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승' 김경문 감독 "절대 혼자서 되는 게 아냐…빨리 잊고 5등 위해 노력" [잠실 일문일답]
(엑스포츠뉴스 잠실, 조은혜 기자) 김경문 감독이 두산 베어스, NC 다이노스, 그리고 한화 이글스에서 통산 900승을 완성했다. 6년 만의 현장 복귀 의미 있는 숫자다.
한화는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6-1로 승리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신화를 함께 썼던 이승엽 감독과의 첫 사제대결로 기대를 모은 이날, 승자는 '스승' 김경문 감독이었다. 2연패를 끊은 한화는 시즌 전적 28승2무34패를 만들었다. 2연패에 빠진 두산은 37승2무29패가 됐다.
지난 4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한화의 새 감독으로 부임한 김경문 감독은 통산 899승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승리로 통산 900승을 완성했다. 1707번째 경기에서 완성한 900승이었다. 900승은 KBO 역대 여섯 번째 대기록. 김 감독은 15승을 더 추가하면 강병철 전 롯데 감독의 914승을 넘고 역대 감독 최다승 5위로 올라서게 된다.
한화는 경기에서 승리한 뒤 주장 채은성이 김경문 감독에게 900승 승리구를 전달했고, 박종태 신임 대표이사와 손혁 단장이 꽃다발을 건네며 김경문 감독의 대기록을 축하했다. 다음은 경기 후 김경문 감독과의 일문일답.
-통산 900승 소감은.
▲선수들이 많이 부담스러워 했다. 일요일 경기 내용도 그렇고, 내심 (시리즈) 첫 경기를 잘 풀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의 기록은 그렇다 치더라도 첫 경기에서 이렇게 승리를 하게 돼서 선수들한테도 팬들한테도 고맙다.
-감독으로서 첫 승은 기억 나는지. 라인업에 강인권 감독, 홍원기 감독도 있었다.
▲솔직히 라인업은 생각이 안 난다. KIA와 했는데 데뷔전은 졌고, 두 번째 경기를 이겼던 것 같다.
-그간의 시간들을 돌아보면 어떤지.
▲구단에서 결정해 써 주면서 내가 다시 현장에 돌아올 수 있었다. 이런 900승에 대한 생각을 못하고 있을 때 한화에서 나를 믿고 부름을 주시면서 이런 승도 하게 됐다. 고맙다. 또 두산과 했는데, 내가 처음 감독을 했던 팀이다. 두산에서도 나를 믿어주셨고, 그게 발판이 되면서 지금까지 감독을 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을 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니 선수들이 고맙다. 스태프들도 그렇고, 뒤에는 고마운 사람들이 정말 많다. 나 혼자서 되는 게 아니다.
-기억에 남는 승리가 있다면.
▲지금은 사실 생각이 안 난다. 3연승을 하고 홈에서 경기가 잘 안 되면서 2연패하고 비겼는데, 그 경기가 굉장히 힘들더라. 그 생각만 난다. 1승이 어떨 때는 쉽게 될 때도 있지만, 또 굉장히 귀중하게 배울 때도 있는 것 같다. 지금은 또 중요한 외국인 타자가 빠진 가운데 선수들이 열심히 해서 이긴 거라고 감독으로서 선수들이 자랑스럽고, 더 기쁘게 생각한다.
-기록이 앞으로도 이어질 거라는 의미도 있을 것 같다.
▲말씀드렸지만 감독은 오래 하고, 또 시간이 흐르면 승은 자연적으로 많이 따라온다. 절대 나 혼자 되는 게 아니고 고마운 사람들이 많다. 몇 가지는 내 가슴에 갖고 있어야 할 것 같고, 빨리 잊고 내일 류현진 선수가 던지니까 그 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899승까지 한 뒤의 경기들이 괴롭지는 않았는지.
▲사실 나는 900승에 대해 큰 생각은 없었는데, 선수들이 그 생각을 많이 하고 있더라. 그래서 부담감을 내려주고 싶었는데 오히려 선수들이 홀가분하게, 쉽게 칠 수 있는 공이 아닌데도 집중을 해서 잘 쳐줬다.
-잘한 선수들을 더 칭찬한다면.
▲고참들이 먼저 솔선수범 해서 좋은 팀으로 가고 있지 않나 한다. 나는 그냥 박수 많이 치고, 더그아웃에서 한 경기 한 경기 화이팅을 많이 내고 있다. 우리 선수들, 스태프들 칭찬 많이 해주셨으면 한다.
-바리아의 호투도 주효했는데.
▲그게 발판이었다. 선발이 상대한테 처음 던지면서 6회까지 던져 주니까 우리는 너무 고마울 뿐이다. 6회까지만 던진다는 건 결정을 하고 경기를 마쳤다. 상대가 타격이 좋으니까 첫 경기에서 밀리면 내일도 불안하다. 첫 경기를 이기게 되면서 나도 마음이 홀가분하다.
-바리아도 인사를 건네던데. 이제 1000승을 바라보게 됐다.
▲900승 축하한다고 하더라. 900승은 좋은 기록은 아니다. 나만 띄워주면 건방져져서 갈 길을 잃어 버린다. 900승은 잊고, 5위 팀과 가까워질 수 있도록 한 경기, 한 경기 열심히 하겠다.
사진=잠실, 박지영 기자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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