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츠커상 받은 일본 건축가 마키 후미히코, 95세로 별세
‘건축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은 일본 건축가 마키 후미히코 전 도쿄대 교수가 별세했다. 95세. 그의 사무실인 마키 앤 어소시에이츠는 마키가 지난 6일 노환으로 자택에서 세상을 떴다고 밝혔다.
일본의 대형 건설사인 다케나키공무점 회장을 지낸 다케나카 도에몬의 외손자인 고인은 1928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항공 엔지니어를 꿈꿨지만 제2차 세계대전 후 일본의 항공기 제조 금지령에 따라 건축가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도쿄대 건축학과에서 단게 겐조(1913~2005)에게 배웠다. 함께 공부한 이가 이소자키 아라타, 구로카와 기쇼다.
고인은 1953년 미시간주 크랜브룩 미술 아카데미를 거쳐 하버드 대학교 디자인 대학원(GSD)에서 건축 석사학위를 받았다. 첫 작업은 세인트루이스에 있는 워싱턴대학교 건축학 조교수로 있을 때 의뢰받은 이 대학 아트센터(스타인버그 홀).
1960년 나고야대 도요타 강당으로 일본 건축학회상을 받은 그는 1965년 일본으로 돌아와 건축 사무소를 설립했다. 시부야의 도쿄체육관, 교토 국립 근대미술관, 시마네 현 고대 이즈모 역사박물관 등을 설계했다. 9ㆍ11 테러로 무너진 뉴욕 세계무역센터 터에 지은 4WTC,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피해를 본 미야기 현에 나무로 지은 커뮤니티 센터 ‘희망의 집’도 그의 작품이다.
일본 건축을 세계가 주목하게 한메타볼리즘 운동의 주역 중 한 명이다. ‘신진대사’를 뜻하는 메타볼리즘은 도시와 건물이 유기적으로 변할 수 있도록 디자인돼야 한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사조다. 마키는 1979년부터 89년까지 도쿄대 교수를 지냈다.
대표작은 25년에 걸쳐 개발한 도쿄 다이칸야마의 힐사이드 테라스 아파트. 구불구불한 통로와 녹지 사이에 늘어선 저층 건물군이다. 고인은 ”새로운 기능을 자극하는 공간이 좋은 건축이며 건축은 사람에게 기쁨을 줄 수 있어야 한다”며 건축에서의 휴머니즘을 강조한 고인은 1993년 프리츠커상을 받았다. 스승 단게에 이어 아시아 두 번째다.
권근영 기자 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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