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깨졌다" "벽 갈라져"…부안 지진, 경기까지 흔들렸다
12일 오전 8시 26분 부안군 남남서쪽 4㎞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4.8의 지진으로 시설물 피해가 잇따랐다. 이번 지진은 올해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 중 규모가 가장 컸다. 또 국내에서 규모 4.5 이상 지진이 발생한 것은 작년 5월 15일 강원 동해시 북동쪽 52㎞ 해역에서 규모 4.5 지진이 발생한 이후 약 1년여만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부안군 보안면의 한 창고 벽체가 갈라졌고, 하서면의 한 주택 창문이 깨졌다. 백산면의 한 주택 화장실 타일도 파손된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 당국은 이날 오전 9시까지 "진동을 느꼈다"는 내용의 유감 신고 77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전주시에 사는 김모 씨는 "출근하는데 강한 진동을 몇초간 느꼈다"면서 "처음에는 공사장에서 나는 폭발음인 줄 알았다"고 했다. 정읍시에 사는 박모 씨도 "아파트 15층에 있었는데 무너질 듯 크게 흔들려서 밖으로 바로 뛰어나갔다"고 말했다.
부안해경 관계자는 "청사에 있던 직원들이 모두 주차장으로 대피했다"며 "건물 기둥이 크게 흔들릴 정도였다"고 전했다. 전주 덕진구 초등학교는 막 등교한 학생들을 운동장으로 대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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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남부서도 흔들림 신고
경기 남부지역에서도 지진으로 인한 흔들림을 느꼈다는 신고가 이어졌다.
12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40분 기준 경기소방에는 이날 발생한 지진과 관련한 신고 28건이 접수됐다.
신고는 대부분 흔들림을 느끼거나 건물 가구 등이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는 내용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진으로 인해 물건이 쓰러지거나 사람이 다치는 등의 피해가 접수되진 않았다.
경기남부경찰청에도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9시께까지 6건의 지진 관련 신고가 접수됐다.
경기 광주시의 한 아파트에 사는 주민 A씨는 "8층에 거주하는데 지진 재난 문자를 받은 이후 흔들림이 크게 느껴졌다"며 "딸이 등교하려다가 무서워서 엘리베이터를 타지 못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전남 영광 한빛원전은 정상 가동
진앙지와 42㎞ 거리에 있는 전남 영광 한빛원전은 별다른 이상 없이 정상 가동 중이다.
한국수력원자력 한빛원자력본부는 발전소 가동에 이날 지진으로 인한 영향은 없으며 발전 설비 역시 모두 정상 운전 중이라고 밝혔다.
원전 직원들은 기상청의 지진 발생 긴급 재난문자 발송 이후 주요 설비를 점검하고 이상 없음을 확인했다. 원전은 규모 7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내진 설계돼있다. 진도 6에는 자동 정지하게 된다.
한빛원전 관계자는 "콘크리트 구조물 등이 진동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설계돼 있다"며 "진동에 민감한 설비는 계속해서 점검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비상대응 태세 점검"… 해외순방 중 지시
윤석열 대통령은 12일 전북 부안군에서 발생한 지진과 관련, "국가기반시설 등에 대해 피해 상황을 신속히 파악하고 안전점검을 실시하는 등 제반조치를 취하라"고 관계 부처에 지시했다.
대통령실 서면 브리핑에 따르면 중앙아시아 3개국을 순방 중인 윤 대통령은 또 "추가적인 여진 발생에 대해 국민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관련 정보를 지속적으로 신속·정확하게 전파하고 비상대응 태세를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교육부는 이날 오전 9시 30분 기준으로 지진 발생 관련 피해 현황과 학사 조정 현황을 파악한 결과 전북 부안 지역 1개교를 비롯해 충북·충남·전남 각 1개교 등 총 4개교가 휴업한다고 밝혔다. 단축수업은 충북과 전북(고창)에서 각 1개교, 원격수업 전환은 전북(전주)에서 1개교로 집계됐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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