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김성태 통화’ 인정한 이화영 판결이 기소 근거됐다
검찰이 이르면 오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추가 기소할 방침이다. 수원지법이 지난 7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대해 경기도지사 방북 비용 등을 쌍방울에 대납시킨 혐의 등을 유죄로 인정해 징역 9년6개월을 선고한 지 닷새 만이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서현욱)는 이 대표를 제3자 뇌물죄와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할 예정이라고 한다.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2019년 경기도지사 방북 비용 및 경기도의 스마트팜 사업비 명목으로 대납한 800만 달러는 제3자인 북한에 건넨 이 대표에 대한 뇌물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검찰이 이날 추가 기소하면 이 대표는 서울중앙지법에서 1심 재판 중인 ▶대장동·백현동·성남FC 등 뇌물·배임 ▶공직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사건에 이어 네 번째 재판을 받게 된다.
검찰은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를 북측에 방북 요청 공문을 보낸 당사자이자, 경기도 남북협력사업을 추진한 총책임자로 보고 있다. 또 쌍방울의 대북송금 과정을 이화영 전 부지사로부터 수시로 보고받고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수원지법이 1심 판결문에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이 전 부지사 휴대전화로 이 대표와 두 차례 직접 통화했다고 한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한 점이 검찰의 기소 판단의 근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판결문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와 2019년 1월 17일과 2019년 7월 이 전 부지사 휴대전화로 두 차례 통화했다. 1월 17일은 김 전 회장이 쌍방울그룹과 북한 조선아태위원회와 경제협력 협약식을 체결한 날로 당일 만찬 자리에서 술에 취해 “(경기도 스마트팜) 500만 달러 제 돈으로 하게 됐다”고 말했고, 이 전 부지사가 이재명 지사와 통화를 바꿔줘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이어 같은 해 7월 25~27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제2회 아태평화 국제대회 기간 김 전 회장은 이 전 부지사 전화로 이재명 지사에게 “북한 사람들 초대해서 행사 잘 치르겠다. 저 역시도 같이 방북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김 전 회장은 법정에서 “이 전 부지사에게 경기지사에게 스마트팜 및 방북 비용 대납을 보고했는지 수차례 묻고 확인했다”고 거듭 진술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김 전 회장의 진술이 일관되고 본인이 직접 경험한 것이 아니면 알기 어려울 정도로 구체적이어서 신빙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손성배 기자 son.sung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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