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급한 애플, 17년만에 '통화 녹음' 금기 깬다…삼성과 AI폰 경쟁
애플이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본사에서 세계 개발자 대회 WWDC24를 열고 인공지능(AI) 서비스 전략을 공개했다. 예상대로, 애플은 오픈AI와 손 잡고 AI폰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구글·삼성 등 기존 안드로이드 진영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애플은 음성비서 ‘시리’에 오픈AI의 챗GPT를 끌어오는 방식을 택했다. 이날 애플은 “시리는 일일 요청 건수가 15억 건에 달하는 지능형 AI 비서의 원조”라면서 “올해 말 최신형 챗GPT-4o(포오)가 시리에 통합되며 다른 AI 기능도 추가될 것”이라 밝혔다. 애플 기기 이용자는 별도의 계정을 생성하지 않고도 챗GPT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으며, 기존 챗GPT 구독자는 계정을 연결하면 아이폰 등에서 챗GPT 유료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결국 자체 AI 못 낸 애플
구글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서 그랬듯 전 세계 스마트폰에 제미나이를 가능한 많이 심어 AI 시장 내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안드로이드OS 레퍼런스(제조 기준 모델) 스마트폰인 픽셀폰의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구글이 제미나이를 매개로 모바일 OS 경쟁자이던 애플과도 손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애플은 삼성과 마찬가지로 ‘하이브리드 AI’를 향후 아이폰에 적용한다고 밝혔다. 인터넷 연결 없이 생성 AI를 사용할 수 있는 온디바이스 AI와 데이터센터 서버에 연결된 AI를 인터넷을 통해 기기로 불러오는 클라우드 AI를 둘 다 쓴다는 얘기다. 이에 삼성과 애플은 AI 서비스를 자사 기기에서 얼마나 효과적으로 구현할 지를 두고 경쟁하게 됐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애플 모두 외부에서 가져온 AI(제미나이·챗GPT)와 자체 개발한 AI를 장기적으로 결합해야 하는, 같은 고민을 안게 됐다”고 말했다.
‘추격자’ 애플, 삼성과 AI폰 경쟁
이날 발표에서 애플은 내세울만한 자체 AI 서비스가 없다는 점을 의식한 듯, 애플의 오랜 금기였던 ‘통화 녹음’ 카드를 꺼내들었다. 아이폰 기기 자체에서 통화 녹음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2007년 아이폰 출시 후 처음이다. 그동안 아이폰 사용자들은 제3자 앱을 통한 우회 방식으로만 통화 내역을 녹음할 수 있었다. 아이폰 통화 녹음 기능은 올 하반기 신형 아이폰과 애플의 운영체제(iOS) 업데이트와 함께 도입된다. 통화 중 녹음은 물론, 내용 요약 기능까지 아이폰에 기본으로 탑재된다. 애플이 갤럭시의 대표적인 기능이던 통화 녹음까지 흡수하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아이폰 구매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삼성전자는 다음 달 10일 프랑스 파리에서 언팩(신제품 공개) 행사를 열고 새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플립6·폴드6와 함께 갤럭시워치7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폴더블 제품에 적합한 새로운 AI 기능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반지형 기기인 갤럭시 링도 공개된다.
이희권 기자 lee.heekwo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그 방 내 마누라 명의라고요?” 남편 황당케한 이혼남 고독사 | 중앙일보
- "체액 든 종이컵 청소 항의하자 해고…밤꽃 냄새 환장한다더라" | 중앙일보
- 치솟는 엔비디아 비밀은 부동산? AI 시대에 땅싸움, 왜 | 중앙일보
- 고준희, '버닝썬 여배우' 루머 묻자 "쌍X XX들…회사는 날 방치" | 중앙일보
- 40대 체육교사, 여고생과 부적절 교제…대전교육청 발칵 | 중앙일보
- "우리 팬 무시하는 것 같아서"…손흥민 '3-0 손동작' 무슨 뜻? | 중앙일보
- 성폭력 피해자인데 '우범소년' 낙인…예리는 6개월 갇혔다 | 중앙일보
- 비명 지르며 도착한 이 섬…푸짐한 회정식에 또 한번 놀랐다 | 중앙일보
- "집 넘기고 종신보험도 깼는데…" 결국 회생법원 온 사장님 한숨 [벼랑 끝 중기·자영업] | 중앙
- 박세리 "얼마 번지도 몰라…부모님 다 드렸다" 과거 발언 재조명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