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한필의 視線] 천안 도시탄생 1100돌 ‘밑밥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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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를 모르겠다.
"천안역 증개축만큼 큰 사업 2개를 더 보태자." 예전 다뤘던 천안삼거리공원 리모델링(3월 15일)와 봉서산 관통 동서연결도로(지난해 12월 27일)가 떠올라 천안역에 붙여 기사를 만들기로 했다.
이렇게 '천안의 모습 바꿀 TOP 3' 기사가 나왔다.
'소년시대 이선빈과 천안사투리' 기사(2월 8일)도 가볍게 조회수 1만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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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를 모르겠다. 지난 7일 올린 기사의 조회수가 11일 현재 4만4000회를 넘어섰다. 큰 공력(功力)이 들어가지 않은 기사인지라 어리둥절하다.
천안시는 일주일 전 천안역 증개축 맡을 시공사를 입찰 공고했다고 보도자료를 냈다. 그 때 단순 자료로는 쓰기 싫어 “조만간 살을 붙여 써야지”하고 묵혔다. 그러다 뭔가 써야겠다는 허기증이 났다. “천안역 증개축만큼 큰 사업 2개를 더 보태자.” 예전 다뤘던 천안삼거리공원 리모델링(3월 15일)와 봉서산 관통 동서연결도로(지난해 12월 27일)가 떠올라 천안역에 붙여 기사를 만들기로 했다. 선임기자를 핑계로 많이 쓰지 않다보니 작성한 기사 대부분을 기억하는 이점이 있다.
이렇게 ‘천안의 모습 바꿀 TOP 3’ 기사가 나왔다. 솔직히 말해 작성하는 데 1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독자들 과분한 관심에 죄송할 따름이다.
기자 생활 30여 년에 물건(기사) 보는 눈은 생겼지만, 독자 마음 읽는 촉은 종종 예상서 빗나간다. 1년 전부터 인터넷언론사에 처음 근무하면서 기사마다 따라붙는 조회수(PV, Page View)가 신기했다. 몇 가지 실험을 해봤다. 많은 조회수를 노린 ‘독자 꼬시기’ 실험이다.
부동산 기사는 항상 성공적이다. 그런데 독자 마음을 종 잡기가 어려운 거 매한가지였다. 취재 품이 많이 들어간 건 관심이 덜 하고, 휙 써버린 것에 폭발적 반응을 보이곤 했다.
지난해 8월 ‘천안 아파트 세입자들, 아산 탕정 이동 중’ 이 바로 그런 경우다. 한 부동산중개업소 사장이 흘리는 말 한 마디가 귀를 자극했다. 중개업소 두 세 군데 더 전화 해보고 바로 기사를 작성해 띄웠다. 다음 날 별 관심 없이 노트북을 열었다가 화들짝 놀랐다. 불과 하루 만에 조회수 2만을 돌파하더니 며칠 후 4만을 넘어섰다. 역시 주민 관심사는 “내 집값이 오를까 내릴까. 어디가 살기 좋고 값이 쌀까. 나중에 오를 곳은 어딜까” 등 부동산이다.
또 성공이 보장된 기사는 유명인을 끼워 팔 때다. 실험정신이 발동했다. 천안홍보대사 여배우 이선빈이 드라마 ‘소년시대’로 뜰 때였다. 그가 푸짐하게 내뱉는 충청도 사투리 명장면이 유투브를 도배했다. 적시타 기회가 온 것이다. 필자는 대전 출신이지만, 20여 년 천안에 살았다. 이곳 사투리 흉내는 낼 수 있지만 토박이처럼 구사할 순 없다. 마침 논문을 검색하니 어떤 교수님이 쓴 두 편의 글이 있어, 읽었다. 천안사투리를 거론한 것은 이선빈을 기사에 끌어내기 위한 꼼수였다. ‘소년시대 이선빈과 천안사투리’ 기사(2월 8일)도 가볍게 조회수 1만을 넘었다.
그러나 기자가 이렇게 얄팍하게 독자 관심만 쫓아선 안 된다. 중요 사안의 경우, 시민들 관심을 환기시켜 긍정적 결과를 끌어내야 한다.
사실 ‘천안의 모습 바꿀 TOP 3’ 기사에는 이런 속뜻이 숨어있다. 바로 천안 도시탄생 1100주년을 앞두고 시민들 관심을 일깨우려는 의도였다.
천안은 930년 고려 태조 왕건이 후삼국 통일 달성을 위해 만든 고을이다. 결국 왕건은 천안도독부를 발판으로 후백제를 멸망시켜 통일 대업을 이뤘다. 2030년이면 이런 역사적 소명이 서린 천안이 탄생 1100돌을 맞는다. 1000주년을 맞은 1930년은 일제강점기로 언급 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천안시는 1100돌을 계기로 대도약의 전기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5년여 앞둔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일단 ‘밑밥기사’가 4만여 조회수를 기록했으니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천안·아산 선임기자 chohp1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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