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천자]김일리의 '브랜딩을 위한 글쓰기'<3>

조인경 2024. 6. 12.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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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복잡한 브랜딩 과정에서,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하다는 페르소나를 완성하는 과정에서 마지막 퍼즐은 바로 '브랜드 언어'다.

브랜드의 중요한 가치를 나타내줄 포인트를 발견하고, 그 포인트를 제일 잘 표현할 수 있는 워딩을 제안한 다음, 그 워딩이 가장 쉽고 널리 불리도록 형태를 가공하는 것이 브랜드 언어를 만들어가는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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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복잡한 브랜딩 과정에서,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하다는 페르소나를 완성하는 과정에서 마지막 퍼즐은 바로 '브랜드 언어'다. 하지만 브랜드 언어가 필요하다고 해서 무턱대고 그럴싸해 보이는 단어들을 수집해 사용하거나 그때그때 유행하는 트렌디한 워딩들만 적용할 수는 없다. 브랜드의 중요한 가치를 나타내줄 포인트를 발견하고, 그 포인트를 제일 잘 표현할 수 있는 워딩을 제안한 다음, 그 워딩이 가장 쉽고 널리 불리도록 형태를 가공하는 것이 브랜드 언어를 만들어가는 핵심이다. 글자 수 1011자.

그럼 왜 워딩 선점이 중요한 걸까요? 그건 시간이 지나며 끊임없이 생성되고 소멸되고 혹은 수정되는 언어의 기본적인 특징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 스스로 우리 브랜드를 잘 나타낼 수 있는 특정한 워딩 하나를 제시했다고 하더라도 소비자나 사용자들은 이 워딩을 긍정적으로 혹은 부정적으로 계속 만들고 수정해나갈 확률이 높습니다.

그런데 이때 인식이 한 번 잘못 박힌 워딩은 그걸 제자리에 돌려놓기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사람들은 실체를 보지 않고 그 워딩 자체에서 느껴지는 이미지만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훨씬 많거든요.

따라서 여러분은 늘 고객들의 반응을 수집하면서 긍정적인 워딩은 바이럴이 될 수 있도록 물 밑에서 끌어올리는 노력을 해야 하고, 혹시라도 브랜드 이미지에 훼손이 될 만한 워딩들은 미리 적합한 대체어를 제시해서 분위기를 반전시키거나 적어도 여론이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보호막을 쳐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제로 이 워딩 선점을 잘 활용해서 기대 이상의 효과를 보고 있는 브랜드들이 정말 많습니다. 요즘 온라인에서 책을 구매하면 수도권에서는 대부분 당일에 받아볼 수 있는 경우가 많죠. 다른 제품군에 비해 유독 빠른 배송 덕분에 책 구매자들 사이에서는 '출근할 때 주문하면 퇴근할 때 문 앞에 와 있다'는 말이 농담 같은 진담으로 SNS에 퍼지곤 했습니다.

그런데 모 인터넷 서점 사이트는 이 워딩을 가볍게 지나치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타 사이트가 '당일 배송', '○○시 이전 배송 가능'이라고 배송 시점을 표현하고 있을 때 홀로 과감하게 '잠들기 전 배송'이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한 것이죠. 덕분에 '지금 주문하면 오늘 잠들기 전에 침대에서 이 책을 좀 읽다가 주무실 수 있어요'라는 느낌을 전달함과 동시에 '일단 장바구니에 넣어놓고 내일 주문해야지' 하고 생각했던 사람들의 주문 시점을 더 앞당기는 효과까지 가져왔습니다.

동일한 기능과 효용을 제공하더라도 어떤 단어를 선점해 어떤 경험을 전달할지를 결정하는 것이 브랜드 언어를 만들어가는 핵심이라는 걸 적확하게 보여주는 사례였죠.

-김일리, <브랜딩을 위한 글쓰기>, 위즈덤하우스, 1만8000원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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