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AI 전략 공개...“폴더블 최적화 AI” 삼성에 쏠린 시선

민단비 2024. 6. 12.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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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간) ‘애플 인텔리전스’ 발표
챗GPT 탑재했지만...“혁신 없다” 시장 냉랭
삼성전자 내달 언팩 행사서 AI 폴더블폰 공개
메일 앱의 최우선 메시지 기능은 받은 편지함 최상단에 새롭게 추가되는 섹션에서 가장 시급한 이메일을 표시해 준다. ⓒ애플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한 가운데 애플이 자체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하면서 하반기 AI폰 경쟁의 윤곽이 그려지고 있다. 이제는 삼성전자가 내달 공개하는 ‘폴더블에 최적화된 갤럭시 AI’에 시선이 모아진다.

1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서 열린 자체 연례행사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WWDC) 2024’에서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에 탑재할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했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기기 안에서 다양한 AI 기능을 지원한다. 메일, 메모, 서드파티(제3자) 앱 등 글을 쓸 수 있는 대부분의 앱에서 사용자가 쓴 글을 재작성·교정·요약해주며, 메일 앱에서는 최우선 메시지 기능을 통해 가장 임박한 일정에 해당하는 이메일을 표시해준다.

메모 및 전화 앱에서는 요약을 지원한다. 전화 앱의 경우 통화 중에 녹음을 시작하면 당사자 모두에게 자동으로 녹음 사실이 알려지고, 통화를 마치면 애플 인텔리전스가 요약본을 생성한다. 메시지를 비롯한 각종 앱에서 제공하는 ‘이미지 플레이그라운드’를 통해서는 이미지 생성도 가능하다.

메시지에서 이미지 플레이그라운드(Image Playground)를 사용하면 친구들에게 보낼 재밌는 이미지를 빠르게 만들 수 있고, 대화 내용에 기반한 맞춤 콘셉트 제안도 볼 수 있다. ⓒ애플

애플 인텔리전스 탑재에 따라 애플 기기의 AI 비서 ‘시리(Siri)’ 능력도 대폭 향상됐다. 애플은 “대화의 맥락을 더욱 잘 파악하는 데다 사용자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며 “사용자가 말실수를 하더라도 무슨 말인지 알아듣고, 대화의 맥락을 이해하기 때문에 앞 내용과 이어지는 요청도 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시리는 화면 내용도 인식한다. 예를 들어 친구가 메시지로 특정 장소의 주소를 보내준 경우 “이 주소를 친구 연락처 카드에 추가해줘”라고 말하면 메시지 화면에서 주소를 인식한 후 요청을 들어준다.

애플 앱뿐 아니라 서드파티 앱과 호환도 가능하다. 예컨대 “내 읽기 목록에서 매미에 관한 글 좀 찾아 줘” 또는 “토요일 바비큐 파티에서 찍은 사진 좀 OO한테 보내 줘”하고 말하면 시리는 요청을 따른다.

AI 기능 외에도 기존 아이폰 이용자들이 원했던 통화 녹음 기능이 새로 도입된다. 아이폰 등장 이후 17년 만이다. 이용자들이 그동안 느껴왔던 불편한 점도 개선된다. 통화 목록을 잘못 눌렀을 때 더 이상 곧바로 전화 연결 되지 않으며, 강제적으로 빽빽하게 정렬됐던 앱 배치는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된다.

애플 인텔리전스가 적용되는 iOS 18, 아이패드(iPAD)OS 18, 맥(Mac)OS 세쿼이아(Seqouia)에는 가장 최신 버전인 ‘GPT-4o’로 구동되는 챗GPT도 탑재된다. 이에 따라 사용자는 해당 기기에서 챗GPT의 전문 지식과 이미지 및 문서 이해 역량을 활용할 수 있다.

‘시리’를 통해서도 챗GPT의 전문 지식을 활용할 수 있다. 시리는 사용자의 질문을 챗GPT로 보내기 전에 항상 사용자의 허락을 먼저 구하고 나서 답변을 표시해 준다.

애플 인텔리전스가 적용된 iOS 18은 오는 9월 공개 예정인 ‘아이폰 16’에 먼저 탑재되고 아이폰15 프로 이상의 기존 기기에 순차적으로 업데이트 될 것으로 전망된다. 챗GPT는 올 하반기 iOS에 적용될 예정이다.

애플 인텔리전스가 공개된 후 시장 반응은 냉랭했다. 경쟁사들의 AI 기능과 큰 차이가 없다며 ‘먹을 것 없는 소문난 잔치’에 그쳤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트렌드를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를 자칭했던 애플이 AI 시장을 선점한 경쟁사들을 쫓아가는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출시한 ‘갤럭시 S24’ 시리즈를 통해 실시간 통·번역, 서클 투 서치(Circle to Search) 등 AI 기능이 포함된 ‘갤럭시 AI’를 선보인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이후 갤럭시 AI 업데이트 대상 기기를 ‘갤럭시 S22’ 등 재작년 출시 모델까지 확대했다. 회사는 연내 1억대 기기에 갤럭시 AI를 탑재한다는 목표다.

애플이 그동안 베일에 쌓여있던 AI 전략을 낱낱이 공개하면서 이제는 AI폰 경쟁사 삼성전자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최원준 삼성전자 MX사업부 개발실장(부사장)은 최근 삼성전자 뉴스룸의 기고문을 통해 “곧 공개될 새로운 폴더블 제품에는 폴더블에 최적화된 갤럭시 AI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내달 10일 프랑스 파리에서 ‘갤럭시 언팩’을 열고 신형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6’와 ‘갤럭시Z플립6’를 공개할 예정이다.

조만간 카카오톡 등 음성전화를 지원하는 외부 앱에서도 실시간 통역 기능을 지원해 갤럭시 AI의 호환성도 높일 계획이다. 최 부사장은 “이를 통해 여행 중 만난 친구와 언어의 장벽 없이, 다양한 앱을 통해 실시간 통역 기능을 활용해 여러 언어로 편리하게 소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역시 스마트폰에 챗GPT를 탑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 출장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최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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