내내 이어진다. 동물마다 상황이 다 다르다. 인간의 생사가 개별의 수많은 사례이듯 서로 다른 종의 야생동물들 역시 그렇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경험이 축적된 것과 달리 정보도 부족하고 사례도 턱없이 모자라다. 어쩌면 청주동물원과 구조센터 활동가들의 고통어린 결단이 미래의 매뉴얼이 될 판이다. 구조된 야생동물 뿐 아니라 병들고 쇠약해진 동물원 내 식구들도 고뇌에 빠지게 만드는 또 다른 축이다. 이렇게 계속 오래 살게 하는 게 진정으로 그들을 위한 일일까? 너무 인간 본위로 사고하는 건 아닐까? 하지만 그렇다고 조금만 아파도 안락사에 처하는 것 또한 인간 중심의 오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결국 정답이 나올 수 없는 문제이기에 오직 실존적으로 결심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생츄어리>는 <동물, 원>에 비해 두배 정도 무겁게 다가온다. 전작에선 비교적 긍정적인 사례와 함께 인간-동물과 비인간-동물의 유대관계가 희망적인 기운을 유지했지만, 큰 기조 면에선 다르지 않은데도 고민의 깊이가 현저히 추가되었기 때문이다.

동물원이 야생동물 보호구역이자 생츄어리로 전환되길 꿈꾸며
 
▲ "생츄어리" 스틸 영화 스틸 이미지
ⓒ 시네마 달
 
그렇게 영화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온전한 '피난처'를 꿈꾸는 이들이 감내해야 할 '빨간약' 선택의 고뇌를 전면화한다. 물론 그저 묵직한 화두만 던지는 건 아니다. 우리가 놓치고 살던 야생동물들의 다채로운 삶, 그리고 그들이 보여주는 경이로운 생명력이 이 영화를 공기처럼 감싸고 채워주기 때문이다. 사육곰 농장에서 불법으로 번식된 것으로 보이는 아기 곰들이 비좁은 감옥 같은 우리에서 구조되어 흙과 풀을 처음 만나 눈을 동그랗게 뜨는 순간, 서로 다른 종이지만 동물원이란 공간 내에서 합사되어 친구가 된 고라니와 무플론의 사연, 오랜 재활 끝에 마침내 방사가 다가온 맹금류, 수돗물이 아니라 그들의 친척들이 만끽할 바닷물 속에서 놀 수 있게 된 물범들의 이야기가 <생츄어리> 속에 실로 '버라이어티'하게 가득 넘쳐난다.

그런 와중에도 '야생동물'과 외형만 같은 '동물원-야생동물'들의 행태는 애틋함과 씁쓸함을 동시에 선사한다. 그들과 교류하는 청주동물원의 인간 식구들이 자아내는 풍경은 감동적이지만, 객관적으로 봐서는 인간-동물이 자행한 가장 잔인한 만행일지도 모른다. 사람이 손길을 내밀면 마치 개처럼 친근하게 대하는 여우 '김서방', 우리에서 나와 사육사와 산책하는 너구리 '클라라'의 모습은 너무나 난감한 노릇이다. 저들의 야성을 '순화'시켜버린 건 결국 그들의 운명을 끝까지 인간에게 종속시키는 처사에 불과하니 말이다. 게다가 엄연히 존재하는 동물원 내 야생동물들의 서열, 즉 판다나 하프물범, 북극곰이나 코끼리가 받는 대접과 비인기 동물들의 처지 차이도 숨기지 않고 언급된다. 오래 전부터 외롭게 지내는 하이에나는 아무리 청주동물원 측에서 노력해도 보낼 곳이 없다. 저렇게 사는 게 사는 걸까 한탄하는 관계자들의 탄식은 작은 보속일 테다. '푸바오'에만 열광하면 놓치고 말 지점인 셈이다.

영화가 끝날 때까지 전작에서 연결된 고민들, 새롭게 추가된 쟁점들은 해소되지 않는다. 아니 해소될 수 없다. 청주동물원과 야생동물구조센터, 동물복지 활동가들 분투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으로 많은 평범한 이들은 부지불식간에 비인간 동물들을 학대하는 데 동참하고 있으니 당연한 결과다. 동물의 권리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속도에 비해 자연환경 파괴로 인한 위협 수위가 더 가파르기 때문이다. 인간이 편의적으로 시골 곳곳에 설치한 콘크리트 잔뜩 바른 가파른 농수로는 야생동물, 특히 어린 개체에겐 죽기 전엔 탈출할 수 없는 수용소 나 다름없다. 탈출구를 찾지 못해 헤매는 어린 고라니가 문득 자신을 촬영하는 카메라를 돌아볼 때, 겁에 질린 눈으로 자신을 어떻게 할지 생사여탈권을 쥔 인간을 쳐다보는 어린 삵의 눈빛, 안락사 처리된 무수한 야생동물들의 유해가 보관된 컨테이너의 풍경은 <생츄어리>를 본 이들의 기억 한 구석에 오래도록 남아있을 테다.

영화 속 시간이 끝나고도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동물, 원>에서부터 청주동물원의 행동풍부화 모범사례이던 표범 '직지'가 숨을 거뒀다. 동물원에서 오랫동안 그를 지켜본 이들은 구석에 작은 위패를 마련해 추억을 남긴다. 그리고 적지 않은 매스컴에서 소개된, 10년 가까이 비좁은 실내 우리에만 갇혀 있던 20살 수사자 '바람'이 청주동물원으로 구조되어 큰 화제를 불러왔다. 내내 재활훈련에 매진하던 독수리는 곧 몽골 초원으로 방사될 예정이다. 물론 사육곰 생츄어리는 아직도 희망사항에 머물러 있지만, 영화 속에서 분투하던 인간-동물들의 활약과 모색은 현재 진행형이다.

<생츄어리>는 그들과 공감하고 연대하기 위한, 비인간-동물들의 슬픔에 연민하기 위한 체험학습의 장으로 힘을 보태려는 감독의 진심을 공유할 때 진가를 온전히 드러낼 테다. 가족이나 주변 지인들과 함께 감상하고 소감을 나누는 것으로 세상이 조금 더 나아질 수 있는 그런 영화다.

<작품정보>

생츄어리 Sanctuary
2024│한국│도시 야생동물 다큐멘터리
2024.06.12. 개봉│109분│12세 관람가
감독 왕민철
출연 범돌, 범순, 반순, 클라라, 김서방, 킹, 콩, 김정호, 최태규, 김봉균, 오예은
제작 케플러49, 시네마 달
배급 시네마 달

2023 20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 한국경쟁 부문 우수상/관객심사단상

2022 27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다큐멘터리 경쟁
2022 5회 서울동물영화제
2022 48회 서울독립영화제 페스티벌 초이스
2023 24회 제주여성영화제 올해의 특별시선 섹션
2023 7회 플래닛온국제환경영화제
2023 6회 오타와한국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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