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컷] 관객 낚을까…손석구 ‘스낵무비’
영화관은 안 가도 숏폼 영상은 몇 시간이고 보는 시대다. 이런 세태 맞춤형 개봉 영화가 탄생했다. 배우 손석구가 제작·주연을 겸한 단편영화 ‘밤낚시’(14일 개봉)다. 숏폼처럼 가볍게 보는 ‘스낵무비’를 표방했다.
11일 언론에 먼저 공개된 ‘밤낚시’는 손석구가 빛나는 외계생명체, 자동차 1대와 몸 씨름을 벌인 ‘원맨쇼’ 영화다. 미끼 대신 배터리를 매단 낚시대 등 수상쩍은 연장을 싣고 전기차를 몰던 주인공이 미스터리한 무전 후 모종의 밤낚시에 나선다. 전기 도난 신고가 접수된 전기차 충전소에서 그를 맞은 건 외계인이다. 동그란 얼굴에 곤충같이 가느다란 팔·다리가 달린 외계인과 손석구의 공중부양 액션, 자동차에 장착한 7대 카메라로 포착한 화면이 독특하다.
열린 결말이 다소 허무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캐릭터 매력은 웬만한 장편영화감. 12분 59초의 짧은 상영시간, 단돈 1000원의 관람료로 ‘시성비’(시간 대비 성능)·‘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도 챙겼다. 천만 영화 ‘범죄도시2’(2022) 인기 배우 손석구의 색다른 시도에 동참하는 재미가 있다.
단편 ‘세이프’(2013)로 칸영화제 단편 경쟁 황금종려상을 받은 문병곤 감독이 연출을 맡았는데 손석구와 그는 무명시절 함께 꿈을 키운 친구 사이. ‘밤낚시’는 현대자동차가 손석구에게 자사 전기차의 시선으로 찍은 영화를 의뢰하며 출발했다. 기업의 후원이 제작 배경이 됐지만, 작품적 시도를 겸비해 캐나다 판타지아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도 초청됐다.
단 2주간 개봉 예정인 ‘밤낚시’ 흥행결과가 궁금한 건, 재능이 빛나는 차세대 한국 감독·배우들의 단편영화가 많기 때문이다. 그동안 단편영화는 영화제 외엔 관객을 만날 기회가 적었다. 모처럼 독특한 개봉 시도가 새로운 물꼬를 터주길 기대한다.
나원정 문화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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