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USA]지아이이노 "GI-102, ADC 병용 통해 블록버스터 도약 가능"
장명호 CSO·윤나리 부문장 인터뷰
'피하주사' 제형 통한 추가 시너지도 기대
"해외 핵심 오피니언리더로부터 항체·약물접합체(ADC) 약물인 엔허투와 병용하면 (블록버스터가 되는) 시상대에 오를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GI-102의 기술수출을 올해 안에 마무리하겠다"
2024 바이오국제박람회(바이오USA)가 열린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지난 4일(현지시간) 만난 장명호 지아이이노베이션 최고전략책임자(CSO)는 "GI-102의 기술수출을 목표로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와 바이오USA에서 톱10 빅 파마 다수를 포함해 미팅을 가졌다"며 "올해 안으로 확실히 결정을 내겠다"고 말했다. 인터뷰에 함께한 윤나리 임상중개전략부문장은 "ASCO에서 진행한 포스터 발표에는 사람 수를 세기 힘들 정도로 경쟁사를 포함해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들이 찾아왔다"며 "특히 ASCO는 임상 담당까지 함께 와서 임상 데이터를 직접 보고 논의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의미가 더 컸다"고 강조했다.
면역항암제로 개발 중인 GI-102는 최근 항암 치료제 시장의 핵심 트렌드를 모두 포괄해 개발된 약물이다. 높은 표적 치료 효과를 선보이며 주목받는 ADC와의 병용요법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한 데 더해 투약 편의성 제고를 위해 빅 파마들이 열성적으로 달려들고 있는 피하주사 제형이라는 장점도 갖췄다.
윤 부문장은 "GI-102는 ADC와의 병용요법 동물실험 모델에서 확실한 시너지를 냈다"고 말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유방암 쥐 모델에서 GI-102를 ADC 의약품인 엔허투와 병용했을 때 각 약물의 단독 투여 시보다 종양의 성장을 더 억제했다는 데이터를 기초로 11일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이 같은 효과가 가능한 건 GI-102의 면역력 증강 효능 덕이다. GI-102는 기본적으로 면역 단백질인 인터류킨(IL)-2에 결합해 T세포, 자연살해(NK)세포 등 항암면역기능을 끌어올린다. 윤 부문장은 "ADC도 화학항암제인 만큼 암세포 외 면역세포까지도 죽이는 혈구감소증 등의 문제가 있다"며 "GI-102는 병용 투약 시 면역세포를 6배 넘게 끌어올려 환자의 무진행생존기간(PFS)까지 늘리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존의 IL-2 작용 약물들은 폐나 혈관에도 작용할 수 있고, 이 경우 폐가 망가지거나 혈관에서 피가 새는 부작용 문제가 있었다. IL-2 항암제 개발을 내걸었던 빅 파마들이 잇달아 좌절을 맛본 것도 이 때문이다. GI-102는 이 같은 문제를 면역세포만 찾는 '레이더'를 도입해 해결했다. 면역세포에 주로 있는 CTLA-4라는 단백질과 결합하는 성질의 'CD80' 단백질을 마치 레이더처럼 활용함으로써 다른 문제가 될 수 있는 부위가 아닌 항암 관련 면역세포에만 정확히 결합할 수 있게 했다. 윤 부문장은 "ADC에서 항체가 하는 역할을 GI-102에서는 CD80이 하는 것"이라며 "기존 IL-2 약물은 독성 문제 때문에 중환자실에서 입원해서 맞아야 했지만, 우리는 통원치료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GI-102는 최근 항암제 시장의 또 다른 트렌드로 떠오른 피하주사 제형으로도 개발 중이다. 반드시 의료기관 등에 가서 맞아야 하는 정맥주사와 달리 집에서도 직접 환자가 맞출 수 있는 피하주사에 대한 선호도가 최근 크게 오르고 있다. 사람 대상 임상을 진행 중으로 이를 통해 기존 블록버스터 항암제와의 추가적 시너지도 노린다는 구상이다. 장 CSO는 "생산 단계부터 기존 항체 항암치료제들과 GI-102를 섞어 만드는 '코포뮬레이션(co-formulation)' 모델도 가능하다"며 "블록버스터 약물의 특허 만료로 고민하는 빅 파마 입장에서도 특허 연장이 가능한 묘수"라고 강조했다. 현재 GI-102가 병용 임상을 진행 중인 키트루다와의 시너지가 확인될 경우 아예 키트루다+GI-102를 섞은 새로운 약물의 출현도 가능한 셈이다.
한편 지아이이노베이션은 5년 연속 적자가 이어지는 상태이기도 하다. 다만 장 CSO는 "이번 글로벌 기업들과의 미팅을 통해 우리의 과학적 가치를 크게 인정받게 됐다"며 "대기업들도 시설 투자를 위해 대출을 받듯이 우리의 적자도 투자비도 봐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물론 회계상으로는 적자가 맞는 만큼 이를 빨리 회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올해는 GI-102의 기술이전을 통해 성과를 거두겠다"고 덧붙였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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