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찾아온 '찜통 더위'…아이스크림 판매 '불티'

김흥순 2024. 6. 12.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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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무더위에 빙과업체 호실적 기대
주요 편의점 4사, 아이스크림 매출 20% 이상 ↑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편의점 업계가 특수를 맞고있다.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과 얼음 등이 불티나게 팔리면서 국내 빙과 업체의 호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2일 아시아경제가 국내 주요 편의점 4사의 이달(1일~10일) 아이스크림과 얼음컵 상품군의 매출 추이를 살펴본 결과, 4곳 모두 직전 열흘(5월22일~31일) 대비 매출이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이스크림 매출의 증가율은 업체별로 ▲CU(27%) ▲GS25(20.9%) ▲세븐일레븐(20%) ▲이마트24(21%) 등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얼음컵의 매출 증가율 역시 ▲CU(21.8%) ▲GS25(24.1%) ▲세븐일레븐(20%) ▲이마트24(21%)와 같이 나타났다.

서울 한 낮 기온이 30도를 웃돌며 여름 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10일 서울 여의대로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편의점 아이스크림 매출 상위권에는 '스테디셀러' 제품으로 꼽히는 월드콘(롯데웰푸드)과 부라보콘(해태아이스), 메로나(빙그레) 등이 공통적으로 이름을 올렸다. 다만 업체별로 세부적인 차이는 나타났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에서는 '라라스윗 말차초코바'가 매출 1위를 차지했다. 라라스윗은 저당과 저칼로리를 내세운 아이스크림 브랜드로, 국내 편의점 중 CU에서만 판매한다. 이달 들어 라라스윗 아이스크림의 매출 신장률은 39.8%에 달한다. 세븐일레븐 역시 자체브랜드(PB) 제품인 '세븐셀렉트 밀크초코콘'이 매출 4위에 올랐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전국 대부분 지역의 낮 기온이 30℃를 웃돌았고, 특히 대구는 낮 최고기온이 34℃까지 치솟는 등 때 이른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10일 밤에는 강원도 강릉에서 올해 첫 열대야를 기록했다. 열대야는 전날 저녁 6시부터 다음 날 아침 9시까지 최저 기온이 25℃ 이상 유지되는 것을 뜻하는데, 지난해 첫 열대야보다 6일 이르게 나타났다.

편의점 업계는 빙과류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대규모 할인전에 돌입했다. CU는 이달 초부터 라라스윗 전 상품(파인트 제외)에 대해 투플러스원(2+1) 행사를 진행하고, 파인트 상품은 2000원 할인한 6900원에 판매한다. 아이스크림 바 제품과 튜브 제품, 제로 시리즈 등 40여종은 5개 이상 구매 시 50% 할인한다. 월드콘, 부라보, 빵빠레 등 콘 아이스크림과 팥빙수 등 컵 아이스크림을 포함한 150여종의 제품은 원플러스원(1+1) 혹은 2+1에 제공한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 역시 이달 약 200여개 제품에 대해 1+1, 2+1, 5개 이상 구매 시 50%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세븐일레븐도 오는 30일까지 PB 아이스크림 '세븐셀렉트 밀크바닐라콘', '세븐셀렉트 밀크초코콘' 2종을 BC카드나 네이버페이 포인트·머니로 결제 시 20% 할인한다. 이외에도 총 180여종의 상품을 대상으로 최대 오는 7월까지 행사를 선보인다. 이마트24도 일반 아이스크림(하겐다즈, 나뚜루 제외)을 5000원 이상 구매한 고객에 50% 페이백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여기에 행사카드(비씨, 신한)로 비타민 음료 전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얼음컵을 100원에 제공한다. 얼음과 에너지드링크, 비타민 음료 등을 섞어 마시는 트렌드를 반영한 행사다.

"반갑다 무더위"…빙과업계 실적 기대감 ↑

올해 역대급 무더위가 예보되면서 빙과업체를 중심으로 호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빙과 업계를 양분하는 롯데웰푸드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1.89% 증가한 64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51% 늘어난 1조771억원으로 예상했다. 여름 성수기를 맞은 빙과 제품의 판매량 증가가 실적 향상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새로운 유형의 제품군으로 외형을 확장한 전략도 주효했다. 앞서 롯데웰푸드가 지난 4월 국내 빙과 업계 최초로 선보인 '0 칼로리' 아이스크림 ‘스크류바 0㎉'와 '죠스바 0㎉'는 출시 1개월 만에 약 720만개가 팔렸다. 이 제품은 칼로리 걱정 없이 시원하고 달콤하게 즐길 수 있는 빙과로 설탕 대신 천연감미료인 알룰로스를 사용해 기존 제품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달콤하고 청량한 과일맛을 선사하면서 0 칼로리를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당초 회사 측이 준비했던 초도 물량(첫 거래 물량)은 320만개가량이었으나 판매량이 예상치보다 두 배 이상 늘고 주문이 밀려들면서 생산량을 확대했다.

’0 칼로리’ 스크류바, 죠스바 패키지. [사진제공=롯데웰푸드]

롯데웰푸드는 건강하면서도 즐거운 맛을 제공하겠다는 비전 아래 지난 4월 무설탕 디저트 브랜드 '제로(ZERO)'의 빙과 4종(제로 트리플 초콜릿 바, 제로 쿠키앤크림 바, 제로 딥 초콜릿 파인트, 제로 쿠키앤크림 파인트)도 추가로 선보였다. 기존 '제로 밀크 소프트콘' '제로 밀크 모나카' '제로 미니 바이트'에 이어 해당 브랜드 제품군은 7종으로 늘었다. 또 단백질 전문 브랜드 이지프로틴을 통해 당과 칼로리는 줄이고 단백질은 채운 바 형태의 아이스크림 '이지프로틴 고단백질아이스' 2종(바나나크런치·커피크런치)도 출시했다.

빙과 업계의 한 축인 빙그레의 2분기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도 긍정적이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80% 상승한 513억원, 매출액은 6.15% 오른 4126억원으로 각각 예상됐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주력 빙과 제품의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반영됐다. 대표적으로 1992년 출시한 메로나는 미국에서 연간 1800만개 이상이 팔리고, 현지로 수출하는 국내 아이스크림 수출액의 70%를 이 제품이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한편 이 같은 성과와 성수기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유가증권시장에서 빙그레 주가는 지난 10일 장중 한때 11만5500원까지 상승해 2013년 6월 이후 약 11년 만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롯데웰푸드 주가도 이날 한때 18만5500원까지 올라 2019년 5월 이후 5년여 만에 신고가를 기록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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