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예술 경계 허문 ‘밤낚시’…손석구 “관객·창작자에게 새로운 경험”

임세정 2024. 6. 11.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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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된 자동차 카메라의 시선에 담긴 사실적인 영상과 소리를 가장 영화적인 체험을 할 수 있는 극장에서 마주친다면 생경함이 배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창작자에겐 즐거운 시도, 관객에겐 즐거운 경험이 됐으면 한다."

문 감독은 "강이 아닌 전기차 충전소에서 밤에 낚시를 하는 이야기라면 미스터리한 분위기, 의외성을 만들기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자동차에 고정한 카메라로 찍는 건 새롭고 어려운 일일 것 같았는데, 그래서 선택했다"면서 "숙제를 풀었을 때 성취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작품에 참여한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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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부터 CGV 단독 상영
현대차 아이오닉5 카메라 시점에서 담아
배우 손석구가 11일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밤낚시' 기자간담회에서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정된 자동차 카메라의 시선에 담긴 사실적인 영상과 소리를 가장 영화적인 체험을 할 수 있는 극장에서 마주친다면 생경함이 배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창작자에겐 즐거운 시도, 관객에겐 즐거운 경험이 됐으면 한다.”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11일 열린 영화 ‘밤낚시’ 기자간담회에서 주연과 제작을 맡은 배우 손석구가 이같이 밝혔다. ‘밤낚시’는 빌트인캠, 서라운드 뷰 모니터(SVM), 디지털 사이드 미러(DSM) 등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5의 카메라가 탑재되는 7곳에 촬영용 카메라를 설치해 자동차 시선으로 연출한 영화다.

배우 손석구(오른쪽)와 문병곤 감독이 11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밤낚시'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화는 어두운 밤 전기차 충전소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다룬다. 손석구는 위기에 빠진 외계 생명체를 구조하는 요원 로미오 역을 맡았다. ‘세이프’(2013)로 한국 최초 칸 국제영화제 단편 경쟁 부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문병곤 감독이 연출을 맡고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2017), ‘콘크리트 유토피아’(2023)의 조형래 촬영 감독이 참여했다.

문 감독은 “강이 아닌 전기차 충전소에서 밤에 낚시를 하는 이야기라면 미스터리한 분위기, 의외성을 만들기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자동차에 고정한 카메라로 찍는 건 새롭고 어려운 일일 것 같았는데, 그래서 선택했다”면서 “숙제를 풀었을 때 성취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작품에 참여한 이유를 밝혔다.

영화 '밤낚시' 스틸사진. 현대차 제공

14일부터 CGV에서 단독 상영하는 영화는 러닝타임 12분 59초, 관람가 1000원이라는 파격적인 형식을 선택했다. ‘밤낚시’는 다음 달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리는 제28회 판타지아 국제영화제 국제단편경쟁 섹션 경쟁작으로 선정됐고 지난 1월 미국 선댄스 영화제 대표 프로그램인 ‘셰프 댄스’에 상영되는 등 해외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문 감독은 “카메라가 고정돼 있으니 카메라 밖의 상황은 관객들이 소리를 통해 느끼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영상뿐만 아니라 사운드를 통해 상상을 불러일으키려 했다”며 “물음표와 느낌표가 남는 이야기를 만드는 게 목표였지만 작품 외적인 요소도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으면 한다. ‘스낵 무비’, ‘1000원 무비’가 뭘까 궁금해하며 극장을 찾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손석구는 “카메라가 고정돼 있다는 건 프레임 안의 피사체가 더 많이 움직여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그래서 감독은 액션이라는 장르를 선택한 것 같다”며 “현장이 굉장히 생소했다. 일반적으로 촬영장에서 배우의 연기는 즉시 모니터로 전송돼 배우와 감독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데 이번 현장에서는 그게 불가능했다. 그게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마음 편하기도 했다”고 돌이켰다.

영화는 현대차가 공동 제작에 나섰다. 영화·드라마 등의 매체에서 자동차의 외관을 화려하게 노출해 간접광고(PPL)를 해 온 것과 달리 자동차의 전체적인 모습을 노출시키지 않으면서 기술과 예술의 경계를 허문 새로운 영화적 시도를 담아냈다.

손석구는 “아티스트와 기업의 컬래버레이션은 말뿐인 협업이라고 느껴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엔 각자의 영역이 존중되는 느낌이었다”며 “기업의 비전과 우리의 창작 욕구가 잘 맞아 결과보다도 과정이 즐겁고 의미있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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