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생계비대출, 1년간 18만명에 1403억원…전액상환시 재이용도 가능
금융당국이 '소액생계비대출'을 통해 지난 1년여간 약 18만명의 저신용층에 1400여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은 향후 소액생계비대출 전액상환자를 대상으로 낮은 금리에 해당 상품을 다시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운용할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12일 오전 서울 중구 중앙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김소영 부위원장 주재로 소액생계비대출 운영 1주년 간담회를 개최하고 이같이 밝혔다. 소액생계비대출은 소액의 생계비를 마련하지 못한 저신용·저소득 계층이 불법사금융에 노출되지 않도록 지원하는 정책서민금융상품이다.
이 상품은 신용평점 하위 20% 이하·연소득 3500만원 이하인 성인을 대상으로 최저 연 9.4%의 금리로 최대 100만원까지 대출해 준다. 재원은 한국자산관리공사·은행권 등 금융회사의 기부금등으로 마련됐다.
금융위에 따르면 소액생계비대출은 지난해 3월부터 지난달까지 약 14개월간 총 18만2655명(24만7519건)에게 공급됐으며 총 1403억원이 지원됐다. 건당 평균 이용액은 57만원이고, 연체율은 지난달 말 기준 20.8%를 나타냈다.
소액생계비대출 이용자의 주요 특성을 보면 이용금액이 50만원인 경우가 79.9%에 달했고, 신용평점 역시 하위 10% 이하인 사례가 92.7%에 달했다. 신용평점이 하위 10% 초과 20% 미만인 사례는 7.3%에 그쳤다. 또 연체 여부를 보면 기존 금융권의 대출 연체자인 경우가 32.8%에 이르렀다.
또 연령대별로 보면 30대(22.4%)가 가장 많았고 20대(21.2%), 40대(20.8%), 50대(17.7%), 60대(13.3%), 70대 이하(4.7%) 등이 뒤를 이었다. 직업별론 일용직·무직·학생·특수고용직 등 기타직업군이 69.1%로 가장 많았고 근로소득자(21.8%), 사업소득자(9.1%) 순이었다.
당국은 지난해 불법사금융 평균 금리 추정치(535%)를 고려할 때 이번 소액생계비대출 제도가 소액의 급전이 필요한 저신용·저소득 계층의 금융 애로를 완화하는 데 일정 부분 기여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취약계층 대상 지원책의 특성상 연체율은 지난해 3분기 말 8.0%에서 지난달 말 20.8%로 급등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서민금융진흥원과 함께 소액생계비대출 운영을 더욱 개선해 나간단 방침이다. 우선 당국은 오는 9월부터 소액생계비대출 전액상환자를 대상으로 재대출을 허용할 계획이다. 100만원 한도(추가대출 포함) 내 재대출을 가능하게 해 횟수제한을 폐지하겠단 것이다. 재대출 시엔 이전 대출에 적용됐던 최종 금리(최저 9.4%)를 적용받을 수 있도록 했다.
오는 4분기 중으론 채무조정도 강화한다. 현재 소액생계비대출 상품은 여러 조건을 만족할 경우 본인 신청을 통해 최장 5년 이내 만기 연장을 지원 중이나, 오는 4분기 중으론 해당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도 향후 이자 상환능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엔 원리금 일부 납부를 조건으로 만기를 연장토록 하는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또 소액생계비대출 이용자 중 다중채무자에 대해선 신용회복위원회로의 연계를 강화, 채무조정 제도를 이용하도록 유도한다. 또 법원을 통한 회생·파산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엔 신복위가 신청과 관련 비용 등을 지원한다.
올 하반기부터는 차주의 상환능력제고도 지원한다. 현재는 소액생계비대출을 심사하는 단계에서 고용-복지연계, 불법 사금융 피해 신고 안내 등을 지원했다면, 앞으론 연체자 등을 중심으로 알림톡이나 유선 상담을 통해 국민취업지원제도 등 고용-복지제도를 함께 안내한단 방침이다. 이외에도 서금원은 금융사 대출을 연체한 소액생계비대출 이용자를 대상으로 신용·부채 컨설팅 프로그램도 신설해 부채관리도 도울 예정이다.
김 부위원장은 "소액생계비대출은 금융회사의 기부금을 활용해 서민층을 지원하는 대표적인 상생금융 사례"라며 "앞으로 성실 상환자에게는 소액생계비대출을 다시 이용하도록 하고 보다 낮은 금리에 자금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채무조정 지원과 금융-고용 복지연계 프로그램 등을 통해 이용자의 상환능력을 근본적으로 높이는 노력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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