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스타] ‘삼식이 삼촌’ 오승훈, 이토록 섬뜩한 재벌집 막내아들 ③

박세연 2024. 6. 1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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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식이 삼촌' 안기철 역 오승훈.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절대 위험한 짓 하지 마, 내각제 개헌 기다려.”
“아버지, 전 내각제는 힘들다고 봐요.”
“내각제를 하고, 그리고 강성민 삼식이 그놈들을 (믿지마).”
“아버지, 제가 알아서 할게요.”
“절대로...쿠데타는 안 돼. 대답해”
“...”

다리를 잃은 아버지를 살뜰하게 보살피는 착한 막내아들인 줄 알았더니, 이렇게 뒤통수를 칠 수 있나. 아버지의 부음을 맞은 침통한 표정에도 설핏 씰룩이는 입꼬리는 섬뜩함 그 자체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의 반전 카드, 오승훈이 오랜 물밑 작업을 거쳐 드디어 수면 위로 고개를 내밀었다. 극중 기업인 모임 청우회 회장의 막내아들이자 세강방직의 상무 안기철 역을 맡은 그는 최근 공개된 ‘삼식이 삼촌’ 10, 11화 반전의 주인공으로 전면에 등판, 판세를 뒤흔들고 나섰다.

안기철은 신의사 강성민(이규형)이 주도한 폭발 사고로 사망한 형을 대신해, 같은 사고로 두 다리를 잃은 아버지 안요섭(주진모)의 손발이 되어온 인물. 그간 전개에서는 안요섭의 등장신에 함께 할 뿐 뚜렷한 존재감을 보여주진 않았지만 안요섭의 사망을 기점으로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제가 잘 해낼 수 있을까요. 사실 저는 겁나요. 아버지가 이루신 걸 제가 다 망칠까봐. 청우회는 아버지 영향력이 너무 커서요.” 

정재계를 주무를 수 있는 막강한 힘을 지닌 청우회의 후계자였던 그는 사실 아버지의 사망 이전부터 치밀하게 준비를 해왔었다. 이미 그는 올브라이트 재단과 짜고 레이첼 정(티파니 영)을 이용해 김산(변요한)에게 접근하고 최한림(류태호) 장군을 이용한 쿠데타를 기획한 장본인이었던 것. 삼식이 삼촌(송강호)에게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토로하던 위 발언마저 사실은 그의 ‘연막’이었다는 게 드러났다. 

'삼식이 삼촌' 안기철 역 오승훈.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그저 착하기만 한 아들이었다면 ‘삼식이 삼촌’ 등장인물 공식 서열 여섯 번째가 될 순 없는 일. 아주 오래 전부터 이 순간만을 기다려 오며 품어온 안기철의 ‘빅픽처’ 역시 그렇게 드라마가 그려낸 또 하나의 ‘원대한 계획’이 됐다. 

오승훈은 이같은 반전 있는 극중 캐릭터를 완벽하게 그려내고 있다. 본격 ‘흑화’ 이후엔 서늘한 눈빛과 비릿한 미소로 극의 몰입감을 더하며 향후 전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지금까지 의심할 여지없이 순수함과 따뜻함이 느껴지는 얼굴로 시청자를 사로잡아온 그는 순식간에 본색을 드러내며 짜릿한 배신감을 선사했다. 

이같은 캐릭터를 연기하기까지 고민도 적지 않았다. 오승훈은 일간스포츠에 “발톱을 드러내기 전까지 그 발톱을 보이지 않도록 감추기 위해 저도 감독님도 정말 고민이 많았다”며 “안 그런 척 하거나 감추려 하는 것이 오히려 티를 내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고, 감추려 하기보다는 안기철의 로열패밀리로서의 삶과 이러한 부자들이 어떤 대상이나 사건을 어떤 태도와 생각을 갖고 대할지에 대해 깊이 고민하며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오승훈은 2017년 SBS 드라마 ‘피고인’에서 검은 모자를 쓰고 덤프트럭을 운전하며 악행을 저지른 ‘차민호 오른팔’ 김석 역으로 시청자에 강렬하게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다수의 작품에서 크고 작은 배역으로 활약한 그는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에선 가짜 빨간 모자 조강무 역으로 또 한 번 임팩트를 남겼고 넷플릭스 ‘독전2’에선 마약 조직원 락(서영락) 역으로 활약했다.

서늘함이 감춰진 선한 마스크로 주로 반전이 있는 악역을 맡을 때 주목 받아온 그는 ‘삼식이 삼촌’에서 그 잠재력을 완벽하게 터뜨린 모습이다. 그는 ‘삼식이 삼촌’ 향후 전개에서도 기존 판을 뒤흔든 ‘설계자’로 활약하며 예측할 수 없는 이야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오승훈은 “이제 발톱을 드러낸 안기철은 삼식이삼촌을 포함한 다른 인물들과 실로 엄청난 갈등과 사건들을 만들어 간다. 안기철의 행동을 기점으로, 작품의 전개와 속도도 굉장히 흥미진진해질 예정이라 나 역시 너무 기대된다”며 추후 전개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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