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치료부터 여성연구소 설립까지…女心 잡기 나선 보험사

박유진 2024. 6. 12.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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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특화 보험 출시 잇따라
'펨테크' 시장 발달로 새 트렌드 될 듯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여성 고객을 겨냥한 특화 보험 상품 출시가 활발해지고 있다. 여성의 라이프스타일과 건강상 필요를 고려한 맞춤형 상품들이 나오면서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는 상황이다. 여성의 사회적 역할 변화와 더불어, 보험사들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차별화 전략을 모색한 결과로 풀이된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만 5개 보험사에서 여성 특화 상품을 내놨다. 여성 특화 보험은 주로 여성 질환이나 임신·출산까지 대비할 수 있는 특징을 갖고 있다. 보험사들이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상품들을 내놓으면서 선택의 폭도 넓어지고 있다.

이같은 변화는 지난해부터 '여성 특화 보험사'에 집중하기로 한 한화손해보험의 약진이 촉매제가 됐다. 한화손보의 대표상품으로 자리매김한 '한화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은 지난해 7월 출시 이후 올해 4월까지 10개월 간 시장 호응을 얻어 누적 보험료 132억원을 돌파했다. 특히, 지난 1월엔 월 20억원의 매출과 2월 말 누적 100억원을 돌파했고, 같은 기간 신계약 건수는 12만5600건을 기록했다. 또한 작년 11월 말 기준으로 20·30대 여성 고객의 가입 성장률이 약 73.6%를 나타내는 등 여성 특화 상품이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냈던 올해 1분기에도 여성 특화 보험 판매가 큰 역할을 했다는 게 한화손보의 설명이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여성 소비자들의 연령대별 보장 요구를 반영하는 특화 상품, 서비스가 고객 수요에 부응했다”며 "연내 여성 특화 서비스를 강화한 한화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 3.0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화손보는 여성 전문 연구소인 '라이프플러스(LIFEPLUS) 펨테크연구소'까지 설립하며 독창성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초에는 롯데손해보험이 새해 첫 상품으로 여성 고객을 겨냥한 ‘FOR ME 언제나언니 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35~45세 여성 고객들을 대상으로 골다공증, 관절염 등 갱년기 관련 보장을 50세까지 제공한다. 우울증 같은 치료 비용을 보장해주는 ‘정신질환치료비’ 보장을 담아, 정신건강에 대한 우려도 해소할 수 있도록 했다.

저출산 시대에 필요한 보험도 나왔다. 신한라이프는 지난 10일 난소암·자궁암·유방암 등을 각각 보장하는 특화보험인 '신한건강보장보험 ONE더우먼'을 출시했다. 상품에 가입하면 난소기능 검사 할인, 난자동결 시술 우대, 이른둥이 방문 간호 컨설팅 등 혜택이 제공된다. NH농협생명이 지난달 내놓은 '핑크케어NH건강보험'도 유방과 갑상선, 생식기 등에 특화해 여성에게 자주 발생하는 질환을 진단부터 치료까지 보장하면서 난임치료특약가입 시 난임치료를 위한 인공수정·체외수정 치료자금을 보장한다.

모녀가 함께 가입하면 할인해주는 보험도 있다. 흥국화재는 지난달 갑상선암·유방암·난소암 등 여성 관련 암 보장을 강화한 ‘여성MZ보험’을 내놨다. 5세 이상 딸을 둔 50세 이하 엄마라면 누구나 월 보험료의 2%를 할인받을 수 있다. 보장기간은 80~100세까지이며, 딸아이가 같이 가입하면 아이의 보험료도 3% 할인해준다.

앞으로 여성 특화 보험은 보험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여성이 보험 등 의료 분야에 적극적으로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윤미 연구원은 해외 펨테크(Femtech) 기업 동향 보고서에서 "여성은 남성보다 평균수명이 길고 임신과 출산뿐만 아니라 예방 목적의 건강관리에도 적극적"이라며 "이에 의료 지출이 높은 특징을 보인다"고 분석한 바 있다. 펨테크는 '여성(Femal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여성의 건강과 웰빙을 위한 기술을 의미한다.

장 연구원은 "향후 펨테크 기술 발전으로 여성의 건강관리에 대한 접근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2030년경 해당 분야 시장규모는 약 1000억달러(한화 약 138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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